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 명상법이 그렇게 대단해? 도대체 '공'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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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 명상법이 그렇게 대단해? 도대체 '공'이 뭐길래....
  • 주성원
  • 승인 2019.04.30 17: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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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론 - 용수의 사상·저술·생애의 모든 것

                   가츠라 쇼류·고시마 기요타카 공저 | 배경아 옮김 | 25,000원

 

공(空) 명상법이 그렇게 대단해?

 

도대체 '공'이 뭐길래....

 

얼마 전 불광미디어에서 “공(空)에 관한 명상이 마음챙김 명상보다 효과적”이라는 제목의 해외 기사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불교적 명상 붐을 일으킨 수행법이며, 그 효과는 많은 뇌과학 전문가들과 심리학자들에 의해 입증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챙김 명상보다 공함을 명상하는 게 더 좋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영국 더비대학교 연구팀에서 수행가들을 대상으로 ‘공에 관한 명상’과 ‘마음챙김 명상’을 했을 때 차이를 비교 분석했는데, 공함을 명상했을 때가 마음챙김 명상을 했을 때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24% 감소시키고, 애착을 10%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그 ‘공’입니다. “색이 즉 공이요, 공이 즉 색이다”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 ‘이도 공이요, 저도 공이니 전부 공’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공’이란 무엇일까요? 마음챙김 명상보다 공함을 명상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면, 먼저 명상하기 전에 공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이해했다고 착각을 하면 큰일이 난다고 합니다. “공을 잘못 이해하면 맨손으로 독사를 움켜쥐는 것처럼 어리석은 자를 파멸시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공마저 없다고 하는 공’의 이론 속으로 빠져들면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공’을 제대로 배우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空)사상의 체계를 정립한 『중론(中論)』을 읽어야만 합니다. 근대 서양 철학자들도 매료시킨 『중론』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 논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 논서는 1~2세기경 인도에서 활동했던 나가르주나(용수)의 저술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티베트, 일본 등 대승불교 문화권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운문 형식으로 축약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단지 번역서를 읽는다고 해서 『중론』과 공의 이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기사의 내용처럼 ‘공’에는 우리의 의식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뛰어난 효과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론 - 용수의 사상·저술·생애의 모든 것』은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그 이유는 이 책의 머리말만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중론』의 게송을 완역한 가츠라 쇼류 박사는 세계적인 불교학자이자 산스크리트 학자입니다. 가츠라 박사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 “구마라집(鳩摩羅什, 기원후 4~5세기)의 유려한 한역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한문, 티베트어 번역이 있고, 영어와 프랑스어 번역 등 현대 서구어 번역판도 다수 있습니다. 또한, 우이 하쿠주(宇井伯壽),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와타나베 쇼코(渡辺照宏), 히라카와 아키라(平川彰) 등 일본의 쟁쟁한 인도철학자, 불교학자들도 일본어로 번역해 출판했습니다. 번역 이외에도 용수와 『중론』에 관한 학술서, 연구논문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펴내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최근 상스끄리뜨 불전(佛典)의 사본연구 성과 중 하나로 베이징 대학의 예샤오융(叶少勇) 박사가 『중론송: 범장한합교·도독·역주(中論頌: 梵藏漢合校·導讀·譯註)』를 출판했기 때문입니다. 예 박사의 저술은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중론』의 비판적 교정본입니다. 따라서 이 교정본을 저본으로 새롭게 번역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 내용은 가츠라 박사가 기존의 모든 『중론』 번역을 면밀히 검토했고, 최신 사본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론』을 다시 번역할 필요성을 역설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중론』의 최신 연구가 담긴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말 마지막에 담긴 인사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책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주신 여러 선생님과 선배, 학우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960년대 교토대학 문학부에서 가르침을 주셨던 나가오 가진(長尾雅人) 선생님, 프리츠 스탈(Frits Staal) 박사, 일본 불교학계에서 크게 존경받아온 오지하라 유타카(大地原豊), 핫토리 마사아키(服部正明), 가지야마 유이치(梶山雄一) 세 분 선생님, 토론토대학에서 유학할 때 『중론』을 전부 읽고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가르쳐 주셨던 워르더(A. K. Warder) 선생님, 캘거리(Calgary)대학에서 『중론』 전체를 학생들과 함께 영역할 기회를 주셨던 레슬리 가와무라(Leslie S. 河村) 선생님, 중관철학 연구의 모범을 보여주셨던 단치 데루요시(丹治智義) 선배님, 많은 용수 연구 논고를 집필하여 큰 도움을 준 사이토 아키라(斉藤明) 박사, 영어 번역 작업을 함께 했던 시더리츠 박사, 그 번역을 비판적으로 서평 하여 여러 부분을 돌아보게 하고, 이 책을 간행하는 계기를 준 앤 맥도널드(Anne MacDonald) 박사 그리고 『중론』을 수업에서 함께 읽었던 모든 학생들에게 마음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언급된 학자들은 하나같이 세계적인 불교학자들입니다. 한국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학자라면 이 학자들이 쓴 저서를 한 번쯤은 접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가츠라 박사의 학문적 토대가 넓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했고, 학계의 철저한 검증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획기적인 현대어 번역으로 지금까지 나온 어떠한 『중론』 번역보다 뛰어나다고 독자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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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9-05-06 19:27:30
좋은 책 번역해 만들어주시고,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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