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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통신]적당함에 관하여

●    꽃이 피는가 싶더니 이내 신록이 푸르렀다. 봄기운 좀 누려볼까 했더니 깜빡할 사이 여름 쪽으로 무게의 추가 성큼 기울었다. 어느덧 일 년 열두 달의 중간에 와 있다. 만약 6월이 몹시 더운 한여름이거나(물론 지금도 덥지만 아직은 참을 만하다), 매서운 추위의 한겨울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한해의 절반을 지나는 시점에, 지난날을 돌아보는 마음에 시름이 더 깊지 않았을까. 헛헛한 마음에 추스르기 힘든 몸이 한 술 거들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보면 지금의 날이 더없이 고맙게 여겨진다. 산과 들을 타고 흐르는 상쾌한 기운이 몸을 생동하게 하는 시기. 아침저녁 아직 좀 남아 있는 선선한 기운이 하루의 시작과 끝을 오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아직은 견딜 만한 한낮의 온기가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다. 6월, 한해의 중간, 참 적당한 시절이다.

●    적당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적당함이란 지나침이 없다는 말이 아닐까. 지나치게 많거나, 지나치게 적거나, 지나치게 빠르거나, 지나치게 느리거나…. 어느 쪽이든 정도가 심하면 불편하다. 넘치고 부족한 것에 마음을 쓰다 보면 몸이 축난다. 어쩌면 오늘날 많은 사람이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지 모른다. 지나침이 많아져서, 일상이 지나침의 연속이 되어서. 알아야 할 것, 해야 할 것, 봐야 할 것, 들어야 할 것, 먹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시대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자신의 필요와 목적에 상관없이 바깥으로부터 쉴 새 없이 밀려든다는 점이다. 제대로 소화하기도 전에 다른 것을 집어 삼킨다. 그런 가운데 남는 게 없다. 달리는 열차의 창밖 풍경처럼 많은 것이 빠르게 스쳐만 간다. 단편적이고 쪼개진 것들뿐이다.

양민호  21c-grhapat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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