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함께한 동물 식물]후추와 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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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함께한 동물 식물]후추와 거북
  • 심재관
  • 승인 2018.10.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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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심재관

후추

많은 향신료들이 그렇듯 고대 인도에서 후추는 일상적인 식재료뿐 아니라 의학적인 용도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요가수행자들은 이 후추와 오줌을 섞어 마시기도 했는데, 인간의 약 중에 이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실제 남인도 타밀의 싯다Siddha들이 남긴 고전 속에는 오줌에 후추와 강황, 님나무잎, 암라(이는 비타민이 매우 풍부한 열매다) 등을 같이 섞어 마시거나 몸에 바르면 최상의 몸을 만들어줄 뿐 아니라 몸을 부드럽게 해주고 머리카락을 검게 해준다고 적고 있다. 후추와 강황, 암라 등은 여전히 사용하는 대표적인 식재료이자 약재다.   

이렇게 비전秘傳적인 연금술과 요가수행법에서 사용되는 경우뿐 아니라 불교경전 속에도 후추는 식재료나 의학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비구들이 병약해졌을 때 이들이 죽을 끓여 후추를 첨가해 먹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심지어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병이 들었을 때 약을 제조해 먹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마하승기율摩訶僧祈律』이나 『선견율비바사善見律毘婆沙』에는 소비라(蘇毘羅 sovīraka)라고 불렀던 약의 조제방법이 등장한다. 소비라는 일종의 발효음료(아마도 식초에 가까운)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은 보리와 같은 곡식과 함께 여러 향신료를 오랫동안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 약을 승단에서 허락한 계기는 사리자가 풍병風病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소비라의 제조는 부처님이 직접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보리를 깨끗이 씻어서 빻은 다음 보리수염과 향신료를 넣어서 남쪽이나 서쪽의 서늘하고 어두우며 통풍이 잘되는 곳에 오랫동안 보관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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