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살행론]고통의 홍수를 건너는 공성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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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보살행론]고통의 홍수를 건너는 공성의 지혜
  • 재마 스님
  • 승인 2018.10.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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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재마 스님

聞 

무명으로 고통받는 중생들을 위해 윤회 속에 보살이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극단인 애착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이니 이것은 공성에 대한 명상이 맺은 열매라네.(52) 삶과 건강, 굶주림과 피로를 덜기 위해 모든 활동을 하며 애써 노력하지만 그러나, 가만의 시간은 잠과 온갖 사고와 부상과 어리석은 이들과의 쓸데없는 교제로 소모된다네. 그리하여 인생은 빠르게 의미 없이 지나가고 공을 깨닫기는 너무나 어려우니 이런 상태에서 번뇌로 말미암아 마음이 흩어지는 것을 막을 방도가 어디에 있겠는가. 불법을 수행할 여가는 다시 얻기 어렵고 깨달은 스승을 만나기는 더욱 어려우며 번뇌의 홍수 막기 어려우니, 아, 이 무슨 고통의 연속인가. 오, 가엾어라! 이토록 지독한 고통의 홍수에 표류하면서도 자기들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159~163) 나의 공덕의 구름에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행복의 비로 모든 중생들을 괴롭히는 저 고통의 불길이 꺼지게 하소서! 그리고 제가 부지런히 공덕을 쌓고 공성을 깨달은 지혜를 갖춰 아집 때문에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공성을 가르치게 하소서!(166~167)

 

애착과 두려움이라는 양극단을 여읜 평온함은 공성에 대한 명상의 열매라고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삶에서 기쁨과 즐거움, 행복과 명예를 주는 장수와 건강, 젊음과 미모, 현명함과 부를 원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운과 행복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오래 지속되지도, 그냥 찾아오지도 않습니다. 우리들이 원하는 행복은 주로 감각적 욕망에 의지한 것이지만 그마저도 씨앗인 원인을 심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행복의 원인을 심는 데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더 갖기 위해 욕망을 일으키고, 이미 가진 것을 누리고 만족하기 보다 잃지 않기 위해 지금이라는 시간과 조그만 행복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봅니다.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질병과 늙음이라는 고통의 전령사들이 언제 올지 걱정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사고 등, 어떤 이유로든 건강과 미모, 명예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 행동의 근원일지도 모릅니다.

샨티데바 스님은 애착과 두려움이라는 양극단을 오가는 우리네 삶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바라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나니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고 남들과 싸우고 해치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이라네.(155)’ 이러한 고통은 자신, 자아가 있다는 어리석은 견해 때문이고, 이 견해는 끊임없이 나에 대한 집착을 일으키기 때문에 ‘나, 자아’는 모든 고통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샨티데바 스님은 “고통의 원인인 ‘나’에 대한 집착은 자아가 있다는 망상 때문에 증가하나니 그러므로 ‘나’에 대한 집착을 끊으려면 무아에 대해 명상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네(77)”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집착을 끊는 것이 욕망으로부터 오는 행복보다 더 수승하기 때문에, 존재에 대한 집착으로 묶여 있는 고통을 끊고 해탈에 이르기 위해서는 공의 길을 찾아야(157)’ 한다고 말하며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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