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결같이 맑고 깨끗한 금강물이 큰배 모양의 옛 도읍지를 감아 흐르고 계룡의 유장한 기세가 넓은 대지를 안아 키우는 백제의 고도 공주.
옛 백제와 백제인들의 삶을 말해주듯 대통사, 동혈사, 서혈사, 남혈사, 주미사, 수원사, 구룡사지 등 옛 사찰의 유적과 마곡사, 갑사, 신원사, 동학사 등 대찰들이 1000년 세월 속의 풍상과 함께 민초들 삶의 애환과 비원을 갈무리하는 곳.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고장을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교육의 도시 공주에서 만백성의 모든 괴로움을 모두 건네준다는 뜻을 가진 제민천에 몸을 담그고, 공산성에 올라 정신을 가꾸고 기르던 시절이 엊그제 같건만 벌써 불혹의 나이에 서서 청소년기를 돌아다보며 이 글은 쓴다.
수십년 전의 세월이 꿈같이 흘러간 지금 예나 이제나 내 모습은 별로 변한 것이 없는 듯한데도 거리의 모습이나 마주치는 인상들은 옛 사람의 순박함과 소박함을 찾아보기 어렵고 웬지 모를 건조함과 삭막함으로 채워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있고 사람은 유년과 청년과 장년의 시기로 나눌 수 있다지만 그 속에서 불변하는 그 무엇을 찾아 꿈을 키운 시절은 돌아보면 근본 바탕 속에 불자라는 자부심으로 삶이 채워져 있었던 것 같다.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명호와 형상은 구별할 수 없음에도 가까운 마곡사 포교당에 나아가 부처님께 참배드리고, 스님과 보살님들이 쥐어 주시는 오색 박하 사탕과 과자의 맛에 익숙하게 길들여져서 먼 훗날 오늘의 재 자화상을 그려보게 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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