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함께한 동물 식물]타마린드와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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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함께한 동물 식물]타마린드와 까마귀
  • 심재관
  • 승인 2018.09.0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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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비유설법에 등장하는 타마린드와 까마귀
사진 : 심재관

타마린드

타마린드(Tamarindus Indica)는 아직 한국 불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나무다. 그러나 인도음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이름이 완전히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커리를 만들거나 처트니를 준비하게 된다면 그 종류에 따라 타마린드 주스나 페이스트가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타마린드의 열매는 예로부터 굳이 발효를 통해 식초를 만들 필요 없이 신맛이 필요한 음식에 적당한 풍미를 제공해주었다. 물론 약간의 단맛도 가지고 있기에 새콤달콤한 맛의 식음료를 만들기 적당한 재료다. 타마린드 열매는 아카시아처럼 콩깍지가 있는 열매를 맺는데, 이를 물에서 끓이거나 졸여서 만든 타마린드 주스나 페이스트는 최근에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외국 이민자나 노동자들을 통해서 많이 활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붓다는 생전에 이 타마린드 숲을 자주 오갔던 모양이다. 경전 속에는 타마린드 나무의 비유를 통해 설법을 하는 모습이 드물지 않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붓다가 타마린드 숲에서 설법을 할 때면 이 타마린드 나무의 잎을 통해 비유를 들었다. 타마린드 나무에는 마치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미모사 또는 아카시아와 같이 긴 잎대에 작고 길쭉한 잎들이 마주보고 난다. 수많은 잎대에 작은 잎들이 붙어있기 때문에 붓다는 종종 이 잎들의 많고 적음을 비유로 들어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그러니 붓다는 때때로 타마린드 숲에 거주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가 타마린드 나무를 사랑했음이다.

한 때, 붓다가 코잠비Kosambi에 거주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코잠비 성읍 외각에 있었던 타마린드 숲 속에 제자들과 함께 머무르고 있었다. 붓다는 타마린드 나뭇가지의 잎들을 훑어서 몇 잎을 손 안에 넣고는 제자들에게 물었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내 손아귀에 있는 잎들이 더 많은가, 아니면 이 타마린드 나무에 달려있는 잎들이 더 많은가”. 

“세존이시여, 당신의 손 안에 있는 잎은 몇 개에 지나지 않으니 타마린드 나무에 달려있는 잎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붓다는 곧바로 제자들에게 이 비유를 설명한다. 

“바로 그와 같다, 비구들이여. 내가 깨달은 바는 타마린드 나무의 잎과 같이 무수히 많다. 그렇지만 그대들에게 가르친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왜 그대들에게 나의 깨달음을 모두 드러내지 않았겠는가? 그것은 그대들의 깨달음과 연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대들 사문의 삶의 근본이 되는 바와 관계없기 때문이다. 고집멸도의 길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비구들이여, 내가 그대들에게 드러냈던 바는 무엇인가. ‘이것이 고통이다’, ‘이것의 일어남이다’, ‘이것이 고통의 소멸이다’, 이같이 말했던 것이다. 내가 왜 이것을 가르쳤겠는가. 이것이 사문의 근본적인 길을 일러주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고통을 여의고 열반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전에서 이 타마린드 나뭇잎은 무수히 많은 것의 비유로 등장한다. 

붓다가 어느 여름 숲 속의 길을 걷고 있을 때였다. 그는 숲 속에서 비탄에 젖어 울고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그 남자는 자신에게 걸어오는 이가 세존임을 알아차리고 붓다의 발에 입을 맞추고 물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가 믿고 사랑했던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해 모든 행복과 부를 잃어버리고 고통스러운 삶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참으로 비참하고 번뇌로 가득할 뿐입니다. 이 고통스러운 윤회의 삶을 저는 언제쯤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 때 붓다는 옆에 서있던 망고 나무를 가리키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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