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붓다] 예술가의 명상법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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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붓다] 예술가의 명상법展
  • 마인드디자인(김해다)
  • 승인 2018.12.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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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

명상에 대한 관심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요즘, 미술계도 예외는 아니다. 오랜 세월 안국동에 자리하 고 있던 사비나미술관은 도심 속 사색과 명상을 유도하는 전시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로 북한산 자락이 한 눈에 보이는 명상의 방을 갖춘 5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하여 진관동으로 이전하기까지 했다. 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사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재탄생하겠다는 것이다. 그 첫 출발로 예술가의 명상 법을 소개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 예술가의 명상법>展에서 자기만 의 방식으로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고 세계를 사유하는 국내외 27명(팀) 예술가를 만나보았다.

 

| 예술로 현재를 호흡하다

해는 매일 아침 반복하여 떠오르지만 오늘 뜬 해는 어제 뜬 해, 지난주 에 뜬 해와는 다르다.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은 매 순간들이 모여 하루 가 되고, 일 년이 되며, 삶 전체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산다. 허윤 희 작가는 매일 산책길에 나뭇잎 한 장씩을 채집하여 종이에 옮겨 그리 고, 그날의 단상을 적은 <나뭇잎 일기> 작업을 해왔다. 쉬지 않고 변화하 는 자연처럼 시시때때 변화하는 작가의 이야기들. 작가가 호흡했던 ‘현 재’들은 계절의 변화가 그러하듯 조용하지만 생동하고 있었다.

또 다른 방식으로 순간을 명상하는 최병소 작가는 40년 동안 신문지 글씨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볼펜과 연필로 선을 그어왔다. 그의 누적된 ‘현재’들은 잉크가 되어 신문지 위에 묵묵히 자리한다. 그리기와 지우기, 채우기와 비우기, 의미와 무의미의 양극단을 넘나드는 작가의 행위는 모 래 만다라를 조성하는 티베트 수행자의 몸짓처럼 공空하다.

2층 전시장 한가운데, 공중에 매달린 숯들의 집적이 커다란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박선기 작가의 <An agregation>이다. 한 생각에 사로잡 혀 생멸生滅에 집착하는 마음이 이런 모습일까. 다 타버린 숯이 공간의 지배자가 되어 부유하고 있었다.

 

| 예술이 제안하는 유쾌한 명상

명상 자체를 예술적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본 3층 전시장의 작품들도 눈 에띈다.리즈닝미디어의<Hello Inside>는관람객이성별,나이등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자율신경계를 측정하는 ‘생체인식센서’를 이용해 스 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면, 빅데이터 분석으로 스트레스 유형을 분류하 여 명상법을 제안해준다. 관람객은 절구에 쌀을 넣고 갈거나, 얇은 티슈 를 일정한 간격으로 자르는 등 한 가지 행위에 집중하며 사로잡혀있던 생각을 잠시 내려놓는 체험을 하게 된다. 또 다른 관객 체험형 작품인 이준 작가의 <팝콘 마인드>는 ‘뇌파인식 헤드셋’을 쓰고 가만히 집중하 고 있으면, 뇌파의 에너지가 팝콘메이커를 구동시켜 ‘타닥!’ 하고 ‘생각 팝콘’이 튀겨지도록 고안된 작품이다. 마주보이는 화면에는 마치 머릿 속에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생각들처럼 오픈소스 데이터에서 추출한 단어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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