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 스님 생활법문]부처님께서 마지막까지 다독인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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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 스님 생활법문]부처님께서 마지막까지 다독인 말씀
  • 광덕 스님
  • 승인 2018.04.0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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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으로 2월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심을 보이신 달이어서 법회의 법문 내용도 주로 열반과 관계된 부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도 형제들과 더불어 생각하고 마음에 다짐하면서 새로이 공부하고 지나가야겠다는 내용이 매우 많습니다. 

|    청정막방일淸淨莫放逸

지난 일요일 열반재일 법회를 봉행하면서 부처님의 크신 열반법문을 생각한 바가 있습니다. 부처님의 열반 사덕四德, 부처님은 영원하시며 멸하는 몸이 아니시다(常), 부처님은 항상 기꺼운 기쁨에 머무르시며(樂), 진실한 법으로서 머무르시며(我), 청정으로 머무르신다(淨), 이것이 열반의 경계이고 부처님은 바로 열반 자체이십니다.
그 밖에도 부처님 성품이 두루해서 일체 범부중생의 본색 본분 본성은 못난 자, 고난 받는 자가 아니라, 축복 받은 자 성공할 자 이 땅을 빛낼 자라는 내용도 배웠습니다. 또한 정법을 호지해서 성불할 공덕을 닦는다는 말씀과 특별히 지난번 월보에 청정막방일淸淨莫放逸이라는 열반 법문 전체를 흐르고 있는 부처님의 말씀도 적어놓았습니다.

청정히 살아라.
결코 방종하거나 놀고 지내지 말아라.
방자스럽게 살지 말아라. 방일하게 살지 말아라.
청정하게 그리고 부지런히 힘써 정진하라.

이 말씀을 몇 번이고 반복했던 것도 역시 열반법문의 특징입니다. 지금도 젊은 사람들이 큰스님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면 큰스님들께서 내리시는 법문이 주로 “청정막방일이라, 청정하게 생활하고 방일하지 마라” 하는 이 말씀이 거의 정해진 문구처럼 되어 있는 것도 바로 부처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경전을 보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 해 여름 하안거를 마치실 무렵에 몸이 아프신 것 같은 형상을 보이셨으며 그 후 ‘앞으로 석 달 후에 열반에 들리라’ 하고 선언하십니다. 그래서 아난이 ‘아! 부처님께서 이렇게 병환이 나시면 안 되는데…’ 하고 걱정합니다. ‘지금 제자들이 다 사방에 흩어지고 없는데 열반에 드시면 어찌하나. 아니다. 부처님은 결코 열반에 드시지 않으실 것이다. 흩어진 제자들을 다 모아 놓고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대중들과 교단이 의지하고 있는데 그대로는 못 누워 계실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합니다만 부처님께서는 아프심을 별 문제 없이 극복하셨습니다. 어떻게 아픈 것을 극복하셨느냐? 육체는 허물어지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공급해서 유지한다는 것은 계속해서 허물어져 가는 것입니다. 허물어져 가고 종말이 오는 것입니다. 육체라고 하는 이 덧옷은 그런 것입니다. 부처님도 그러하십니다.
그렇지만 부처님은 그것을 자유스럽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프다’ 하면 아프다고 하는 감각을 멈추고 그쪽으로 가는 감각과 마음을 거둬들여서, 완전히 순수하게 통일된 그 상태에 마음이 머물러 있으면 부처님 당신은 몸이 편안하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자유스럽게 쓰는 경지에 있어서는 설사 병이 들어서 아픔이 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으려면 받고 거두려면 거두는 자재한 신력이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환하고 밝으신 얼굴로 나무 밑에 앉아 계셨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자등명 법등명의 법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내리시는 법문의 내용은 대체로 이런 줄거리입니다.

아난이여, 자기를 등불로 삼고 자신을 의지로 삼아라.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마라. 법을 등불로 삼고, 법을 의지하라.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마라.
아난이여, 현재에도, 내가 열반한 후에도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의지처로 하여 남에게 의지하지 마라. 법을 등불로 삼고 의지처로 하여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마라.
그런 사람이 수행자로서 가장 내 뜻에 맞는 사람이다.

부처님의 이 말씀은 오늘 깊이 살펴볼 시간이 없습니다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문으로는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귀의 법귀의自歸依 法歸依라고 합니다.

|    의지해야 할 근원

대개 사람들을 지도하는 어떤 성자들은 흔히들 나를 믿어라, 혹은 어떤 절대적 권능자인 신을 믿어라, 아니면 자연의 태양을 믿어라, 혹은 불을 믿어라 물을 믿어라 하는 식으로 형상있는 외계의 물건이나 사람을 믿으라고 하는 것이 일쑤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종교들도 대개들 그런 형상 있는 어떤 것을 믿고 의지하고 배우는 현상이 아직까지도 몇 천 년 동안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법을 등불로 삼고, 법을 의지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법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 속에서 보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자기 자신을 의지로 삼고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고 하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은 바로 법과 더불어 하나를 이루고 있는 ‘법인 자기’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실은 법이며 진리인 자기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모르고 자기를 잊어버리고 법을 잊어버리고 밖으로 무엇을 구하려고 하다가 밖에서 구하는 것이 다 끊어져 버리면, 밖으로 구하려는 생각이 멈춰버리고 밖으로 구할 것이 한 물건도 없는 것을 알아버렸을 때, 바깥도 자기도 따로 없는 참된 법을 스스로 보는 것입니다.
법이 자기요, 자기가 법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바로 법을 자신에게서 보는 것이며 의지할 근원은 바로 자기 자신밖에 없다고 하는 가르침이 거기서 나옵니다. 대체적으로 진리를 모르는 가르침들은 궁극적인 의지처로 자연이나 사람을 의지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철저하게 ‘법에 의지하라. 그 법과 진리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너 자신이니라. 너의 본성, 너의 자성, 너의 진실면목이 바로 너 자신이 의지할 바이며, 너 자신을 밝혀갈 수 있는 등불이자 법이다’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자등명 법등명의 가르침입니다.
열반을 바로 앞에 두고 부처님께서 내려주신 이 말씀은 모든 중생이 영원히 가야할 정도正道를 보여주신 높은 법문이므로 우리는 다시 기억해둬야 하겠습니다. 
나라고 하는 존재는, 허물어지고 때 묻고 병들고 끊임없이 추한 것이 흘러나오는 그러한 나를 벗어나서 따로 먼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냄새나고 추악하고 더럽고 끊임없이 변해가는 나의 내면에, 결코 변치 않는 더러워질 수 없는 완전무결한 청정이 넘치는 진실한 나, 나의 진실한 모습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법입니다.
우리들은 마음속에서 내 생명이 법의 생명 진리생명임을 믿으며, 내가 육체가 아니고 물질이 아니고 감각이 아니고 죄의 덩어리가 아니고 업보의 뭉치가 아니라, 무한공덕 부처님의 대법이 숨 쉬고 뛰고 있는 바로 주인공임을 여기서 다시 배워야 하겠습니다.  
 

이 법문은 1991년 4월 3일 열린 호법발원 법회에서 광덕 스님께서 말씀하신 법문 중 일부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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