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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나도 모르는 이 감정, 어떻게 할까?] 에니어그램으로 살펴본 성격유형별 감정 대처법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버릇은 행동적 습관뿐만 아니라 사고나 감정의 작용에도 형성되어 성격이라는 일종의 심리적 패턴을 만든다. 이런 패턴은 기계적인 자동 반응처럼 작동하기에 사람을 ‘마음 감옥’에 가두는 역할을 한다. 에니어그램은 이렇듯 패턴화된 성격을 9가지 주된 마음의 집착(혹은 심리적 고착)을 기준으로 범주화한 상징으로, 자동 반응으로부터 해방되어 주체적이고 자유로워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서는 에니어그램의 성격유형론적 관점에서 각 유형별 주된 감정 특징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처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번 유형 의 주된 집착은 ‘옳음’, ‘완벽함’이다. 강직, 정의로움, 근면과 성실함을 미덕으로 보여주는 이들은 옳고 그른 이분법적 잣대로 세상을 재단하는 데 능하다. 완벽에 집착해 강박적으로 결함과 실수를 찾아내고, 분노와 적개심을 자극받는다. 또한 옳음에 집착해 수용보다 판단, 처벌에 익숙하다.
당위적 틀을 설정해 위배하는 것들에 쉽게 분노하고 이를 응징하거나 처벌하려 하므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대함과 수용성, 융통성이 부족하다. 이들은 분노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방식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배우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완전함을 자각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내려놓고 타인을 수용할 때 분노의 불길에서 자비로 나아갈 수 있다.

2번 유형 은 필요를 충족시켜주고자 하는 충동에 휩싸이기 쉬운 사람들이다. 본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왔건만 사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먼저 주어야 한다’는 중심 신념이 있어 헌신과 친절함의 미덕을 발전시켜 왔다.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헤아리는 만큼 사람에 대한 자부심과 소유욕도 강하다. 문제는 이런 베풂이 상대에게 수용되지 않을 때 서운함을 넘어 분노하고 슬픔과 수치심에 빠지는데, 직접적으로 표현은 잘 못한다. 이런 감정 패턴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이 남을 도와주는 구세주 역할에서 자부심
과 가치를 찾으려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즉, 행위와 역할이 아닌 자기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수용할 때 사랑의 미덕이 살아난다.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자각하고 자기 한계를 인정하는 용기를 가질 때 자신과 타인을 진실되게 사랑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3번 유형 은 유능하고 성공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유형으로 세상의 수많은 성공 신화를 개척하는 영웅과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외부의 칭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하기에 자신의 가치를 성공과 유능함에 둔다. 그래서 생산 강박으로 인해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성과를 얻으려 몰두하고 결과 중심적 사고에 쉽게 빠진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기에 실패한 자신을 극도로 수치스러워하고, 화려한 사교 행위에 비해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외로움을 직면하기 힘들어 회피한다. 이런 패턴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자기 성취와 동일시하는 오류를 피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외형에 치중하려는 충동을 알아차리고, 충실하게 한 걸음씩 살아가는 생활 수련을 통해 화려한 이미지가 아닌, 진실의 토대 위에서 진정한 성취에 다가갈 때 그토록 갈망하던 성공의 본질을 맛볼 수 있다.

4번 유형 은 에니어그램 유형 중 가장 히스테릭한 요인이 강하다. 내면에서 폭발한 사람과 같다. 이들은 자기의 정체성을 다른 사람과 다른 특별함, 시시때때로 변하는 감정에 기초하여 형성하기에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변덕스러운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문제는 만성적인 외로움과 상실감에 따른 우울, 수치와 질투심 등 특정한 감정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이를 ‘즐기며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자신의 감정적 태도가 감정 유희임을 깨닫고 폭류와 같은 감정을 지켜보는 힘을 키워야
한다. 또한 자신을 혼란에서 구해줄 무언가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건강한 일상을 계획하고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환상이 아닌 행동을 통해 현실을 만날 때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삶의 의미 등 그토록 자신이 알고 싶었던 것들을 깨닫게 될 것이다.

5번 유형 은 삶을 ‘앎’으로 대처하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생각을 캐는 사람으로 ‘아는 것이 힘’이라는 중심 신념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데, 이는 내면에 주되게 존재하는 공허감과 불안을 회피하는 수단이다. 더 큰 문제는 행동하기보다 자신만의 은둔처로 숨으려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고립시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자기 감정조차 거리를 두고 접촉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벗어나려면, 은둔이나 지식 추구가 깊은 두려움의 발로라는 것을 깨닫고 몸의 감각에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을 관찰하기보다 실질적 관계를 맺으며 사회에 참여하는 행동을 통해 자기 안에 내재하는 힘을 만날 때 공허감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6번 유형 은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극대화된 유형으로, 이들에게 세상은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뢰밭 같은 곳이다. 불안이 많은 이들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걱정으로 하루해를 보내기 일쑤다. 이들에게 확실하고 안전한 것은 결혼이 될 수도 있고, 신념이나 조직, 친구나 자기 계발, 혹은 종교일 수도 있다. 문제는 두려움이 많고, 불안과 걱정이 많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든 최악의 경우를 쉽게 떠올린다는 점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다 보니 외부 권위에 의존해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두려움과 비관적인 감정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 의식을 ‘지금 여기’로 가져오는 것이 시급하다. ‘지금 여기’를 벗어나 오지 않은 미래의 위험을 상상하는 습관은 그 자체로 고통이고 두려운 감정과 두려운 사고의 악순환을 촉진한다. 주의를 현재로 가져오는 호흡 명상 등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7번 유형 은 두려움과 불안을 재미있는 자극으로 채우려는 유형이다. 삶에서 기쁨을 구현하려 하지만 자칫 무절제하고 산만해지기 십상이다. 두려움이 외면화된 유형으로 이들에게 삶은 흥미와 재미있는 상상으로 가득한 피터팬의 세상이다. 이들은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이 많지만, 불안을 느끼면 그 불안을 덮어줄 즐거운 자극을 찾아 강박적으로 움직인다. 문제는 충동적으로 활동에 치달아 감정에 접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새롭고 흥미로운 일에 쉽게 흥분하는 조증 상태는 곧 지루함과 싫증을 거쳐 우울감으로 이어진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다시 내달리는 악순환도 문제다. 이렇듯 일상적으로 감정 접촉을 회피하고 조울 상태를 오가는 감정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색다른 것만을 추구하려는 갈망을 포기하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긴다는 자세로 해야 할 일에 책임을 지는 경험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분별하고 무절제한 욕망의 추구에서 벗어나 절제 속에서 자유를 체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8번 유형 은 분노가 외면화된 유형으로, 이들에게 세상은 자신의 통치를 실현시키는 장이다. 이들은 지나치게 힘에 집착하기에 약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통제하고 싶어 하고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거물이나 대장이 되려 한다. 이런 욕망이 좌절되면 더욱 공격적인 분노를 드러내고 복수하려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멀어지고, 다른 사람이 멀어지기에 이들을 더욱 통제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좌절이 불러일으키는 공격적인 감정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상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키우는 것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의 나약함을 직면하고, 이를 신뢰할 만한 대상에게 이야기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자신의 상처를 수용하고 치유하는 데 유익하다. 그렇게 할 때, 힘은 지배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9번 유형 은 평화에 집착하는 사람들로, 그들에게 평화는 갈등 없는 상태를 의미할 때가 많다. 이들은 분란과 갈등 없는 상태에 안정감을 느끼며 평안함에 집착한다. 그러다 보니 자기 내면에서 발견되는 고통이나 불편한 감정에 둔감하다. 자기 비하와 좌절에서 기인한 이들의 둔감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기에 삶에 활력이 없고, 상실과 무력감에 익숙하며, 주변은 그런 모습을 답답해한다. 이는 일상에서 게으름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문제 해결을 외면하며 버티기 하는 수동 공격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깊은 비하와 좌절, 그리고 의사와 욕구를 명료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상이 아니라 실제에서 성취하고 자기 주장과 의사를 표현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기를 존중하고 충족시키는 체험을 축적함으로써 긍정적인 자기상과 자아존중감을 고양시키고, 다시 성취
로 나아가는 선순환을 이룰 때 진정한 평화의 길에 접어들 수 있다.

 

신미영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했다. 열린학교 에니어그램(EG) 영성센터(www.s-enneagram.com) 전문 강사 및 상담아카데미(www.lifeacademy.or.kr)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신미영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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