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닦는 일을 흔히 길에 비유했다. 수행의 이치를 도道라 하며 수행의 길을 나선 이들을 도인道人이라 부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흔한 표현이다. 부처님은 깨달음에 이른 후 평생 길을 걸었고, 길을 찾는 이에게 나가야할 길을 일러주셨다. 그 길은 지금껏 이어져 온다. 불교를 달리 말하자면 삶의 올바른 길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사단법인 나란다불교학술원이 주최하여 경주 황룡원에서 행한 보리도차제실참대법회菩提道次第 實參 大法會는 바로 그 길을 묻고 그를 따라 수행하여 의심 없이 앞서나가자는 법회였다. 법회의 이름조차 낯선 보리도차제실참대법회. 보리도차제는 무엇이고 실참법회는 또 무엇인지. 이 법회는 무엇 때문에 법석을 폈는지 이름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보리도차제’는 티베트의 위대한 스승 쫑카파 대사가 지은 논서의 이름이다. 티베트 말로 ‘람림Lamrim’, 람은 길이며 림은 순서를 뜻한다. 그러므로 그 이름의 의미는 대략 ‘깨달음의 길로 향하는 올바른 순서’이며 보리도 수행의 순서라는 뜻도 지닌다. ‘보리도차제’란 중생이 보리심을 내어 보살의 길을 걸으며 종내 부처가 되기 위한 바른 순서를 설명한 논서이다.
600여 년 전 이 책이 발표된 이래 티베트불교의 교리는 대부분『람림』의 체계를 따른다. 티베트 불교와 수행을 이야기할 때 『보리도차제론』, 『람림』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람림』을 의지하는 것은 쫑카파 대사의 탁월한 식견이 담겨 있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대사는 모든 경전과 나란다 대학의 전통, 용수, 무착에 이어 아티샤에 이르도록 쌓아온 대승 교학 전반을 체계적으로 엮어 교학과 수행의 모든 면모를 망라했다. 근기에 따라 『보리도차제론』의 가르침과 수행방법을 쫓다보면 결국 마음을 제대로 닦는 수행의 바른 길을 걸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것도 아주 간결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수행자를 이끌고 있기에 오래도록 수행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월간불광 과월호는 로그인 후 전체(2021년 이후 특집기사 제외)열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