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제자 이야기] 아나율 존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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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제자 이야기] 아나율 존자1
  • 이미령
  • 승인 2019.04.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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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다’라는 말을 모르는 어린 왕자

부처님 10대 제자 가운데 천안제일 아나율(Anuruddha)은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인물입니다. 무엇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점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아나율은 석가족 감로반왕의 아들로, 석가모니 부처님과는 세속 인연으로 따지자면 사촌지간입니다. 귀족이나 왕족 태생들이라면 누구라 할 것 없이 재물과 권력과 명예가 따르겠지만 아나율은 더욱 특별합니다.

그는 단 한 번도 부족, 결핍을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유명한 이야기가 있지요. 아나율이 어려서 왕가 친구들과 놀이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시녀들이 부지런히 과자를 나르고 있었는데, 워낙 원기 왕성하게 뛰놀던 어린 왕자들은 금세 과자를 다 먹어치웠습니다. 아나율이 시녀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님에게 가서 과자를 조금 더 내어달라고 말하려무나.”

하지만 내오는 족족 과자를 다 먹어버렸기 때문에 과자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시녀에게 일렀습니다.

“아나율에게 가서 ‘없다’고 말하여라.”

시녀는 아나율에게 가서 이 말을 그대로 전했지요.

“왕비님께서 ‘없다’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나율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합니다.

“그럼, 어머님에게 가서 그 ‘없다’라는 과자를 달라고 하렴.”

이 정도면 그를 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도련님이라 하는지 짐작하실 것입니다. 아예 ‘없다’라는 말을 모를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일러줘야 이제는 먹을 과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요?

시녀에게서 이 말을 전해 들은 어머니는 과자를 담아서 내가던 황금 접시를 빈 채로 들려 보내면서 이 빈 접시를 아나율에게 보여주라고 일렀습니다. 하지만 시녀가 빈 접시를 들고 아나율 앞에 당도하기 전에 접시가 묵직해졌습니다. 어느 사이 과자가 수북하게 담긴 것입니다. 그러니 아나율에게 있어 ‘없다’는 것은 말 그대로 그의 사전에는 없는 말인 셈입니다. 그야말로 먹을 복 하나는 제대로 타고난 사람입니다. 이 놀라운 복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불본행집경』)

|    그가 마시면 감로수가 된다

아나율이 아버지와 함께 농장을 감독하고 생업을 살피러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한참을 다니다 보니 목이 말랐습니다. 아나율은 근처 물가로 가서 물을 떠 마셨습니다. 물은 더할 나위 없이 청량하고 달콤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이 물가에서 물을 떠먹는 모습을 본 아버지 감로반왕이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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