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묵 스님의 화 다스리기] 네 가지 고귀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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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묵 스님의 화 다스리기] 네 가지 고귀한 마음
  • 양민호
  • 승인 2019.07.01 16: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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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의 소멸 1

애초에 답이 없는 문제는 풀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답이 분명히 있다고 알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그래서 화가 버려질 수 있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화가 버려질 수 있으며, 화가 버려지면 네 가지 고귀한 마음이 드러나고, 네 가지 고귀한 마음을 계발하면 화가 버려진다고 설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화의 속성, 화의 원인, 화를 버리는 방법을 분명히 알아 화를 소멸하면 네 가지 고귀한 마음이 드러나게 됩니다.

화가 버려지면 네 가지 고귀한 마음이 드러난다

화의 반대는 화 없음[不嗔, adosa]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화 없음과 자애[慈愛, mettā]는 둘 다 대상을 ‘싫어하지 않는’ 특성이 있으므로 법으로 같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자애는 주로 생명체에 대하여 화를 내지 않는 마음을 뜻하고, 화 없음은 좀 더 일반적으로 생명체뿐만 아니라 사물에 대하여도 화를 내지 않는 마음을 뜻합니다. 어쨌든 화를 버린다는 것은 자애심을 계발한다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애심은 나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중생이 행복하고 안락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애심은 항상 다른 사람들이 잘되기를 바라고, 설사 상대방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하더라도 남을 원망하거나 남과 다투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자애심을 다른 말로 ‘다툼이 없다’라는 의미의 ‘무쟁(無爭)’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애심은 사무량심(四無量心)의 가르침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무량심은 자(慈)·비(悲)·희(喜)·사(捨)를 말합니다. 자(慈)는 자애심, 비(悲)는 연민심, 희(喜)는 함께 기뻐함, 사(捨)는 중립적인 평온입니다.

우리가 보통 자비심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애와 연민을 합친 개념입니다. 자애심은 남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타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고, 연민심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해서 고통을 덜어 주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함께 기뻐함은 남이 잘되거나 성공한 것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것이고, 평온함은 자애·연민·함께 기뻐함을 실천하지만 자신의 공에 집착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중립적인 마음을 말합니다.

부연하여 설명하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애심입니다. 자애심이 있으면 주위에 고통받는 존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그 고통을 덜어 주고자 하는 마음, 즉 연민의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연민의 마음을 바탕으로 다른 존재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그 존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좋아하고 행복해할 때 함께 기뻐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렇게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바라서 존재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 고통이 사라짐으로써 존재들과 함께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더라도 ‘이것을 내가 했다’라고 자만심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것은 자업자득이다’, ‘스스로 선한 업과 공덕을 지은 것이다’라고 숙고하면서 자신의 공덕에 집착하거나 불만이 없이 평온한 마음을 유지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애심은 네 가지 고귀한 마음, 즉 자애·연민·함께 기뻐함·평온의 사무량심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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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9-07-30 15:28:47
스님 초기불교에서 답을 찾자 하신 인터뷰를 보고 가슴 아프게 공감하였습니다 2600년전 부처님은 오후불식을 하셨습니다 먹는것은 중요한 수행이고 모든 수행의 바탕이됩니다 편의대로 임의로 삼시세끼로 바꿔놓고 먹을것에 대한 갈애를 가지고 몸뚱이에 집착하는 한국전통불교의 방식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하면 토대가 약해 반드시 불자의 외면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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