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나를 흔들다]마음 밭에 꽃들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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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나를 흔들다]마음 밭에 꽃들이 자란다
  • 조경순
  • 승인 2018.03.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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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박해상

| ‘선지식 스승 인연’을 발원한 기도

‘어서 나이 60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적이 있다. 마흔 중반에 접어들 때였다. 꿈이 있고 목표가 있어 기다리는 나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미래에 대한 기대나 비전은 없이 그저 막막한 책임을 내려놓을 수 있는 나이가 60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생업으로 마트를 경영하고 있었는데 일에 치이고 중·고등학생이었던 두 아이에게 기본적인 부모 노릇을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치이고 있었다. 아이들의 장래에 대한 믿음도 없이 잘되든 못되든 물리적 나이 60이 되면 우리 가족의 삶이 어떤 형태로든 결정지어져 있을 테니까 하는 포기와 낙오에 가까운 마음이었다.

이런 마음은 결국 병이 되었다. 당시에도 기도에 의지했다. 아니 매달렸다. 점심시 간을 아껴 가게에서 가까운 절을 찾아 절을 했다. 혼자 하는 기도였으니 마음이 답답해도 털어놓을 스님도 도반도 없었다. 그래도 기도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자금압박과 운영방법에 대해 남편과 의견 갈등이 커지고 체력의 한계와 아이들에 대한 불안과 죄책 감도 더해가면서 극심한 빈혈과 요통으로 결국 수술치료를 받아야 했다. 왜 이리 힘든 상황이 이어지는지 우울하고 혼란스러웠지만 쉬어가라는 부처님의 가피로 생각하고 회복 기간에 마침 고3이 되는 둘째 아이의 입시기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결심과 달리 집중은커녕 기도에 의심이 일어나고 몸도 마음도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졌다.

제대로 알고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되었고 대비주 수행도량 덕양선원과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카페에 올라온 스님의 법문과 신도들의 수행일기를 통해 나도 이제 제대로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뜻 나서지 못해서 ‘선지식 스승 인연’을 발원으로 7일 기도를 했다. 기도의 응답처럼 얼마 후 덕양선원을 방문, 스님을 친견하고 ‘대비주 10만독 성취’ 과제를 받고 대비주 수행이 시작되었다.

일산법상 스님의 대비주 수행법 수행요목은 쉽고도 완전했다. 그동안의 나의 기도에 변혁과 날개를 달아 주었다. 따로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던 절 수행과 달리 가게 일을 하면서도 대비주를 지송했고, 손님 한 분 한 분들이 복전이고 축원의 대상이며 나를 공부시키는 불보살님의 화현이었다. 전에 없이 가게 일이 즐겁고 24시간 기도하고 수행한다는 사실이 더없이 위안이고 의지가 되었다. 지금 수지 독송하는 대비주 1 독이 ‘과거 업장을 소멸하고 현세의 소원을 이루고 깨달음을 얻고 성불’하는 그 1독이 된다는 믿음은 곧 일체의 근심 걱정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더러 고비를 만날 때는 언제든 여쭐 스님이 계시고 도반들이 계시니 든든하고 결국 한 걸음 더나아가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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