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불교] 굿바이 티베트 / 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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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불교] 굿바이 티베트 / 김천
  • 김천
  • 승인 2019.02.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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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 관한 수많은 영화와 다큐멘터리 중에서 특별히 충격적인 작품이 있다.

독일 감독 마리아 블루멘크론(Maria Blumencron)이 제작한 티베트 3부작이다.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2000)’ ‘굿바이 티베트(2005)’ ‘티베트 탈주(2012)’ 이 세 편의 다큐멘터리는 불쑥 닥친 우연한 계기로 제작됐다. 그럭저럭 알려진 배우의 삶을 살던 마리아 블루멘크론은 한가한 저녁시간 자신의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뉴스를 보고 있었다. 화면에는 사진작가가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보도되고 있었다. 히말라야의 눈밭 속 바위 아래 쪼그리고 앉아 동사한 두 어린이의 사진이었다. 운명은 우연을 가장하여 찾아오는 법이다.

마리아는 다큐멘터리 제작 기획서를 써서 독일국영방송(ZDF)을 찾아가 결국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 다음 과정은 모두 그의 세 편의 다큐멘터리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첫 번째 작품인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Escape Over the Himalayas)’는 그가 뉴스 시간의 사진에서 받았던 충격 이상의 영향을 서구사회에 던졌다. 승려가 되기 위해, 또는 학교에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기 때문이다.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은 그 제작과정의 이야기가 내용만큼 극적이었다.

독일국영방송의 제작지원을 받은 그는 카메라맨과 함께 아무 연고 없이 무작정 중국을 거쳐 티베트로 갔다. 이리저리 수소문 끝에 망명지인 인도 다람살라로 인도하는 길잡이를 찾게 된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함을 두려워한 카메라맨은 병을 빌미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마리아는 망명그룹과 함께 동행하다 중국 경찰에 체포됐다. 엄격한 조사 끝에 그에게 내린 처분은 추방. 아이들은 잡혀갔고 망명그룹을 이끌던 길잡이는 가혹한 고문과 함께 투옥 당한다. 이 과정만 하더라도 매우 혹독한 이야기다. 여기서 그쳤다면 마리아의 세 편의 다큐멘터리는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고난 속에서 좌절을 받아들이고 처음부터 몰랐던 것인 냥 호피하며 원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해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리아는 용기를 잃지 않고 두 번째 치명적인 행동을 결행했다. 네팔로 들어가 티베트 난민사회를 수소문한 끝에 망명자들이 히말라야를 넘는 루트를 알아냈다. 그는 현지에서 동지가 된 카메라맨과 함께 무작정 국경을 넘었다. 국경 수비 군인에게 체포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사살당할 위험도 있었다. 그도 아니라면 히말라야의 혹한에서 길을 잃고 동사할 수도 있었다. 이 모든 장벽을 넘어 결국 그는 히말라야를 넘어 망명길에 나선 아이들을 만나고 만다. 다시 한 번 운명의 순간이 우연처럼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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