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일상을 명상하다] 열려라, 참깨
상태바
[특집: 일상을 명상하다] 열려라, 참깨
  • 양민호
  • 승인 2019.07.01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상을 시작한 첫 번째 날을 떠올려봅니다. 제법 더운 여름날의 저녁. 향을 켜고 혼자 자리에 앉았습니다. 어딘가에서 들은 것처럼, 며칠간은 말 그대로 다시 태어난 것 같았습니다. 신생아처럼 울기만 했으니까요. 왜 그런지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세상에, 향을 켜고 혼자 방 가운데 앉아 주룩주룩 눈물만 흘리는 명상이라니요. 명상깨나 해봤다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바로 ‘맑은 정신과 밝은 눈빛, 온화한 미소’ 아니던가요. 저 역시 그런 모습을 상상했건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명상을 할 때마다 온몸에 진이 다 빠질 정도로 힘들었고, 혼자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하는데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웠습니다.

그래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명상을 하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이 맞긴 한지, 내면의 정화라는 것이 되긴 되는 것인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밤새 불안해하며 고민하고, 스트레스도 많은 저 자신을 상대로 말이지요.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노력을,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환원시켜 증명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에게, 혹은 제가 쓴 글을 읽어줄지도 모를 누군가에게. 그런 이유로, 따로 읽어줄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독백과 같은 명상 일기를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노트에 모두 받아 적었습니다. 명상을 하는 중에 떠올랐던 망상들, 그 순간 나의 호흡, 땀, 혹은 눈물. 쥐가 났을 때 발의 통증, 깜빡 졸아 버린 순간과 그 날 하루의 인상이나 책에서 읽은 내용 등등.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