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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로 배우는 불교] 5온

반야바라밀다의 의미가 일반적으로 ‘지혜의 완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칼럼에서 어원적 문헌적으로 추론해 본 의미는 ‘극도의 진여지’였고, 이는 ‘감히 오를 수 없는 경지에서 세간의 모든 법을 있는 그대로 앎’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보살마하살들이 추구하는 이 반야바라밀다는 과연 어떻게 해야 얻어지는 것일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대답은 붓다의 살아생전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어려운 듯 보인다. 그럼에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구해야 한다면, 그 정보는 어원적 분석이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이차적인 많은 정보들을 통해서가 아닌 바로 일차적 문헌, 즉 초기 경전들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필자는 범본 『팔천송반야경』을 한번 들여다보았다.
이 경전에서 반야바라밀다를 얻는 방법에 대한 첫 언급은 1장 ‘모든 양상의 불지에 대한 수행’에서 수보리 장로가 세존께 아뢰는 장문의 글 가운데 한 대목에서 볼 수 있다. 비교적 긴 글이라 짧게 편집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에 들어가 전념할 때,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에 머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약 5온(五蘊)에 머무른다면, 보살은 5온의 영향을 받아 반야바라밀다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5온의 영향을 받는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파악하지도 못하며, 그렇기에 반야바라밀다에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못하고, 반야바라밀다를 성취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5취온
이 문구에 따르면 반야바라밀다는 우선적으로 5온을 포함한 모든 법에 머물지도 영향을 받지도 않을 때, 즉 이에 집착하지 않을 때 얻어진다. 바꿔 말하면, 이는 판챠-스칸다(pañca-skandha)를 의역한 5온이 결국 집착의 요소들이고, 여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5온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그 본래의 성격을 조금 더 분명하게 나타내는 5취온(五取蘊)으로 불리기도 하는 것이다. 판챠-우파다나-스칸다(pañca-upādāna-skandha)를 의역한 5취온에서 취(取)는 ‘취함’의 의미이고, 이 번역이 유래하는 산스크리트 단어인 우파다나 또한 그와 유사한 의미들로 일반 사전들에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이 단어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 의미가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파다나는 ‘주다’를 의미하는 다(dā)라는 어근에 접두사 우파(upa)와 아(ā), 접미사 아나(ana)가 붙은 중성명사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요소는 ‘…(에)로 들어가는/향하는’을 의미하는 아(ā)이다. 이 접두사가 ‘주다’란 어근에 붙게 되면, 이 단어는 누가 무엇인가를 주어서 그것을 취한다라기보다, 자신이 자기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를 취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그렇기에 우파다나는 보통 ‘(자기 자신을 위한) 취함/잡음/수용’이란 의미로 사용되지만, 불교 경전에서는 ‘집착’이란 의미로 자리 잡게 된 것이고, 불교 용어 사전들이 5취온을 ‘집착이나 번뇌로 이끄는 다섯 개의 요소’라고 풀이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온 ‐ 스칸다
『팔천송반야경』 한역본의 경우 현장은 5취온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구마라집은 온이 빠진 5음(五陰)으로 쓰고 있다. 온(蘊)은 스칸다(skandha)를 의역한 것으로 ‘더미, 집합체’를 의미하지만, 보통 ‘요소’로 번역되고 있다. 스칸다는 어원적으로 더 이상 형태소 분석을 할 수 없는, 즉 어근을 떼어낼 수 없는 단어이지만, 이와 같은 명사에서 새로운 어근을 만들어내는 현상은 종종 일어나는 현상이다. 모니에르 사전에서 a가 빠진 스칸드(skandh)를 검색하면 ‘모으다, 축적하다’의 어근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더미, 집합체’ 의미에서 새로이 만들어진 어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리그베다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이 단어의 원래 형태는 스칸다스(skandhas)이고, 그 의미는 ‘(나무 등의) 가지, 분지(分枝)’이다. 이후 아타르와베다(atharvaveda)에서 s가 빠진 형태인 스칸다가 파생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이 단어의 일차적 의미는 ‘(목에서 어깨 끝에 이르는) 어깨뼈’로까지 확대되어 사용된다. 스칸다의 경우 모니에르 영어 사전에는 후자의 의미가 1번으로 나오고, 전자의 의미가 그 뒤를 따른다.
이제 5취온이란 단어의 의미를 종합해 보면, ‘(인간의 존재에서 뻗어 나오는) 다섯 개 집착의 가지 또는 요소’가 된다. 그렇다면 집착의 요소들인 색·수·상·행·식, 이 각각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너무나도 잘 널리 알려져 있는 용어들이기에 각각의 개념에 대한 정보는 책이나 인터넷 그 어떤 형식으로든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산스크리트 단어만 주어질 뿐 그에 대한 어원적 정보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기에 필자는 너무 멀리 가지 않는 선에서 이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인간이란 존재의 내외부에 존재하는 물질계를 나타낸다는 색(色)은 루파(rūpa)의 한역으로서 한국어역과 일역의 경우 ‘물질(적 존재)’, 영역의 경우 ‘form’으로 번역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칸다와 마찬가지로 루파 역시 더 이상의 형태소 분석이 불가한 단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원 분석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에, 또한 이러한 분석이 어느 정도의 개연성이 있다는 필자의 생각이기에 한 발자국 더 나가 보기로 한다.
루파에서 어근을 떼어낸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제시될 수 있다. 하나는 룹(rup)이고, 다른 하나는 룹(lup)이라는 어근이다. 이 두 개의 어근은 모두 산스크리트 사전에 등재되어 있으며, 전자의 의미는 ‘(육체적) 고통을 갖다’이고, 후자는 ‘(상)해를 입히다’이다. 이러한 의미를 갖는 어근에 명사를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접미사 a를 붙이면, ‘고통을 갖는 것’과 ‘(상)해를 입히는 것’이란 의미의 루파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의 의미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나 해를 야기하는) 물질’이라고 다시 풀이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물질이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루파는 5근과 5경의 요소들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5근 - 내적 물질(계)로 이야기되는 5근(根)은 판챠-인드리야(panca-indriya)를 의역한 것으로서 눈(眼)·귀(耳)·코(鼻)·혀(舌)·몸(身)의 감각 기관을 나타낸다. 인드리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드라(indra)에 형용사를 만들어내는 이야(iya)가 붙은 단어로서 기본적으로 ‘강력한’을 의미한다. 이 형용사는 형태의 변화 없이 명사로 전성되어 ‘(인드라 신에 비견할 만한) 힘, 강력한 행위 → 신체적 힘 → 감각의 힘 → 감각 기관’이란 협의적 의미 변화를 보여주는 단어이다. 감각 기관의 산스크리트 단어들은 혀를 제외한 모두 ‘보다’의 착스(cakṣ), ‘듣다’의 쉬루(śru), ‘(냄새 등) 맡다’의 그라(ghrā), ‘(촉감 등) 느끼다’의 치(ci)의 어근들에 다양한 접미사들이 붙어 만들어진다. 이렇게 형성된 단어들을 위와 같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시각의 착수스(cakṣ-us), 청각의 쉬로트라(śrotra), 후각의 그라나(ghrā-aṇa), 미각의 지흐와(jihvā), 촉각의 카야(kāy-a)가 된다.

5경 - 외적 물질(계)로 이야기되는 5경(境)은 판챠-위사야(pañca-viṣaya)를 의역한 것으로서 5근의 대상을 나타낸다. 위사야는 ‘작용하다’의 어근 위스(viṣ)에 접미사 아야(aya)가 붙어 ‘(작용하는) 영역/범위’를 의미한다. 다섯 개의 감각 기관이 작용하는 다섯 개의 영역은 (눈-)형상(形狀)의 영역인 루파(rūpa), (귀-)소리의 영역인 샵다(śab-da), (코-)냄새의 영역인 간다(gandha), (혀-)맛의 영역인 라사(rasa), (몸)-감촉(感觸)의 영역인 스파르샤(sparś-a)이다.

수 ‐ 상 ‐ 행
수(受), 상(想), 행(行)은 인간의 정신계에서 작용하는 심적 활동으로서 각각 웨다나(vedanā), 상즈냐(saṁjñā), 상스카라(saṁskāra)를 의역한 용어들이다. 웨다나는 ‘찾다 →느끼다’의 어근 위드(vid)에 접미사 아나(anā)가 붙은 명사로서 ‘느낌, 감각: feeling, sensation’을 의미하는 감수(感受) 작용이고, 상즈냐는 ‘알다’의 어근 jñā에 ‘함께’를 나타내는 접두사 삼(sam)이 붙은 어근 명사로서 ‘(통합적) 인식, 개념: perception, idea’를 의미하는 표상(表象) 작용이며, 상스카라는 ‘(행)하다’의 어근 스크르(skṛ)에 접두사 삼(sam)과 접미사 아(a)가 붙어 만들어진 명사로서 ‘(통합적) 정신 행위: mental activity’를 의미하는 심행(心行) 작용이다. 이 세 가지 정신적 활동은 작용 영역인 법(法)에 토대하여 수행된다. 법은 다르마(dharma)를 번역한 것이며, 이 용어는 ‘지탱/유지하다’의 어근 드르(dhṛ)에 접미사 마(ma)가 붙어 ‘(세간을) 지탱/유지하(게 만드)는 것, 법’을 나타낸다. 앞서 언급한 5경에 법을 더하면 6경이 된다.


식(識) 또한 인간의 정신계에서 작용하는 심적 활동으로서 위즈냐나(vijñāna)를 의역한 용어이다. 위즈냐나는 ‘알다’의 어근 jñā에 ‘따로 (떼어서)’를 나타내는 접두사 위(vi)와 접미사 아나(ana)가 붙은 명사로서 ‘식별, 분별: discernment’를 의미하는 의식 작용이다. 이 정신적 활동은 심적 감각 기관인 의각(意覺)에 토대하여 수행된다. 의각은 마나스(manas)를 번역한 것이며, 이 산스크리트 단어는 ‘생각하다’의 어근 만(man)에 접미사 아스(as)가 붙어 ‘생각’을 나타낸다. 5근에 의각을 더하면 6근이 된다. 이 6근과 앞선 6경을 더하면 12처(處)가 된다. 이 용어는 드바다샤-아야타나(dvādaśa-āyatana)를 번역한 것이며, 아야타나는 ‘장소, 공간’을 뜻하는 단어이다.

6식 - 이러한 6근과 6경이 의식 작용을 통해 분별됨으로써 얻어지는 6식(識)은 삿-위즈냐나(ṣaḍ-vijñāna)의 번역으로서 안식(眼識)인 착수르-위즈냐나(cakṣur-vijñāna), 이식(耳識)인 쉬로트라-위즈냐나(śrotra-vijñāna), 비식(鼻識)인 그라나-위즈냐나(ghrāṇavijñāna), 설식(舌識)인 지흐와-위즈냐나(jihvā-vijñāna), 신식(身識)인 카야-위즈냐나(kāyavijñāna), 의식(意識)인 마노-위즈냐나(mano-vijñāna)를 가리킨다. 12처에 6식을 더하면 18계가 된다. 이 용어는 아스타다샤-다투(aṣṭādaśa-dhātu)를 번역한 것이며, 다투(dhātu)는 ‘층, 계(界)’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5온, 그리고 이와 연관된 6근, 6경, 6식 등 이 모든 것은 집착, 고통, 번뇌로 이어지는 요소들이고, 반야바라밀다는 이것들에 머물지도 영향을 받지도 않아야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서두(序頭)에서 수보리 장로의 이러한 말에 바로 계속 이어지는 다음의 문구를 소개하며 본 칼럼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를 성취하지 못하는 자는 5온과 같은 잡히지 않는 것들을 잡으려는 자이기에 전지자성(全知者性)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5온은 반야바라밀다에서 얻어지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반야바라밀다에서 색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얻고자 하는 그것이 색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상·행을 얻지 못한다는 것도 이와 같은 의미에서이며, 식을 얻지 못한다는 것 또한 그것이 식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 지난 칼럼의 마지막 문단에서 “5장 ‘복덕을 얻는 방법’에서…”는 “3장 ‘무량의 공덕이 깃든 바라밀다와 불탑의 공양’에서…”로 교정하며, 이는 필자의 실수였음을 밝힙니다.

●● 다음 어원 여행의 대상은 반야심경(소본)에 등장하는 핵심 불교 용어들이다.


글_ 전순환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대학원 졸업.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 인도유럽어학과에서 역사비교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시작된 한국연구재단 지원 하에 범본 불전(반야부)을 대상으로 언어자료 DB를 구축하고 있으며, 서울대 언어학과와 연세대 HK 문자연구사업단 문자아카데미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불경으로 이해하는 산스크리트-신묘장구대다라니경』(2005, 한국문화사), 『불경으로 이해하는 산스크리트-반야바라밀다심경』(2012, 지식과 교양)이 있다.

양민호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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