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의 한 작은 암자에서 정진하고 있는 스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의 조계종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묻자, “휴….” 하는 한숨을 먼저 보였다. 출가한 지 20여 년이 넘는 스님은 조계종의 권력 구조와 거리를 두며, 수행해왔던 분이기에 비교적 솔직한 심경을 들을 수 있었다. 안거 기간이기에 바깥 외출을 삼가면서 홀로 정진하고 있었지만, 저 멀리 들려오는 승가공동체의 파열음은 예민한 촉수를 건드리고 있었다. 스님은 승가공동체를 걱정했다. 당신의 가족을 버리고, 모든 세속의 인연을 두고 온 곳이 바로 승가인데, 이 승가공동체가 세속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는 일이 가슴 아팠다. 스님은 도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승가 내 권력의 인연들이 갈수록 세속의 그것과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돈과 명리名利로 연결된 승가 내 인연의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승가 내 재물이 소수의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고, 그것조차 승가공동체에 귀속되는 것이 아닌, 개인이 명리를 위해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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