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불교개론] “붓다의 참된 가르침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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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불교개론] “붓다의 참된 가르침은 무엇?”
  • 장휘옥, 김사업
  • 승인 2019.01.03 14: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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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승불교의 시작

[대중부・상좌부・유부・정량부라는 인도의 유력한] 네 부파에서 대승과 소승의 구분은 정해져 있지 않다. … 보살을 예배하고 대승경을 읽으면 대승으로 불리고, 그것을 행하지 않으면 소승으로 불릴 뿐이다.” (『남해기귀내법전』-7세기 후반 인도에 유학한 중국 구법승 의정義淨의 인도불교 견문기)

|    인도불교 시대사 구분의 난점과 ‘초기불교’라는 용어의 애매함

인도불교의 역사를 시대적으로 구분할 때, 보통 ‘초기불교’ 다음에 ‘부파불교(=소승불교)’가 전개되고 그 뒤를 ‘대승불교’가 잇는다고 설명한다. 이 도식적 설명은 오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마치 통일신라 시대가 끝나고 난 뒤, 고려가 시작되고, 고려의 멸망과 함께 새로이 조선 시대가 개시되는 것처럼, 초기 → 부파→ 대승으로 전개되어 갔다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초기 → 부파→ 대승’이라는 인도불교 시대사 구분은 왕조의 교체에서처럼 그 당시 사람들이 스스로 정한 시대 구분이 아니다. 근대의 학자들이 사상의 흐름과 교단에 일어난 큰 변화를 중심으로 편의적으로 나눈 구분일 뿐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시대 구분을 하기도 한다. 중국과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의 불교 전통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소승과 대승으로만 구분했을 뿐이다. 

이처럼 인도불교 역사에 대한 이해와 시대 구분이 어려운 것은 자료의 부족 때문이다. 고대 인도에서는 역사적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겨우 개별 부파가 전하는 불교 역사서나 스리랑카의 고대 역사서 등에 근거하여 그 역사를 규명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들 자료의 객관적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은 인도불교 역사의 진실을 찾기 위해 다방면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문과 같은 고고학적 자료, 율장과 부파의 논서, 경전 등에 나오는 관련 부분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서로 연결 짓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언제 획기적인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지 모르며, 그때는 인도불교의 역사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술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승인된 바에 따르면, 불멸 후 100년 정도 지났을 때 계율 등에 대한 견해의 차이로 불교교단에 분열이 일어나 부파들이 생겨났다. 이 최초의 분열을 근본분열이라 부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열은 심화되어 20개에 이르는 부파들로 분열된다. 이러한 부파들에 의해 지속된 불교를 부파불교라고 부른다. 그러다가 기원 전후의 시기에 이르러 기존 부파들의 사상과는 다른 새로운 불교가 일어났으니 그것이 대승불교다. 

그런데 ‘부파불교 시대’라고 하면 대승불교가 흥기하기 전까지만 가리키는 것으로 오해하여, 대승불교 시대에는 부파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승불교 흥기 이후에도 부파불교와 대승불교는 오랜 세월 동안 병존해 왔다. 따라서 ‘부파불교 시대’는 ‘대승불교 시대’ 이후부터는 대승과 서로 겹치는 시기를 갖는다. 한편 ‘초기불교 시대’는 석가모니 생존 시기부터 부파 분열이 일어나기 전까지를 말한다.

서구에서 잉태된 근대 불교학이 동아시아의 전통에서는 없었던 ‘초기불교(Early Buddhism)’라는 구간을 새로이 만든 이유는 변형을 겪지 않은 순수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지속되어 온 시기를 상정하여 그것을 찾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 영향 때문인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초기불교 시대’라고 하면,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아무런 변용 없이 그대로 지속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남아 있는 아함과 니까야가 바로 ‘변용 없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으로서의 초기경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작년 11월호에서 밝혔듯이, 지금의 아함과 니까야는 개개의 부파들이 독립적으로 전승해 온 것이며, 그 전승 과정에서 내용상으로 많은 변용을 겪은 것이다. 이 사실은 이미 학계의 정설이 되어 있다. 이러한 아함과 니까야에서 순수 석가모니의 가르침만을 추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연구를 통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오래되었다고 추정되는 가르침을 가려낼 수는 있으나, 그것이 석가모니 가르침 그대로라고는 결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이 현 단계 초기불교 연구의 실정이다.

변용 없는 순수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친설親說’이라고 부른다면, 친설만이 지속되던 ‘초기불교 시대’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친설만을 담은 경전이나 율장은 없고, 현 단계에서 100% 친설이라고 객관적으로 단정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렇다면 초기불교 시대는 그 면모를 알 수 없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시대가 아닐까?

불교학에서 말하는 ‘초기불교’는 학자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으나, ‘친설의 불교’라기보다 ‘부파가 전승한 아함・니까야・율장 등에서 추출한, 상대적으로 더 오래된 불교’에 가깝다. ‘초기경전’도 ‘통째로 친설 그 자체인 아함과 니까야’가 아니라 ‘아함과 니까야 중에 오래된 부분(古層)으로 입증되는 경전 또는 경전의 일부’로 국한된다. 

우리나라의 거의 대다수 불교인들은 초기불교를 ‘친설의 불교’, 초기경전을 ‘친설 그 자체인 아함과 니까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학계에서는 방금 전에 언급했듯이 그렇게 보지 않는다.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만 의미하는 바는 각각 다르다. 한쪽으로 치우친 신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중도의 시각에서 냉철히 보는 것이 불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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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불교나 2019-02-03 06:36:13
서양불교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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