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이 피는가 싶더니 이내 신록이 푸르렀다. 봄기운 좀 누려볼까 했더니 깜빡할 사이 여름 쪽으로 무게의 추가 성큼 기울었다. 어느덧 일 년 열두 달의 중간에 와 있다. 만약 6월이 몹시 더운 한여름이거나(물론 지금도 덥지만 아직은 참을 만하다), 매서운 추위의 한겨울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한해의 절반을 지나는 시점에, 지난날을 돌아보는 마음에 시름이 더 깊지 않았을까. 헛헛한 마음에 추스르기 힘든 몸이 한 술 거들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보면 지금의 날이 더없이 고맙게 여겨진다. 산과 들을 타고 흐르는 상쾌한 기운이 몸을 생동하게 하는 시기. 아침저녁 아직 좀 남아 있는 선선한 기운이 하루의 시작과 끝을 오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아직은 견딜 만한 한낮의 온기가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다. 6월, 한해의 중간, 참 적당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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