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 중에 유명한 욕쟁이가 한 명 있다. 그는 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 Pilinda-vatsa)이다. 한문에서 그의 이름을 ‘악구惡口’라고 번역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입이 더러운 사람’이었다. 『마하승기율』과 『대지도론』에 그와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가 하나 나온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머무실 때 일이다. 그 무렵 필릉가바차가 어느 마을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는 매일 갠지스강 건넛마을로 걸식을 다녔다. 그는 갠지스강가에 다다를 때마다 손가락을 튕기면서 늘 이렇게 말했다.
“야, 이년아! 멈춰라. 나 좀 건너자.”
그러면 갠지스강이 당장 멈추고 바닥이 드러났다. 그는 강을 건너고 나면 또 이렇게 말했다.
“야, 이년아! 이제 흘러가거라.”
그러면 갠지스강은 다시 도도하게 흘렀다. 매일 이런 일이 반복되자, 갠지스강의 여신이 어느 날 부처님을 찾아와 투덜거렸다.
“부처님, 필릉가바차 때문에 너무 괴롭습니다. 맨날 말끝마다 이년 저년입니다. 제발 욕 좀 하지 말라고 하십시오.”
이 말을 듣고, 부처님이 곧바로 필릉가바차를 불렀다.
“네가 갠지스강의 여신에게 매일 이년 저년 한다는 게 사실이냐?”
“사실입니다.”
“갠지스강의 여신이 그 말 때문에 상처받고 너를 싫어하고 있다. 여신에게 사과해라.”
그러자 필릉가바차가 정중히 합장하고 여신하게 고개를 숙였다.
“야, 이년아!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야, 이 년아! 용서해라.”
갠지스강의 여신은 기가 막혔다.
“또 이년 저년 하면서 그게 무슨 사과입니까?”
그때였다. 붉으락푸르락 분을 참지 못하는 여신을 부처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
“여신이여, 노여워 말라. 저 사람이 말만 저렇지 마음은 너무도 겸손한 사람이다. 습관이 고쳐지지 않아
‘이년, 저년’ 하지만 그대를 업신여겨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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