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나를 흔들다]삼천 배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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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나를 흔들다]삼천 배의 미소
  • 신평호
  • 승인 2018.04.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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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박혜상

어느 무더운 여름이었다. 어릴 적 어머님 따라 가끔 갔던 절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시 찾아 나선 길은 흙먼지가 풀썩거리는 비포장도로였다. 지나가는 차들의 먼지를 뒤집어쓰며 몇 채의 전각만 남은 절에 다다라서 한쪽 켠에 흐르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법당에 들어갔다.

얼마 전에 아주 친한 선배로부터 당한 억울한 일을 생각하며 잠을 못 잔 피곤한 몸이었다. 왜 내가 하필 그분에게서 갑자기 그런 대우를 받아야 했는지 여러 날 화가 나서 울분에 차 있었을 때였다. 

“나는 너를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왜 남들 앞에서 내 험담을 하고 그러냐?”

“아닙니다. 저는 선배님 욕한 적이 없어요.”

“김 아무개가 그러는데 네가 그런 말을 했다고 분명히 그랬어.”

“정말입니다, 저는 그런 적 없었어요.”

“앞으로 나 아는 척하지 말고, 이 모임에도 절대 나오지 마라.”

갑자기 회사도 안 가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끙끙대고 있었더니, 어머님이 보다 못해 그냥 머리라도 식힐 겸 절에 같이 갔다 오자고 하셔서 따라나선 길이었다. 부처님에게 정성껏 절을 하면 마음이 한결 좋아진다고 하셔서 그저 법당의 부처님 앞에 108배를 수도 없이 올리며, 그동안 가슴에서 간절하게 절여오던 질문인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고 계속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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