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제자 이야기] 부처님의 아들, 침묵의 성자 라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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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제자 이야기] 부처님의 아들, 침묵의 성자 라훌라
  • 이미령
  • 승인 2018.10.26 14: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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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아들이자 제자였던 라훌라에게 상속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구미 수다사 영산회상도(보물 제1638호). 석가모니 부처님의 어깨 위로 부처님의 10대 제자가 있다.ⓒ직지사 성보박물관

“아버지! 저는 라훌라입니다. 제게 유산을 물려주세요.”

어머니 야소다라가 시키는 대로 이렇게 말을 한 라훌라 이야기를 지난 호에 들려드렸습니다. 부처님은 당신을 찾아온 아들에게 손을 내밀어 승가로 데리고 갔고, 그 길로 사리풋타를 불러 머리를 깎게 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경전에서 만날 때마다 출가를 당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출가가, 수행이, 깨달음이, 번뇌가, 탐욕이, 괴로움이, 즐거움이 뭔지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무것도 모른 채 제 어머니와 헤어져 머리카락을 깎이게 된 것입니다.

짐작하건대, 아들이 자기 생부를 아버지라 소리 내어 부른 것이 바로 이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합니다. 진리의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더할 수 없는 거룩한 법연法緣이겠지만, 물보다 진한 혈연의 정리情理로 보자면 참으로 잔인하게까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 일곱 살 아들에게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것은, 라훌라를 전적으로 돌봐준 사람이 사리풋타였다는 사실입니다. 사리풋타 존자는 지혜롭기가 으뜸가는 분일뿐만 아니라 도반들을 세심하게 챙겨주며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인연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갓 출가한 라훌라는 하루아침에 달라진 자신의 처지에 어리둥절했음이 틀림없습니다. 부처님의 친아들이자 승가에서 가장 어린 수행자인 그를 특별대우 해주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경전을 뒤적여 봐도 부처님 스스로도 라훌라를 가리켜서 ‘내 아들’이라 말씀하신 적도 없습니다.

부처님과 승가야 어찌됐든 라훌라에게는 왕손으로서의 그 도도하고 거침없는 태도가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승가에서 더 어깃장을 놓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리고 안하무인인 라훌라에게 부처님이 찾아와서 들려준 법문이 있습니다. 초기경전인 『맛지마 니까야』에 담긴 「암발랏티까에서 라훌라에게 들려준 경」에 그 내용이 있는데, 『맛지마 니까야』의 주석서에 따르면 이 법문은 라훌라가 일곱 살이었을 때 들려준 법문이라고 합니다. 어린 아들에게 들려준 아버지 붓다의 가르침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고의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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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경식 2018-11-03 08:48:44
생활속의 깨달음을위해 공부를하고 명상도하고
기도도 하고 법문도고 얼심히 살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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