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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 에세이] 천 년의 수도 경주에서 미술사학의 길을 개척하다
서예전.1968년 결혼 직후

대학 시절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칠 뻔했다. 거의 매일 일기를 썼다는 것을 지나칠 수 없다. ‘동시에 문학이며 동시에 철학이며 동시에 음악이며 동시에 그림이며 동시에 글씨이며 동시에 종교인 그 무엇을 추구한다’고 매일 노래처럼 읊조렸다. 그 꿈이 먼 훗날 이루어진 것은 대학 시절 막연히 열망했던 소망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일기는 매일 쓰다가 잊어버렸다가 다시 쓰곤 했는데 최근 15년 동안은 매일 일기를 빠트리지 않고 쓰고 있다. 최근 일어난 새로운 학문의 변화 과정을 기록해 두고 있는 것은 대학 시절의 습관 때문이리라.

그리고 매일 음악을 들었다. 그 계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박판길 음악 선생님이 만들어 주셨다. 어느 날 음악 시간에 박 선생님은 포터블 축음기를 들고 교실로 들어오시더니 턴테이블에 레코드 한 장을 올려놓고 드보르작의 제9교향곡, <신세계로부터>를 틀어주셨다. 당시에는 라디오뿐이어서 축음기는 보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예 구경할 생각도 못 할 때였다. 클래식은 들어본 적도 없을 때라,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에 몰입하여 깊은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신세계 교향곡은 참으로 나에게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그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차라리 충격이었다. 눈을 떠 보니 현실이 그대로 신세계였다. 먼 훗날 내가 인류의 문화사에서 신세계를 열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시에 미군 방송에서 밤 9시부터 12시까지 클래식을 들려주었고 아침 5시부터 8시까지 재방송이 있어서 매일 6시간씩 클래식을 들었다. 반복해서 들으니 모르는 음악이 없을 정도였다. 그 후 지금까지 동서양의 모든 장르에 걸쳐 음악과 함께 살고 있다.

강우방  bulkwang_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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