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붓다] 제6회 붓다아트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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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붓다] 제6회 붓다아트페스티벌
  • 마인드디자인(김해다)
  • 승인 2018.05.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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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불교미술의 향연

제6회 붓다아트페스티벌(Buddha Art Festival)이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3월 29일(목)부터 4월 1일(일)까지 개최된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와 더불어 한국불교의 3대 축제로 자리 잡은 붓다아트페스티벌은, 전통불교미술부터 불교철학을 담은 현대미술까지 매년 100여 명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최대 불교미술 오픈마켓이다. 이미 불교계뿐 아니라 일반 미술시장에도 널리 알려져 매년 7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이색적인 아트페어로 자리 잡았다. 올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끈 참가 작가 3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    땅속에서 발굴해 낸 불상, 이영섭 작가

이영섭 작가의 불상조각은 조각이지만 조각이 아니다. 재료를 깎아 형상을 만드는 조각방식이 아닌,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업방식 ‘발굴기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작업실 마당에 밑그림에 맞게 땅을 파내고, 그 흙 속에 조선시대 분청이나 백자 파편, 유리, 보석 등 오브제와 함께 혼합된 재료를 부은 후 다시 흙으로 덮는다. 굳기를 기다린 뒤 수백 년 전 유물 캐내듯 조각을 ‘발굴’해내는 방식이 바로 ‘발굴기법’이다.

여주 고달사지 옆에 작업실을 내어 세월을 보냈던 작가는 때마침 진행된 고달사지 유물 발굴현장을 무려 7년간 지켜보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기법을 창안해냈다. “찬란했던 문화가 유교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소멸됐다가 천년 뒤 땅 밖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보며 ‘절대성’에 대한 참담함을 느끼게 됐다”는 작가는, 오래된 유물처럼 시간성을 담은 자신만의 불상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영섭 작가의 불상들은 흙에서 오는 자연의 풍미를 그대로 담은 듯 자연스럽고 친근한 느낌이 살아 있다. 자태를 뽐내거나 강요하지 않고 그저 서 있는 불상은 이미 미추의 경계를 넘어선 듯, 관람자의 마음으로 가만히 들어오는 듯하다. 

|    명상에 잠긴 붓다의 뒷모습을 그려내다, 이해기 작가

갖가지 상징적 도상으로 가득 차 있는 여느 불화와는 다르게, 이해기 작가의 불화는 텅 비어있다. 비움의 미학을 강조하여 명상에 잠긴 붓다의 모습을 담아낸 이해기 작가의 고요한 불화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오갈 붓다아트페스티벌 전시현장에서 오히려 더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기 작가의 작품에서는 붓다의 뒷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노트에서 “앞모습이 마침표라면, 뒷모습은 물음표다. 뒷모습에서는 (붓다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듯, 붓다의 앞모습을 상상하는 것, 즉 자신만의 불성을 구체화하는 것은 온전히 관람객의 몫이 된다. ‘불성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설법하기보다는 모두 다른 이들이 각자의 불성을 찾아가는 경험을 하도록 제안하는 듯한 이해기 작가의 작품은 그래서 더 편안하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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