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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書狀)선(禪)에 대한 칼끝 같은 요지를 담은 편지 62
  • 청림지상 스님
  • 승인 2018.12.18 13:28
  • 호수 0
  • 댓글 0
서장
저작·역자 청림지상 역해 정가 33,000원
출간일 2018-12-20 분야 불교
책정보

판형_163*230mm|542쪽|ISBN 978-89-7479-490-3 (0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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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선禪 공부의 시작이면서 끝, 『서장』!
지상 스님의 치열한 번역과 주해로 다시 만나다

『서장書狀』은 중국 송나라 때 대혜종고 스님이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에게 ‘간화선에 관한 요지’를 담아 보낸 62편의 편지글이다. 팔만장경 속의 부처님 말씀과 조사들의 가르침 그리고 제자백가의 논서를 거침없이 활용하여 바른 수행법을 담은 이 책은 천고千古의 절서節序로 평가받는다. 한마디로 『서장』은 깨달음에 이르게 하고 깨달음을 점검하는 글이며, 마음 쓰는 법을 가르치는 용심서用心書이면서 깨달은 뒤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말한 수행서이다.

한국불교 전통강원 필수교재로 주로 스님들 사이에서 읽혀진 『서장』은 1999년 법주사, 직지사 강원에서 공부를 지도한 지상 스님이 완역하면서 대중서로서는 최초로 출간되었다. 20여년 만에 개정된 이 책은 지상 스님이 중국에 6년 동안 유학을 다녀오면서까지 그간 문장에 품었던 의문을 풀고, 오류는 바로잡고, 본문과 주에 대한 전거와 출처까지 샅샅이 밝혀 선禪 공부, 마음공부에 대한 완벽한 참고서와 길잡이로서 가치가 높다.

저자소개 위로

청림지상 역해
1986년 통도사에서 출가하여 대교과大敎科를 졸업했다. 출가 전 송광사 구산 스님에게 ‘문수생도호구노부부文殊生屠戶救老夫婦’ 화두를 타고서 이미 간화선(禪)의 깊은 맛을 보았고 통도사 선원에서 정진하였다. 법주사, 직지사 강원의 사집四集 중강(中講, 스님들이 경전 공부할 때 질문에 답을 해주는 사람)을 역임했고, 승가대학원(전통강사전문교육원), 북경수도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언양 용화사 주지와 울산불교방송 본부장을 역임했다.


대혜종고(1089~1163) 지음
간화선을 대성시킨 선승禪僧. 속성은 해奚, 자字는 담회曇晦다. 호는 묘희妙喜, 운문雲門, 시호諡號는 보각선사普覺禪師이다. 1164년 송나라 효종에게 ‘대혜선사’의 칭호를 받았다. 1089년 선주宣州 영국현寧國縣에서 태어나 12세에 출가하여 혜제慧齊와 소정, 문준文準의 수하에서 수행하다가, 원오극근圜悟克勤과 동경(開封)에 머물면서 크게 깨친大悟 뒤에 원오圜悟의 법法을 잇고 인가를 받았다. 고요한 가운데 마음을 비춰보는 묵조선의 폐단을 타파하고, 오직 화두 참구로 끝내 깨달음에 이르는 간화선 선풍을 일으켰다. 북송 말부터 남송 초까지 매우 혼란했던 시기에 스님의 가르침은 지식인들과 수행자를 넘어 시대적으로 큰 빛이 되었으며, 한국과 일본 불교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저술로는 그의 어록을 정리한 『대혜보각선사어록』, 『대혜보각선사보설』이 있으며, 『대혜보각선사종문무고』, 『대혜보각선사법어』, 『선림보훈』 등도 전해진다.

목차 위로

추천사
해제
대혜 선사 행장
대혜보각선사서

1. 증 시랑이 참선 공부법을 묻는 편지(曾侍郞 問書)
2. 증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答 曾侍郞)
3. 증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4. 증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세 번째(又)
5. 증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네 번째(又)
6. 증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다섯 번째(又)
7. 증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여섯 번째(又
8. 이 참정의 도道를 묻는 편지(李叅政 問書)
9. 이 참정에게 답하는 편지(答 李叅政)
10. 이 참정의 도道를 묻는 편지- 두 번째(又, 問書)
11. 이 참정에게 답하는 편지(答)
12. 강 급사에게 답하는 편지(答 江給事)
13. 부 추밀에게 답하는 편지_ 첫 번째(答 富樞密)
14. 부 추밀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15. 부 추밀에게 답하는 편지_ 세 번째(又),
16. 이 참정에게 답하는 별도의 편지(答 李叅政 別紙)
17. 진 소경에게 답하는 편지(答 陳少卿)
18. 진 소경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19. 조 대재에게 답하는 편지(答 趙待制)
20. 허 사리에게 답하는 편지(答 許司理)
21. 허 사리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22. 유 보학에게 답하는 편지(答 劉寶學)
23. 유 통판 언충에게 답하는 편지(答 劉通判)
24. 유 통판에게 답하는 편지_두 번째(又)
25. 진 국태부인에게 답하는 편지(答 秦國太夫人)
26. 장 승상에게 답하는 편지(答 張丞相)
27. 장 제형 양숙暘叔에게 답하는 편지(答 張提刑)
28. 왕 내한에게 답하는 편지(答 汪內翰)
29. 왕 내한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30. 왕 내한에게 답하는 편지_ 세 번째(又)
31. 하 운사에게 답하는 편지(答 夏運使)
32. 여 사인에게 답하는 편지(答 呂舍人)
33. 여 낭중에게 답하는 편지(答 呂郞中)
34. 여 사인에게 답하는 편지(答 呂舍人)
35. 여 사인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36. 왕 장원에게 답하는 편지(答 汪壯元)
37. 왕 장원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38. 종 직각에게 답하는 편지(答 宗直閣)
39. 이 참정에게 답하는 편지(答 李叅政)
40. 증 종승에게 답하는 편지(答 曾宗承)
41. 왕 교수에게 답하는 편지(答 王敎授)
42. 유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答 劉侍郞)
43. 유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44. 이 낭중에게 답하는 편지(答 李郞中)
45. 이 보문에게 답하는 편지(答 李寶文)
46. 향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答 向侍郞)
47. 진 교수에게 답하는 편지(答 陳敎授)
48. 임 판원에게 답하는 편지(答 林判院)
49. 황 지현에게 답하는 편지(答 黃知縣)
50. 엄 교수에게 답하는 편지(答 嚴敎授)
51. 장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答 張侍郞)
52. 서 현모에게 답하는 편지(答 徐顯模)
53. 양 교수에게 답하는 편지(答 楊敎授)
54. 누 추밀에게 답하는 편지(答 樓樞密)
55. 누 추밀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56. 조 태위에게 답하는 편지(答 曺太尉)
57. 영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答 榮侍郞)
58. 영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又)
59. 황 문사에게 답하는 편지(答 黃門司)
60. 손 지현에게 답하는 편지(答 孫知縣)
61. 장 사인에게 답하는 편지(答 張舍人)
62. 탕 승상에게 답하는 편지(答 湯丞相)
63. 번 제형에게 답하는 편지(答 樊提刑)
64. 성천 규 화상에게 답하는 편지(答 聖泉珪和尙)
65. 고산 체 장로에게 답하는 편지(答 鼓山逮長老)

후기
마무리를 지으면서

상세소개 위로

소식, 왕안석 등 지식인들이 추구한 최고 행복의 길, 『서장』
선승이 모든 걸 버려도 이 책만은 걸망 속에 짊어지고 다닌 이유

대혜종고 스님(1089~1163)은 중국 송나라 시대의 선승으로 간화선을 창시했다. 『서장』은 스님이 사대부들에게 간화선을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 편지로, 제자 혜연慧然이 기록하고 정지淨智 거사居士 황문창黃文昌이 중편했다. 소식, 왕안석, 범중엄, 엄우 등 당시의 뛰어난 문장가들은 선禪의 최고 경지인 깨달음을 통해 그들의 삶을 완성시키려 하였고, 또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려고 애썼다. 수많은 낙樂거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을 즐거움으로 삼은 지식인들이 추구한 참 가치는 바로 명예와 물질을 초탈한 삶에 있었다.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세세한 가르침을 담은 책이 『서장』이다.

본래 제목은 『대혜보각선사서大慧普覺禪師書』로 『임제록』 『벽암록』 『허당록』 등과 함께 선불교의 칠부서七部書로 일컬어져 왔으며, 예로부터 스님들에게는 참선의 지도서로서 ‘『육조단경』을 스승으로, 『서장』을 도반으로 삼는다’는 말이 전해진다. 선방 수좌들이 ‘다른 모든 것은 다 버려도 걸망 속에 이 책만은 짊어지고 다녔다’고 할 만큼 『서장』은 선禪 수행의 완벽한 길잡이로서 평가받는다.


세상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사람을
찾는 아주 쉬운 방법, 간화선

간화선看話禪은 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참선법으로, 묵묵히 앉아서 자신을 비추어보며 깨달음을 얻는다는 좌선의 폐해를 비판하며 등장했다. 화두를 들고 거기에 간절히 의심을 일으켜 마침내 삼매에 든 상태에서 화두를 타파, 깨침에 이르는 수행법이 간화선이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몰입하고 두드려 말길과 생각의 길이 끊어진 그곳, 편안함과 고요함 속에서 온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똑같다는 평등일여, 불성佛性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서장』은 편안하고 고요한 선정禪定으로 이끄는 간화선의 안내서이다. 간단명료하면서도 시원시원하게, 철저하면서도 친절한 설명은 물론 지식인들이 자만하여 자칫 잘못된 길에 들어서지 않도록 수많은 예와 은유, 비유를 들어 옆길로 새지 않도록 한다. 선禪뿐만 아니라 경전의 큰 뜻도 본래 문장이나 글재주에 있지 않지만, 대혜 스님의 뛰어난 문장이 주는 묘미는 매우 특별하다. ‘한문의 매력과 깨달음의 깊은 심경’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문장은 종교적 이견異見은 접어두고라도 ‘한 편의 문장’으로 꼭 읽어볼 만한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언어 문자로 가리킬 수 없는 ‘길이 없는 길’에서 대혜 스님의 문장은 방편의 배로서, 그 길을 ‘마치 구슬이 쟁반을 튕기지 않아도 저절로 구르듯’ 따라가면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니, 손가락을 버리고 달을 보게 되는 이치에 닿게 된다.

“대혜 스님은 또 지식에 물들고 번뇌 망상으로 피곤한 그들에게 단지 배고프면 밥 걱정 추우면 땔나무 걱정뿐인 서너 집밖에 되지 않은 산촌의 범부처럼 “어리석고 둔함으로 도道에 들기를” 권하였다.” (-8쪽 ‘해제’ 중에서)


오늘 우리는 『서장』을 어떻게 읽고 적용해야 할까?
길 없는 길에서 나아가게 하는 선禪의 힘

『서장』은 사대부와 지식인, 즉 스님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간화선 공부법을 설한 내용이다. 한 문장 한 문장 읽다 보면 ‘마음에 와 닿는 글귀’나 ‘의문이 가는 글귀’가 생긴다. 그걸 가지고 일상생활 속에서 계속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풀어가는 것이다. ‘의문이 생겨야 일이 풀린다’. 이것이 『서장』의 핵심이다. 대혜 스님은 “원컨대 여러 가지로 잘 견뎌내어서 처음부터 끝까지(始終) 오직 오늘같이만 공부해간다면 불법佛法과 세간법이 하나가 되리라. 싸우면서 밭 갈기도 하며 오래오래 익힌다면, 단 한 번에 둘을 얻으리니.”라고 말했다. 끈질기게 붙들면 자연스럽게 화두일념에 들게 되고 본래 심성자리를 보게 되기에 이른다. 그렇게 화두를 타면 집중력과 내면의 무한한 기억(종자)들이 화두를 통해 정리가 되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보고 듣고 배웠던) 정보(종자)를 종합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게 된다. 예를 들면, 정치가는 정치의 막힌 부분을 해소해 새로운 길을 찾고, 경제인은 경제를, 교육인은 교육의 해법을 찾게 된다. 이 모두가 화두 공부하는 과정에 생기는 현상들이다. 각박하고 불행이 넘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역자 지상 스님은 화두 수행으로써 극복하기를 권한다.

“어렵고 각박함은 바로 별업(別業, 개별적으로 받는 업)과 공업(共業, 공통적으로 받는 업)으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서 스스로 받는 것으로, 이 또한 참된 성품을 여의었기에 일어납니다. 각박함은 사람들의 마음이 황폐해졌다는 증거입니다. 각박하고 갑갑할수록 간화선 공부를 통해 그 각박한 마음을 고요함과 편안함의 약으로 다스려 본래 우리들이 가졌던 탐진치를 떠난 맑고 밝은 마음을 회복시키는 게 제일 좋은 처방입니다. 침서枕書로 머리맡에 두고 틈틈이 읽는다면 본래 마음자리로 반드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스무 살, 화두 수행으로 선 수행의 안목을 갖춘 이래
20여 년 『서장』 역해에 주력해온 지상 스님

이번에 출간된 『서장』은 지난 1999년 번역 출간한 것을 새롭게 개정한 것이다. 역자인 지상 스님은 법주사, 직지사 강원에서 『서장』을 지도한 이래 죽 『서장』에 대한 공부를 놓지 않았다. 그러나 막히는 한자에 답답함을 느끼고 바른 풀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북경수도사범대학에서 공부하고 6년 만에 귀국, 다시 『서장』 번역에 매달렸다. 의문을 풀고, 오류는 바로잡고, 본문과 주에 대한 전거와 출처까지 샅샅이 밝혀 개정판을 완성했다. 그토록 스님을 『서장』에 푹 빠지게 한 계기는 무엇일까?

“사집 중강 시절 서장을 강의하다가 한문이 안 넘어가 서장을 읽고 또 읽다 보니 오늘날까지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 못 가고 헤맬 때 우연찮게 간화선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무 살, 갈 수 있는 절은 다 가보고 만날 수 있는 선지식은 다 만났어요. 그러다 송광사 구산 스님에게서 ‘문수생도호구노부부文殊生屠戶救老夫婦’ 화두를 받았습니다. “60이 넘은 백정 부부가 깊은 산속 절에 매일 와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하기에 문수보살이 감동하고서 그 집 아들로 태어납니다. 그런데 아이(문수보살)는 한참 귀여움을 떨 나이에 죽게 되는데, 소를 가리키며 ‘엄마 이것 줘! 아빠 저것 줘!’ 하자, 백정 부부는 소의 간, 콩팥, 안심 등심 등등 가리키는 부위를 다 주었으나 아이는 ‘아니야! 아니야!’ 하며 죽어갑니다. 구산 스님은 저에게 ‘문수보살이 뭘 찾았겠어?’ 하고 수수께끼 같은 물음을 던져주셨는데, 그걸 알아맞히려고 밤이나 낮이나 그 생각만 하다가 계속 죽 이어지더니 나도 모르게 오매일여寤寐一如의 깊은 선정에 들었고, 잠깐 사이에 9시간이 지나가버렸죠. 나중에 알았는데 그게 화두였고, ‘아니야! 아니야!’라는 참뜻도 바로 『서장』에서 알았습니다.”

책속으로 위로

“간화선의 유래는 당唐대 조주선사의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에서 그 근원을 찾는다.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일체 모두가 불성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 스님이 “없다(無)”라고 하시니, 그 스님이 생각하기에 ‘모든 것에 다 불성이 있다 하셨는데, 왜 오직 개는 불성이 없지’라고 하는 ‘의문(疑情)’이 생겨야 하며, 그 의문이 자연스럽게 간看・관觀의 대상이 되어서 행주좌와어묵동정과 오매寤寐에 ‘구슬이 쟁반 위를 퉁기지 않아도 저절로 구르듯’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또렷또렷(惺惺歷歷)하게 계속되어, 저도 모르게 능연能緣인 간看과 소연所緣인 화두話頭가 본래 하나인 자리로 들어가게 함이 바로 간화선 공부의 묘미다. (-‘해제’ 중에서)

‘식정이 곧 진공묘지’라 절대로 달리 지혜가 있을 수 없거니와, 만약 달리 얻을 수 있고 달리 증득함이 있은즉 오히려 옳지 않느니라. 고요한 곳으로 옮음을 삼고 시끄러운 곳으로 그름을 삼을진댄, 바로 세간의 모습을 무너뜨리고 진실한 모습을 찾음이며, 생멸을 여의고 적멸을 구함이라. 고요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할 때, 바로 공부를 몰아붙일지니, 문득 시끄러움 속에서 고요할 때의 소식을 어둠이 밝음 되듯 되찾는다면 그 힘이 부들방석 위에서 보다 훨씬 더 뛰어나리라. (-76쪽, 증 시랑에게 답하는 편지_ 두 번째)

그러므로 오직 깊은 곳은 얕게 해야 하고 얕은 곳은 깊게 하며, 설은 곳은 익게 해야 하고 익은 곳은 설게 할지어다. 만약 세간의 번잡하고 수고로운 일들을 헤아린다고 느껴질 때거든, 애써 물리쳐 버리려 하지 말고, 다만 헤아리는 곳으로 가서 살며시 마음을 화두에다 돌려놓으면 무한한 힘을 덜고 또 무한한 힘을 얻으리니, 청컨대 그대는 다만 이와 같이 화두만 끝까지 다잡아갈지언정, 마음을 두어 깨닫기를 기다리지만 않는다면 별안간(忽地) 스스로 깨달으리라. (-203쪽, 조 대재에게 답하는 편지)

뜻대로 되는 가운데 반드시 뜻대로 되지 아니한 시절을 늘 생각하면서 부디 잠시도 잊지 말지어다. 오직 근본만을 얻을지언정 끄트러긴 (枝末) 근심치 말며, 오직 부처되기만을 바랄지언정 부처가 말할 줄 모를까 근심치 말지어다. 이 한 점은(一着子) 얻기는 쉬우나 지키긴 어렵나니 부디 소홀치 말지어다.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바르게 하여 깨달은 것을 넓혀서 충실하게 한 다음에 자기의 나머지를 미루어서 사물에 미치게 할지니, 그대가 채득한 것을 한쪽만 고집하지 않을뿐더러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을 일으켜 애써 지니려고도(管帶) 하지 않으며, 마음을 메마르게 하여 뜻을 잃어버리지도 않으리라 여기노라. (-220쪽, 유 보학에게 답하는 편지)

바로 번뇌할 때에 자세히 헤아려 따져 묻되 “어디로부터 일어났는가”라고 하라. 만약 일어난 곳을 끝까지 따져도 밝히지 못하면 “지금 번뇌하는 것은 도리어 어디서부터 왔는가” 마침 번뇌할 때, ‘있음인가, 없음인가? 헛됨인가, 참인가’를 끝까지 따지다 보면 마음이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리니, 생각(思量)하고 싶거든 곧장 생각하고 울고 싶거든 바로 울어 버려라. 울고 울다가, 생각하고 생각타가 마음(藏識)속에 허다한 은애습기를 모두 떨어 버려 다할 때에 자연히 얼음이 물에 돌아감과 같아서 나의 이 본래 번뇌도 없고, 사량도 없고,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는 곳으로 돌아갈(還) 뿐이라. 세간에 들어서 세간 벗어나기를 남음이 없게끔 한다면 세간의 법이 곧 불법이요, 불법이 곧 세간의 법이니라. (-294쪽, 왕 내한에게 답하는 편지_세 번째)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더라도 좋다.”고 하였으니, ‘깨닫는 것이 무슨 도인지’ 모르겠네! 여기에 이르러 어찌 눈 깜박하는 순간인들 용납하겠는가! 또 ‘나의 도는 하나로써 꿴다.’고 함을 인용해서는 안 되느니라. 반드시 스스로 믿고 스스로 깨달을지니, 말로 할 수 있건 결국 입증할 증거가 안 되느니라. 반드시 스스로 보아야 하고 스스로 깨달아야 하며, 스스로 믿어서 끝내어야만 하느니라. (-338쪽, 왕 장원에게 답하는 편지)

평상시 생활(四威儀) 속에 차별 경계를 겪으면서 힘 덞을 깨닫는 때가 바로 힘 얻는 곳이니, 힘 얻는 곳은 지극히 수월한 곳(省力)이라, 만약 한 터럭만큼이라도 기력을 써서 버티려(支撑) 한다면 반드시 삿된 법이요 불법이 아니니, 다만 끈질기고 꾸준한 마음(長遠心)을 가지고 ‘구자무불성’ 화두와 더불어 겨루어 갈지어다. 이리 겨루고 저리 겨루매 마음이 갈 바가 없다가도 홀연히 잠에서 꿈 깬 것 같으며, 연꽃이 핀 것 같으며, 구름을 헤치고 해를 본 것 같으리니, 이러한 때에 이르면 자연히 한 덩어리를 이루리라. (-362쪽, 종 직각에게 답하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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