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 신앙, 염불 수행의 고전 『왕생요집』 국내 최초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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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 신앙, 염불 수행의 고전 『왕생요집』 국내 최초 완역
  • 이상근
  • 승인 2019.03.26 10: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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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생요집 - 수행과 구원의 서사>
겐신[源信] 지음 | 김성순 옮김 | 464쪽 | 25,000원

 

정토 신앙, 염불 수행의 고전 『왕생요집』

국내 최초 완역

 

군웅할거의 대혼란기에 정적을 제압하고 일본을 통일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 그에게도 좌절의 시절이 있었다. 이미가와 요시모토군의 첨병 부대 대장으로 오케하자마 싸움에서 오다 노부나가에게 대패하자 고향인 오카자키의 대수사(大樹寺)에 들러 그곳에서 할복을 하려고 한 것이다.
그때 대수사의 주지 ‘토요’라는 스님은 이에야스에게 “염리예토(厭離穢土) 흔구정토(欣求浄土)”라고 하면서 할복을 만류한다. “염리예토 흔구정토”는 이후 평생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좌우명이 된다.  자신이 이끄는 군대의 우마지루시(신분 및 무위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깃발)에도 “염리예토(厭離穢土) 흔구정토(欣求浄土)”를 새겨넣고 다녔다.
그런데 “염리예토(厭離穢土) 흔구정토(欣求浄土)”는 일본 승려 겐신(942~1017)이 마흔셋 되던 해인 984년(혹은 985년) 저술한 책 『왕생요집(往生要集)』의 대문(大文) 첫 번째와 두 번째다.
“더러운 세상을 멀리하고 기꺼이 정토를 찾는다.”는 말이 군사용 깃발에 가당키나 한 것인지는 차치하고 겐신의 『왕생요집(往生要集)』이 열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일본 불교계는 이 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호넨(法然, 1133~1212) 스님에 의해 정토종(淨土宗)이 열렸다. 이후 호넨 스님의 제자인 신란(親鸞, 1173~1262)은 정토진종을 창종했고, 정토진종은 현재까지도 규모는 물론 영향력에서도 일본 불교 최대 종파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 문학의 최고 걸작이라는 11세기 『겐지이야기』 역시 『왕생요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왕생요집』은 어떤 책일까?
이 책은 순수한 창작이라기보다는 불교 경전과 중국, 한국의 논서 등에서 정토와 관련된 문헌을 취합한 것이다. 여기에 저자 스스로 묻고 답하며 염불 신앙의 당위성은 물론 수행의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인용한 불경이나 논서는 모두 112부 617문(文)이다. 경전이 제일 많이 인용되어 있고 중국의 도작(道綽)·선도(善導)·회감(懷感) 스님의 주석서, 그리고 원효, 의적, 경흥 스님 등 신라 출신 스님들의 논서도 인용되어 있다.
책은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인 등 육도(六道)를 설명한 ① 염리예토(厭離穢土), 극락정토의 십락(十樂)을 설명한 ② 흔구정토(欣求淨土), 극락왕생의 증거를 설명한 ③ 극락증거(極樂證據), 정토왕생의 길을 밝힌 ④ 정수염불(正修念佛), 염불수행의 방법을 설명한 ⑤ 조념방법(助念方法), 임종시 염불을 설명한 ⑥ 별시염불(別時念佛), 염불의 공덕을 설명한 ⑦ 염불이익(念佛利益), 염불의 선업을 설명한 ⑧ 염불증거(念佛證據), 염불의 포용성을 설명한 ⑨ 왕생제업(往生諸業), 의심나는 부분을 문답 형식으로 다시 설명한 ⑩ 문답요간(問答料簡)의 열 개의 대문(大文)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①∼③은 수행의 방편을 밝힌 것이고, ④∼⑨는 왕생의 업인(業因)을 설명한 부분으로 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⑩은 의심을 풀어주기 위해 대개 문답으로 진행한다.

『왕생요집』은 동아시아 정토신앙의 원점(原點)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 단 한 차례도 완역된 적이 없다. 이 책의 역자 김성순 선생님은 서울대 종교학과 출신으로 동아시아 천태종의 염불결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연구자이다. 지난한 시간을 번역에 매달려 꼼꼼하고 충실히 임무를 완수해냈다.

정토 신앙 그리고 염불 수행에 관심 있는 이는 꼭 일독해야 하는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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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2019-03-28 23:26:26
“염리예토 흔구정토”는 이후 평생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좌우명이 된다. 이 부분은 “염리예토 흔구정토”는 이후 평생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좌우명이 된다.를 잘못 적은 것 같은데요?

김수민 2019-03-27 23:18:37
너무 좋은 책
김성순박사님 감사하네요

도요도미 히데요시 2019-03-26 20:18:25
어려운 번역작업을 해주신 김성순 박사님 감사합니다..이제 제대로 조선에 대해 저지른 업보를 조금이나마 면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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