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불교개론 ]불교는 다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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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불교개론 ]불교는 다투지 않는다
  • 장휘옥, 김사업
  • 승인 2018.08.31 18: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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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반목하고 다투는 사람들을 화해시켜 평화롭게 하는 것이 불교의 본질

“폭염에 헐떡이고 있는 자가 물을 구하는 것처럼, 저는 당신(=석가모니)의 말씀을 원하고 있습니다. 부디 말씀의 비를 내려 주십시오.” (『숫따니빠따』 353송 후반부)

“난다Nanda여, 성자라고 부르는 까닭은 그의 견해 때문도 아니고, 그의 학식 때문도 아니며, 그가 알고 있는 것 때문도 아니다. 번뇌의 마군을 떠나 고뇌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이 가는 사람들을 나는 성자라고 부른다.” (『숫따니빠따』 1078송)

 

|    번뇌를 떠난 사람에게는 최고라고 고집할 만한 것이 없다

지난 호에 이어 불교의 특색에 대해 몇 가지 더 언급하고자 한다. 최초기 경전으로 알려진 『숫따니빠따』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그들은 여기(=자신의 종교ㆍ견해)에만 청정이 있다고 하고, 다른 가르침에는 청정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의거하고 있는 바만 선善이라고 하면서 서로 다른 각자의 진리에 제각기 사로잡혀 있다.(824송)

그들 논쟁을 좋아하는 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들어가 서로 적대하며 상대를 별것 아닌 어리석은 자라고 폄하한다. 그들이 논쟁하는 데 믿고 의지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스승을 비롯한 타인[과 그들의 가르침]이다. 그러면서 자신이야말로 진리의 달인이라고 하며 칭송 받기를 원한다.(825송)

2,500여 년 전 석가모니 당시도 지금처럼 자신의 종교나 견해만 옳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했던 모양이다. 사람의 품성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자신이 신봉하는 가르침과 스승, 혹은 이에 영향 받은 자신의 견해만이 진실이고 선이라고 확신하며 상대의 그것은 부정하고 폄하한다. 이를 두고 경전은 “서로 다른 각자의 진리에 제각기 사로잡혀 있다”고 진단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진리에 갇혀 서로 논쟁하며 다툰다. 이 다툼에서 승리하는 것이야말로 진리를 위해 본인이 해야 할 바를 다하는 것이라 믿고, 마침내 승리하여 칭송 받기를 원한다.

석가모니는 이를 어떻게 보았을까? 『숫따니빠따』에 담긴 그의 지혜를 밝혀 본다. 

난다Nanda여, 성자라고 부르는 까닭은 그의 견해 때문도 아니고, 그의 학식 때문도 아니며, 그가 알고 있는 것 때문도 아니다. 번뇌의 마군을 떠나 고뇌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이 가는 사람들을 나는 성자라고 부른다.(1078송)

석가모니는 견해와 학식과 아는 바가 출중하다고 해서 성자라 하지 않는다. 번뇌를 여의어 고뇌 없고 바라는 것 없이 살아가는 사람을 성자라고 한다. 번뇌를 떠난 사람은 상대보다 내가 ‘뛰어나다’든가 ‘못하다’든가, ‘같다’라는 자의식이 없다. 다툼과 논쟁은 이 자의식에서 비롯된다.(842송) 그러므로 번뇌를 떠난 사람은 다투거나 논쟁하지 않는다.

또한 다툼과 논쟁 뒤에 따르는 폐단, 다시 말해 패자는 비탄과 원한에 빠지고 승자는 교만과 이로 인한 파멸로 떨어지기 때문에 다투거나 논쟁해서는 안 된다. 석가모니는 다툼과 논쟁에 의해서 사람이 청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한다.(826~830송)

갖가지 주의ㆍ주장들에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집착하고 만다. 일단 집착되면 그 결점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단지 진실을 진실 그대로 성찰하는 석가모니는 말한다. “‘나는 이것을 설한다’는 집착이 나에게는 없다(837송).” 어떠한 주의ㆍ주장에도 얽매이지 않아 눈앞의 진실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석가모니를 비롯한 “번뇌를 떠난 사람들에게는 최고라고 고집할 만한 것이 없다(833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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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2018-09-06 02:33:08
신심 나는 이 시간에 신심을 더해 주는 좋은 기사를 접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무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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