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우리 시대 새로운 신학적 화두, ‘비어 있음과 약함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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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우리 시대 새로운 신학적 화두, ‘비어 있음과 약함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신’
  • 이상철 목사
  • 승인 2019.04.25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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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종교라는 난제

‘탈종교 시대, 기독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는 21세기 다원화된 세계 속에서, 이전 시대보다 복잡한 지적인 지형과 혼종적인 문화적 맥락 속에서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과 연결된다.

탈종교로 번역 가능한 영어 단어는 ‘Post-Religion’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Post-Religion’은 접두어 ‘Post-’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뜻이 다르다. ‘Post-’라는 접두어가 두 가지로 의미로 해석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는 ‘After’의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Ex-’의 의미다. ‘After’는 ‘후에, 나중에, 후반’의 뜻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농구 경기의 후반전을 생각해보라. 농구 후반전은 전반전의 점수와 선수들의 경고 누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시작된다. 이런 식으로 ‘Post-’를 해석할 경우 Post Religion은 기존 종교의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그래서 기존 종교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Post-Religion이 되는 것이다.     

반면 ‘Ex-’, 즉 ‘탈(脫)’이라는 접두어에서는 ‘결렬, 단절’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Post-Modernism에서 Post를 ‘결렬, 단절’로 해석할 경우, 이때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에 대한 미련을 버리자는 것이다. 주로 프랑스 철학을 지적 배경으로 하는 탈근대주의자들은 이성, 계몽, 주체, 진보와 같은 거대담론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이와 같이 단절과 결렬로 Post를 이해하면 Post Religion은 기존 종교와의 차별, 혹은 더 나아가 기존 종교의 해체까지를 의미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떤 Post에 끌리는가? 연속인가, 아니면 단절인가. Post Religion의 Post가 연속이든 단절이든 어느 쪽이든 간에, 포스트라는 접두어를 해석할 때 우리는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결국 ‘탈종교’는 기존 종교에 대한 비판적 계승, 혹은 기존 종교와의 혁명적 결렬을 동시에 지니는 짝패라 할 수 있다.

|    기독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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