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불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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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불편해
  • 그레이슨 페리
  • 승인 2018.04.0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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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남자 만들기
남자는 불편해
저작·역자 그레이슨 페리 지음, 정지인 옮김 정가 14,000원
출간일 2018-04-04 분야 사회과학
책정보

발행일: 2018년 4월 4일
쪽수: 240
판형 128 * 188mm 두께 9mm
ISBN: 978-89-98602-69-7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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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우리 남자들은 좀 더 ○○○이어야 한다”

어떤 남자는 알지만, 많은 남자는 모르고, 모든 여자는 아는 것. 바로 남자와 사는 것은 불편하다는 사실. 그런데 사실 남자로 사는 것도 불편하다. 어쩌다 남자들은 이렇게 걸리적거리는 존재가 되어버렸나? 드레스를 입는 남자, 영국의 국민 아티스트 그레이슨 페리가 이 질문에 도전한다. 그는 ‘디폴트 맨’(남자의 전형)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지를 본인의 경험과 버무려 이야기한다. 지적이고 진솔한 이야기에 영국식 시니컬함이라는 양념을 쳐서 내놓는 그의 글은 꽤 매력적이어서 한 페이지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그의 예술가적 솜씨가 가미된 16컷의 카툰은 현대 남성이 처한 우습고도 기괴한 현실을 코믹하게 비틀어서 보여준다.

현대 남성은 어떤 모습이고 그 모습의 유래는 무엇일까? 모두를 위해 남성성은 어떻게 업그레이드되어야 할까? 그레이슨 페리가 던진 질문과 그가 내놓은 답을 따라가며,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남자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저자소개 위로

지은이 그레이슨 페리(Grayson Perry)
도자기와 태피스트리 작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영국 아티스트. 2003년에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 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 선정한 ‘영국 문화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100인’ 가운데 32위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현대미술로 영국의 명예를 드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자전거를 사랑하는 라이더. 자전거에 올랐을 때는 누구보다도 강한 테스토스테론을 뿜어내고 지기를 싫어한다. 오르막에서 다른 라이더를 제칠 때는 헐떡이는 호흡을 감추고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쾌활하게 인사를 건넴으로써 상대 라이더를 한 번 더 약 올리는 센스를 발휘한다.
드레스를 입는 남자. 터너 상과 대영제국훈장을 받을 때도 아름다운 여성 드레스를 입었다. 여성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클레어’로 불리기를 희망한다.
일찍부터 남성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어릴 적부터 갖고 놀던 테디 베어 ‘앨런 미즐스’는 그레이슨의 이상적 남성상이 투사된 캐릭터로서, 그의 작품 곳곳에도 등장한다. 이 책에서 그는 오랜 기간 남자로서 남자를 관찰하며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을 고백한다. 그리고 남자들에게 손을 내민다. 함께 새 시대에 맞는 남자가 되자고.

옮긴이 정지인
영어와 독일어로 된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한다. 옮긴 책으로 《우울할 땐 뇌과학》,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 《혐오사회》,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무신론자의 시대》,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등이 있다.

목차 위로

망가지지 않았으면 고치지 않는다

1. 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물어보기
2. 남성성부
3. 향수에 잠긴 남자
4. 객관성이라는 껍데기

남자들이여, 차분히 앉아서 그대들의 권리를 주장하라

상세소개 위로

“그레이슨 페리는 영국의 국보” - 《보그》
“현대 남성성이라는 우스운 집을 안내하는 위트 넘치는 가이드다.” - 《뉴욕 타임스》
“그레이슨이 왕이 된다면 영국은 얼마나 반짝거릴까!” - 케이틀린 모란(페미니스트 저술가)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 상 수상,
‘영국 문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100인’에 선정된 아티스트이자
드레스 입는 남자인 그레이슨 페리.
현대 남성을 샅샅이 해부하다.



어쩌다 남자들은 이렇게 되었을까

요즘 뉴스를 보면 남자들을 위한 특별 구역이 마련된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곳을 채우는 건 성폭력 이력이 드러나 줄줄이 추락하는 남자들. 그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정당한 분노가 일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문다. ‘어쩌다 남자들은 이렇게 되었을까? 왜 이렇게 성에 목을 맬까? 이토록 하나같이 폭력적인 건 왜일까…’

남자가 들려주는 남자 이야기

여기 어떤 아저씨가 있다. 1960년생이니 올해 58세. 도자기와 태피스트리 작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아티스트로서, 영국 최고의 현대미술상인 터너 상을 수상했고 예술로 영국의 명예를 드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까지 받았다. 결혼해서 딸을 두었고 평소에는 테스토스테론을 뿜으며 달리는 자전거 라이더지만, 여성의 드레스를 입고 화려하게 치장하고서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는 크로스드레서이기도 하다. 바로 그레이슨 페리다.
어릴 적, 계부가 집에 들어온 뒤로 계속된 폭력에 시달린 그는 갖고 놀던 테디 베어 인형 ‘앨런 미즐스’에게 이상적인 남성상을 투사한다. 동시에 상상 속의 도피처로 여성 옷 탐닉에 빠진다. 현실 속의 남성 권력인 계부와 부드럽고 애정 넘치는 환상 속의 앨런 미즐스 사이, 남자다운 방식(육체적 힘, 폭력, 강인함)으로 계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여성의 옷을 향한 사랑 사이라는 경계에 서서, 그레이슨 페리는 ‘남자’와 ‘남성성’을 내부자로서 경험하고 외부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게 된다.
그는 이 책 《남자는 불편해》에서 열두 살 때부터 쉰일곱 살까지 45년 동안 남자로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 그리고 남자를 관찰해서 알게 된 것들을 시종일관 시니컬하면서도 유쾌하고 진지한 어조로 들려준다.

남자가 자꾸 덜커덕거리는 이유는... 너무 올드하기 때문

그레이슨 페리는 이 책에서 자기만의 두 가지 용어를 선보인다. 바로 ‘디폴트 맨’과 ‘올드스쿨 맨’이다.
디폴트 맨이란 ‘남자는 이래야만 해.’라고 사회적으로 정해진 기준으로서의 남성성이다. 디폴트 맨은 남성 개개인의 내면에 근엄하게 앉아 있는 ‘보스’로서 끊임없이 통제하고 명령을 내린다. ‘울지 마라. 감정을 드러내지 마라. (특히 육체적으로) 강해져서 힘으로 상대를 제압해라. 독립한 삶을 살아야 한다. 돈과 명예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다.’ 같은 밧줄로 남자를 꽁꽁 묶는다. 또한 ‘여자에게 지면 안 되고, 여자와는 친구를 할 수 없으며, 여자는 남자를 위로해주는 존재’라는 룰을 지키도록 압박하는데, 그 결과 남성의 시선은 여성을 ‘섹스 파트너 혹은 엄마’로만 바라보도록 왜곡된다.
올드스쿨 맨은 “옛날이 좋았어. 요새는 남자다움을 도통 발산할 수 없잖아.” 같은 내뱉으면서 향수에 젖어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현실 속의 남자다. 그는 변화에 저항한다(기득권을 누리며 살고 있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없지 않은가). 또 그는 야생 혹은 전쟁에서의 생존 기술이 현대에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믿는다. 사실 현대 도시인에게 정말로 필요한 기술은 좋은 집을 값싸게 구하는 방법이나, 대기하지 않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비법 같은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올드스쿨 맨은 그런 건 남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잘라버린다.
이와 같은 디폴트 맨과 올드스쿨 맨의 세계에서 남자들은 성장한다. 많은 남자들이 세상의 변화에 뒤처진 채 자꾸 마찰을 일으키는 건, 그런 환경 속에서 너무 고정되고 올드한 선택지들을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억하자. 지금은 문명화되었고 평화를 누리는 시기다. 전쟁터에서나 통용될 것들은 제발 선택 리스트에서 삭제하자.

남자의 적은 남자

일부 과격하고 급진적인 ‘여성’ 페미니스트들이 자기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적지 않다. 그들은 페미니스트들이 남성의 현실에 대해 ‘무지’하거나 ‘눈을 감고’ 있다고 비난하며, 남자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반격한다.
그런데 여자가 정말 남자의 적일까? 조금만 돌이켜봐도 남자의 진짜 적은 남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회가 소수의 특권층 남성에게 유리하도록 짜여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남성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하도록 되어 있는 사회 구조를 빤히 알면서도 “식탁에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를 생각하면서 참아내고” 있다. 그렇게 참는 것이 여성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타고난(페니스를 갖고 있는) 자신에게 더 많은 이득을 준다는 걸 남자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모든 폭력 범죄의 90퍼센트를 남성이 저지른다.” 사회가 지금처럼 위험하게 된 것은 남자의 탓이 더 크다는 뜻이다. 사실 남자들도 인적 드문 골목에서 다른 남자와 마주치면 흠칫 두려움을 느끼고 경계 태세를 취하지 않는가!

영국식 시니컬한 비판 + 남자를 향한 어쩔 수 없는 연민

많은 남자들은 모르지만 모든 여자는 아는 사실이 있다. 바로 남자와 함께 사는 것은 불편하다는 것. 그런데 사실 남자로 사는 것도 불편하다. 디폴트 맨의 규율과 올드스쿨 맨의 퇴행적 발걸음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못살게 군다.
그레이슨 페리는 시종일관 남자들의 올드한 면면을 영국식 시니컬함으로 비판한다. 하지만 그의 비판에는 남자를 향한 따스한 연민이 깔려 있다. 남자로 산다는 것의 힘겨움을 그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남성성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는 “적응능력이야말로 남성성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절절하게 제안한다. 제발 새 시대에 맞는 남성으로 적응해서 함께 행복하게 살자고.

“언제나 옳아야 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하는 데서 오는, 심장병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떨쳐낼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이 더 평등해지고 그래서 그들 자신에게 별로 간섭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것, 의상 선택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진다는 것, 심지어 비난이 남들 차지가 된다는 고소한 통쾌함까지 (중략) 이제 더는 디폴트 맨이 아닌 그들이 얻게 될 진정한 혜택은, 그가 누구인지 더 잘 드러나고 감정을 더 잘 인식하고 더 잘 주고받게 되면서 더 좋은 인간관계를 누리게 된다는 점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행복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레이슨 페리는 남자들과 남성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종종 “물고기들을 상대로 물에 관해 이야기하느라 애먹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남자들이 남자의 세계가 아닌 다른 대안적 세계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남자들을 위해서 그는 책의 마지막에 남자의 미래를 위한 선언문을 실었다. 남자들이여, 지금 당장 자신의 권리들을 당당히 주장하자!

남자의 권리

취약할 권리
약할 권리
틀릴 권리
직관적일 권리
모를 권리
불확실할 권리
유연할 권리
이 모두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을 권리

책속으로 위로

저 멀리 아이의 아빠가 보였다. 그는 자전거를 옆에 세워두고 가슴 위로 팔짱을 낀 채 200미터 아래에 있는 아들을 조용히 노려보았다. (중략) 그 얼굴은 “강해져! 징징거리지 마! 남자답게 굴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남자로서 살아가는 일의 분노와 고통을 고스란히 대물림하는 자의 얼굴이었다. 아이의 입장에 선 나는 격렬한 분노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아이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 아들이 자라서 좋은 심리치료사를 구할 형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오.” 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_11-12쪽

내가 크로스드레서여서 얻은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남자로 살아가는 일을 더 예리하게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열두 살 때부터 나 자신의 남성성에 집중적으로 의문을 던져왔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에서 살짝 빠져나와, 무너져가는 거대한 남성성의 돔 문 앞에서 서성이는 의심하는 자였다. _18쪽

사이클링은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분야다. 나는 매우 튼튼하며 강한 사이클리스트다.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올라가다가 나보다 훨씬 앞서 가는 누군가를 발견하면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반드시 그를 앞질러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못 배긴다. 거의 다 따라잡았을 때 나는 잠시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른다. 그들 곁을 스쳐갈 때 숨 헐떡이는 기색 하나 없이 쾌활하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서다. 나는 중년의 사이클링 친구들과 농담을 나눌 때 우리 모두 등 뒤에 나이를 적은 천을 핀으로 꽂고 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훨씬 젊은 라이더들을 앞질러갈 때 그들에게 한층 더한 굴욕감을 선사할 수 있도록. _70쪽

남자들은 흉계를 꾸미느라 정말로 자신을 위장하고 싶을 때는, 그러니까 진짜로 카무플라주하고 싶을 때는 회색 비즈니스 정장을 입는다. 그들의 진지한 복장의 주된 기능은 단지 똑똑해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다. 절도범들이 평범한 일꾼으로 보이려고 눈에 잘 띄는 형광색 안전조끼를 입듯이, 남자들은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비즈니스 정장을 입는다. _89쪽

내가 〈올 맨〉을 통해 인터뷰했던 모든 남자 중에서 자신의 남성성에 대해 가장 느긋했던 사람은 케이지 파이터 콜린 ‘프릭쇼’ 플레처였다. 프로 종합격투기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탄탄한 체격의 그는, 그 무엇도 증명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답게 자신의 남성성에 관해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말했다. 호러쇼의 광대 같은 파이터 페르소나와 우스꽝스러운 문신은 동료 격투기 선수들이 종종 뿜어내는 정통 마초성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 _157-158쪽

남자의 완성이란 정상에 오르는 경험이라고 흔히 선전된다. 전투에서 승리하고, 여자들을 끌어당기고, 순수한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절정의 순간이야말로 남자다운 것이라고. 그러나 인생은 그런 게 아니다. 자동차(남성성)를 몰고 경주 트랙에 올라서는 일은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드물기에, 우리에게는 일상을 살아가는 데 적합한 새로운 버전의 남성성이 필요하다. 주차하기 쉽고 트렁크가 넓고 어린이 좌석이 있으며 연비가 좋은 남성성 말이다. 남자들은 평화에 어울리는 장비를 갖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_178쪽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탈 때처럼 두 개의 바퀴로 달릴 때 우리의 목숨은 고무 타이어 두 개의 좁은 궤적, 즉 접촉면에 의지한다. 접촉면은 타이어가 매 순간 도로와 접촉하는 부분이다. 어느 한도 내에서는 고무가 더 부드럽거나 타이어의 압력이 낮을수록 접촉면이 더 넓어지는 경향이 있고, 그에 따라 접촉면이 제공하는 접지력도 더 커진다. 인간관계에서 상처에 더 취약하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더 많은 부분을 그 관계에 내어놓고 더 기꺼이 상대방에게서 영향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오토바이를 탈 때처럼 인간관계에서도 우리의 행복은 그 접촉면에 달려 있다. 취약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다. 취약성은 미래에 남자들이 누릴 행복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다. 우리는 취약성과 감정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 상처에 취약한 남자는 기괴한 돌연변이가 아니다. 그는 상처받는 일에 열려 있는 동시에 사랑에도 열려 있다. 그런 게 바로 정서적 건강함이다. 분노와 두려움과 슬픔을 억지로 눌러두지 않는 남자는 더 큰 기쁨과 더 친밀한 관계를 누릴 수 있다. _200-201쪽

내가 좀 변태적이라는 걸 아주 어린 나이인 일곱 살 때쯤 알았지만,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몰랐다. 그러다 열세 살 때쯤 주간지에서 크로스드레서에 관한 글을 읽었다. 내 자격증에 이미 쓰여 있던 것을 그때 처음으로 읽은 것이다. 마침내 나는 언어를 갖게 되었다. 나처럼 느끼는 다른 사람들에 관한 글을 읽자 드레스를 입고 싶은 충동은 갑자기 더 이상 비밀스러운 내면의 대화, 내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만 오가는 대화가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또는 말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_213쪽

점점 더 포르노화되어가는 섹스에 대한 기대와 실제로 매일 함께 살아가며 겪는 경험 사이의 격차에 대처할 방법을 몰라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자신의 성적 취향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포르노 식단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이가 실제 여자와 정서적으로 복잡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게다가 (헉!) 그녀에게도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는 그 상황을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_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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