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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로 배우는 불교] 4고·8고·8정도

5온에서 12연기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필자가 살펴본 여러 법들에서 공통적 으로 파악되는 키워드는 집착과 번뇌 등을 통해 생겨나는 고통(苦, duḥkha)이다. 12연기가 생(生, jāti)과 노사(老死, jarā=maraṇa)로 끝을 맺고 있는 것처럼, 또한 사람 이 한번 태어나면 나이를 먹게 되고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생사(生死)의 존 재적 문제들이 석가모니의 출가에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는 것처럼, 깨달음(覺, bodhi)이란 화두의 중심에는 늘 고통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사성제(四聖諦)에서 고(苦)와 고생(苦生)에 집약되어 있으며, 고통의 원인인 집착이 나 번뇌를 소멸시키는 길은 각각 고멸(苦滅)과 고멸도(苦滅道)로 표현되고 있다. 단순한 논리이지만, 만약 12연기의 첫 단계인 무지(無明, avidyā)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모든 고통은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무지에서 어 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무지의 해방은 모든 법의 자성이 공하다고 청정하다고 통찰하는 진여지(眞如知)의 반야(般若, prajñā)에 의존하여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고통은 어떻게 소멸시킬 수 있는 것일까?” 고통은 반야에 이르기 위한 깨달음 이자 수행의 길인 고멸도●, 즉 열반(涅槃, nirvāņa)으로 이끄는 실천 덕목인 8정도(八 正道)를 통해 소멸시킬 수 있다고 초기 불교(Early Buddhism)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과연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에는 과연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 4고

기본적으로 네 가지의 고통이 있다고 말한다. 보통 4고(四苦)로 검색이 되며, 생 로병사(生老病死)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볼 수 있다. 이 용어는 범본 『팔천송반 야경』의 15장 ‘천신(天神)’에서 합성어인 자티=자라=뱌디=마라나(jāti=jarā=vi-āDHI=maraṇa)로 1회, 네 개의 단어가 각각 열거되는 경우로 1회, 각각 동일한 문단에서 소개되고 있다. 병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 뱌디(vyādhi)란 단어는 ‘장소, 상 황, 상태’란 뜻의 아디(ādhi)에 이탈의 접두사 비(vi)가 붙어 ‘(일정한/정상적인) 상태에 서 벗어나 있는 것, 무질서, 장애, 병’을 의미한다. 그런데 필자가 생로병사의 단어를 여러 경전들에서 찾아보다가 발견한 한 가지 의아한 사실은 범본 반야부의 경전들이 이 네 가지 모두를 일정하게 보 여주고 있는 반면, 팔리어 대장경(Pāli Canon, Tipiṭaka)의 경우 ‘병’이 빠진 채 ‘생 ·로·사’가 열거되거나, ‘병’이 나중에 추가 기록되는 과정이 관찰된다는 점이 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디가-니카야(Dīgha-Nikāya:22)』의 「마하-사티팟타나 (Mahā-Satipaṭṭhāna)」이고, 후자는 『상윳타-니카야(Saṁyutta-Nikāya:56.11)』의 「삿차상윳타(Sacca-Saṁyutta)」이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후자의 팔리어 텍스트로는 ‘병’의 단어가 괄호로 묶인 byādhi1의 버전과 괄호 없이 나타나는 byādhi2 또는 vyādhi3의 버전, 두 가지가 있다. 번역의 경우 타닛사로 빅쿠(Thanissaro Bhikkhu)의 영역(1993)에서는 ‘병’이 빠져 있거나4 (‘sickness’)5로 나타나는 반면, 빅쿠 보디 (Bhikkhu Bodhi)의 영역(2000)은 괄호 없는 ‘illness’6로 처리하고 있다.


| 8고

현재 이러한 누락이나 추가에 대해 누군가 구체적인 이유를 이야기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글을 준비하면서 필자가 생각해 본 한 가지 설명 가능성은 8고(八 苦)에서 찾아진다. 여덟 개의 고통이라는 8고는 생로병사에 네 가지의 고통이 추 가된 것이라고 한다. 범본 반야부에서 생로병사에 바로 이어 나타나는 이 용어 들은 예외 없이 단일어가 아닌 합성어로 나타나고 있다. 산스크리트로는 쇼카 (ŚOK-a)=파리데와(pari-DEV-a)=두흐카(duṣ-kha)=다우르마나샤(dauṣ-MAN-as-ya)=우 파야사(upa-ā-YĀS-a)이며, 각각 ‘비애·애통·고통·절망·번뇌’를 의미한다. 그런데 개수를 세어보니, 네 개가 아니라 다섯 개다. 더군다나 이 합성어는 12연기에 바 로 따라 나오는 표현이기도 하다. 『팔천송반야경』에 의존하여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다.


1 ─ 고통의 종류라며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5장 ‘천신’에서 하나하 나 열거되는 단어들을 세어보면, 4고에 5고(五苦)가 추가되는 9고(九苦)가 된다.  “수보리야, 보살마하살들은…유정들 모두를 생·로·병·사, 비애·애통·고통·절 망·번뇌로부터 해방시키고 있는 것이니라…”
2 ─ 연기(緣起)는 원래 17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서 마지막 다 섯 개를 제외시킨 것이 현재 널리 알려진 12연기이다. 28장 ‘산화여래’에서 세 존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수보리야, 실로 보살마하살은…무명(無明)…행 (行)…식(識)…명색(名色)…육처(六處)…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생 (生)…노사(老死)…비애·애통·고통·절망·번뇌(가 소멸되지 않는다는) 무진(無盡)의 방식으로…반야바라밀다를 성취해야 할 것이니라. 수보리야, 이것이 두 개의 극단적 견해를 버린 보살마하살의 연기에 대한 통찰이니라.” 12연기를 계속 이 어간다면, 열두 번째 요소인 죽음(死)이나 소실(消失)을 원인으로 하여 ‘비애(悲哀)’ 의 쇼카(śoka)가 생겨나고, 이러한 슬픔으로 인해 통곡에 이를 정도의 ‘애통함(哀 慟)’인 파리데와(parideva)가 발생하고, 이러한 물리적 행위로 인해 육신의 ‘고통’인 두흐카(duḥkha)가 일어나며, 육신의 고통은 곧 정신의 고통인 ‘절망’의 다우르마 나샤(daurmanasya)로 이어지고, 이로 말미암아 결국 ‘번뇌’의 우파야사(upāyāsa)에 이 르게 된다.
3 ─ 그리고 『디가-니카야(DN22)』에서 ‘병’이 없는 ‘생·로·사·슬픔·한탄· 고통·절망·번뇌’로 기록된 8고는 위와 상황에서 볼 때 연기의 마지막 여덟 개에 그 유래를 두고 있고 있으며, 이후 팔리어식인 byādhi나 산스크리트식인 vyādhi 가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추가된다고 하는 네 가지 고통은 생각지 못하게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부득고(求不得苦), 오성음고(五盛陰苦)로 검색되며, 애별리고 를 제외한 나머지 고통들은 생로병사를 따라 나오는 용어들의 개념과 들어맞지 않는다. 개수에서도 차이가 난다. 또한 범본 반야부에서 나타나지 않는 내용들 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팔리어 대장경에서는 어떠할까? 『디가-니카야(DN22)』 를 들여다보니, ‘번뇌’에 바로 이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에서 오는 고통’, ‘미 워하는 사람과 만나거나 살아야 하는 고통’, ‘구하고 싶어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 ‘집착의 근원인 5온의 고통’ 등 위의 한역들에 대응하는 팔리어 표현들이 나 온다. 그에 반해 『상윳타-니카야(SN:56.11)』에서는 정작 ‘슬픔·한탄·고통·절망· 번뇌’가 빠진 채 나머지 용어들이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8고는 니카야와 같은 텍스트들에 그 유래를 두 며 나중에 굳어진 표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고-8고와 관련하여 여러 경 전들과 웹-검색을 하면서 알게 된 또 다른 사실은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한자 권 이외의 나라들에서는 고통의 부류만이 열거되고 있을 뿐 여기에 사(四)나 팔 (八)의 수사를 붙여 분류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 8성도

고통의 근원인 집착이나 망집을 소멸시켜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는 8정도 (正道)의 산스크리트 명칭은 아르야=아스타=앙가=마르가(ārya=aṣṭa=aṅga=mārga)이 며, 이를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면 ‘성스러운 여덟 개의 도’, 즉 ‘8성도(八聖道)’가 된다. 영어 역시 이에 대응하는 “Noble Eightfold Path”로 번역되고 있다. 한자 권의 나라들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8정도’의 ‘정’은 아마도 각각의 수행 도에 붙여진 ‘정(正)’으로 인해 이후 새로이 들어간 표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석가모니 최초의 설법, 다르마=차크라=프라와르타나(DHAR-ma=cakra=praVART-ana)라고 불리는 초전법륜(初転法輪)이 우리에게 알려져 있고, 당시 다섯 명의 비구(五比丘) 제자들에게 사성제와 마드야마=프라티팟(madhyama=prati-PAD), 즉 중도(中道)에 관한 교설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8성도는 바로 중도의 구체적인 내용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중(中)은 초기 불교에서 단순히 불고불락(不苦不楽) 등 두 개의 극단(極端) 중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극단인 고행과 향락에서 벗 어나 모순대립을 초월하는 것을 의미하며, 도(道)는 이를 위한 실천 방법, 즉 8성 도로 풀이된다. 정견을 제외한 나머지 수행 도들의 순서에 큰 의미가 없다고 말 하지만, 범본 『2만5천송반야경』과 『만8천송반야경』, 팔리어 대장경 등에서 8성 도가 일정한 순서로 나타나기에 그 순서에 따라 소개하기로 한다. 각각의 도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범본 반야부에 나와 있지 않기에 아 래에서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세존의 말씀들은 『상윳타-니카야(56.11)』의 「삿차상윳타」의 내용임을 밝힌다.
 

정(正) 8성도 각각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이 표현은 산스크리트 사전에서 ‘정확한, 진실한, 올바른; right’의 사먄즈(sam-y-AÑJ)로 검색된다. 이 형용사는 산 디에 따라 그 형태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여기서는 samyag 또는 samyak 두 가지 형태이다.

정견(正見) 8성도에서 가장 중심적 개념으로서 산스크리트 ‘사먁=드르스 티’(samyag=dṛṣṭi)에 유래한다. 이 단어에서 ‘(바라)보다’의 어근 ‘드르싀(dṛś)’에 추상 명사를 만들어 내는 접미사 티(ti)가 붙어 형성된 ‘드르스티(DṚŚ-ti)’는 ‘(바라)봄’을 뜻한다. 올바르게 바라본다는 ‘정견’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세존은 비 구들에게 “정견이란 사성제에 대한 앎(지혜)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앎은 팔리 어로 냐나(ñāṇa)이고, 산스크리트로는 즈냐나(JÑĀ-ana)이다.

정사(正思) ‘사먁=상칼파(samyak=saṁkalpa)’가 원어로서 ‘올바르게 생각하고 판 단하다’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상칼파(sam-KALP-a)의 의미는 생각이나 사유보다 ‘의도(意圖)’에 가깝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세존은 “정사란 세속적 욕망을 떠난 출리(出離), 그리고 무진(無瞋)과 무해(無害)를 올바르게 사유하는 것 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정어(正語) ‘올바른 말’을 의미하며 사먁=와츠(samyag=vāc)에 유래한다. 여기 에서 와츠(VĀC)는 ‘말하다’의 어근인 와츠(vac)에서 접미사 없이 만들어진 어근명 사이다. 세존은 “정어란 거짓말(妄語), 속이는 말(綺語), 이간질의 말(両舌), 나쁜 말 (悪口)를 피하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정업(正業) ‘올바른 행위’를 뜻하며 그 원어는 사먁=카르마=안타(samyak= karma=anta)이다. 카르마(KAR-ma)와 안타(anta)는 각각 ‘업(業)’과 ‘결과’를 뜻하기에 그 합은 ‘업과(業果)’가 된다. 세존은 “정업이란 살생, 도둑질, 사음(邪淫)의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정명(正命) ‘올바른 생활’을 의미하며 사먁=아지와(samyag=ājīva)에 유래한다. 이 합성어에서 아지와(ā-JĪV-a)는 ‘생계’를 뜻하는 단어이다. 세존은 “정명이란 도 덕에 반하는 잘못된 생활을 버리고 정당한 (방식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이니 라”라고 말씀하신다.

정정진(正精進) ‘올바른 노력’을 뜻하며 그 원어는 사먁=뱌야마(samyag= vyāyāma)이다. 여기에서 뱌야마(vi-ā-YĀM-a)가 ‘노력’을 의미하며, 세존은 “정정진 이란 4정근(四正勤)에 노력하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정념(正念) ‘올바른 사려’를 의미하며 사먁=스므르티(samyak=smṛti)에 유래한다. 이 단어에서 스므르티(SMṚ-ti)는 ‘기억, 회상’을 뜻한다. 세존은 “정념이란 4 염처(四念處)에 주의를 기울여 항상 현재의 내외 상황을 올바르게 사려하는 것이 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정정(正定) ‘올바른 집중’을 뜻하며 그 원어는 사먁=사마디(samyak=samādhi)이 다. 음역인 삼매(三昧)로 알려져 있는 사마디(sam-ā-DHI)는 정신의 집중을 의미한 다. 세존은 “정정이란 대상에 대한 올바른 집중력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 지난 호에서 “-가미니(...GĀM-min-ī)”를 “-가미니 프라티팟(...GĀM-in-ī prati-PAD)”으로 정정합니다. 여성 명사인 pratipad-는 ‘길, 도(道)’를 의미하며, 따라서 이 전체적인 단어의 의미는 ‘고통의 소멸로 이끄는 도’가 됩니다. ●● 다음 어원 여행의 대상은 십선업도와 관련된 용어들이다.

전순환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대학원 졸업.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 인도유럽어학과에서 역사비교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시작된 한국연구재단 지원 하에 범본 불전(반야부)을 대상으로 언어자료 DB를 구축하고 있으며, 서울대 언어학과와 연세대 HK 문자연구사업단 문자아카데미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불경으로 이해하는 산스크리트-신묘장구대다라니경』(2005, 한국문화사), 『불경으로 이해하는 산스크리트-반야바라밀다심경』(2012, 지식과 교양)이 있다

전순환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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