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세상에 눈물 한 방울 보태는 것이 깨달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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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세상에 눈물 한 방울 보태는 것이 깨달음이죠
  • 김선경
  • 승인 2019.05.21 18: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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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사랑하는 법에 대한 붓다의 가르침
보각 지음 | 16,000원
깨달음은 별것 아니에요, 
아픈 세상에 눈물 한 방울 보태는 것이죠

 

“큰스님이라고 해서 참 면구스럽습디다.”

지난 5월 20일,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정년퇴임을 맞은 보각 스님은 퇴임식 플래카드에 쓰인 ‘보각 큰스님 정년퇴임식‘이란 문장이 내내 마음 쓰이셨나 봅니다.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의 저자 보각 스님은 중앙승가대 개교와 더불어 설립된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35년간 교단에 섰습니다. 일반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스님으로서는 1호 사회복지사라는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죠. 학자로서뿐만 아니라 실천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장애아동시설과 노인요양보호시설 등을 설립하고 지원해왔습니다. 명강의로도 유명하여 불교계를 넘어 기업, 관공서의 강의 요청으로 늘 일정이 빽빽합니다.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 7곳에 강연한 전무후무한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은 수입을 모두 기부해 왔는데 헤아리면 3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욕심 없는 자족의 삶에 감동한 작사가 양인자 선생이 <타타타> 가사를 쓰는 데 영감을 받았다고도 하고요. 대외적으로 알려진 스님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책을 진행하면서 곁에서 뵌 스님은 웃음과 눈물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표정 그대로 웃는 얼굴이었고, 인터뷰를 하는 동안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솔직함과 공감! 스님 강연의 인기 비결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하나 더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쉽고 간결한 언어로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불교가 뭐예요, 라는 택시기사의 물음에 스님은 이렇게 답한 일이 있습니다.

"택시를 탔는데 '스님, 불교는 왜 그리 어렵습니까'라고 물어요. 그래서  '불교를 배워보긴 했습니까' 되물었죠. 그랬더니 배워본 적이 없답니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을 맛이 있다 없다 말할 수 있을까요? 불교, 참 쉽습니다. 부처님 법문 중에 제일 유명한 법문이 ‘칠불통게七佛通偈’입니다. 일곱 부처님이 전하는 게송이란 뜻인데, 우리말로 풀면 이렇습니다. '모든 악惡은 짓지 말고 모든 선善은 받들어 행하라. 언제나 그 마음을 깨끗이 하면 그것이 부처님 가르침이다.' 여기에 불교의 처음과 끝이 다 들어 있습니다. 

조금 설명을 더하면, 날마다 악을 제어하고 선한 일을 키우면 마침내 선악이 없는 경계에 이릅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처음에는 선을 행하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선도 행하지 말라고 합니다. 선을 행하려 노력하기보다 마음에 악한 생각이 없어지면 그게 선이라는 것입니다. 선은 본래 없는 것입니다. 응병여약應病與藥, 병이 있으니 약이 필요하다는 뜻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선도 악도 없는 깨끗한 마음에 이르는 것, 그것이 곧 깨달음이자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또 ‘깨달음’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삶은 고苦라고 합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고통이 생깁니다. 그 고통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심하면서 지혜가 생깁니다. 그게 깨달음입니다. 깨달음은 어떤 특별한 무엇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보았던 것들 중에 지금까지 잘못 이해하고 판단했던 것을 바로 보고 이해하고 행하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이 책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는 스님이 스스로의 삶을 통해 증명해온 불교를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붓다의 출생에서 출가, 성도, 열반의 모습 그리고 붓다의 가르침을 이어온 수많은 선사들의 경구들을 인용하여 불교란 무엇인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담았습니다. 그 경구들만 읽어도 마음에 조그만 파문이 일어납니다. 

어떤 훌륭한 사상, 좋은 글, 뛰어난 가르침보다 ‘삶’이 먼저입니다. 논리와 이해보다 ‘공감’이 먼저여야 합니다. 공부해서 깨달은 바를 타인에게 베푸는 것, 즉 개인적 수행과 사회적 실천이란 2가지 목표를 이뤄온 스님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르침입니다.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은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과 손이 그 천 개의 눈과 손이 되어 아픈 이들을 지켜보고 보듬을 때 세상은 살만해질 것입니다. 스님의 말입니다.

“우리 사회엔 공감 능력이 부족합니다. 소외 받고 아픈 사람들도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경제적 도움이 아니더라도 가슴 아파하고 눈물 흘려주는 공감이 중요하지요. 사회복지, 하면 장애인시설, 노인요양원 이런 것을 생각하는데 그거 아닙니다. 설움을 함께 해주고 같이 살아가자는 마음이 사회복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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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바까 2020-01-07 16:20:22
감동입니다. 스님의 가르침 잘 따를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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