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상마을 프랑스 플럼빌리지

팃낫한 스님이 1982년 설립하고, 전세계로 확대된 수행 공동체

플럼빌리지는 명상공동체의 대명사다.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이 중심이 되어 설립됐다. 플럼빌리지와 틱낫한 스님은 뗄 수 없는 관계다. 플럼빌리지에 대해 알기 위해선 먼저 틱낫한 스님과 베트남의 현대사를 거쳐야 한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에서 1942년 출가했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강의했다.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전역을 돌며 반전 평화운동을 벌였다. 전쟁난민을 돕기위한 봉사활동도 함께 했다. 반전평화운동을 벌이던 스님은 베트남 정부의 미움을 사 귀국금지 조치를 당하고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한다. 스님은 프랑스에서도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 피플을 위한 수용소를 세워 난민들을 돕는다. 그리고 1975년 파리 근처에 ‘스위트 포테이토’를, 1982년에 보르도 지역에 ‘플럼빌리지’를 세우고 명상공동체 활동을 시작한다.

플럼빌리지는 작은 시골 농장으로 시작해 지금은 유럽 최대의 공동체로 성장했다. 200명이 넘는 출가수행자가 플럼빌리지와 프랑스 4곳의 공동체 마을에서 살고 있다.

플럼빌리지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곳을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후 빔비사라왕의 보시로 대나숲에 마련된 최초의 사찰, 죽림정사에 흔히 비교한다.

빔비사라왕은 붓다께서 어떤 곳에서 지내시는 것이 좋을 까를 고민한다.

“마을에서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고, 오고 가기에 편하며, 이런 저런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뵙기 좋고 낮에는 지나치게 붐비지 않고, 밤에는 소음이 없고, 인적이 드물고, 혼자 지내기에 좋고 좌선하기에 적절한 곳”이라며 죽림정사를 붓다께서 계실 곳으로 정했다.

플럼빌리지가 그렇다. 먹고, 걷고, 일하고, 함께 차를 마시며 깨어있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아름답고 단순한 환경이다. 이곳에는 침묵과 명상, 휴식, 일과 놀이,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한다. 매년 플럼빌리지에는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명상 수행자들이 방문한다. 플럼빌리지를 만든 틱낫한 스님은 이곳 말고도 여섯 개의 명상마을과 수십 여 곳의 명상센터를 설립했다.

플럼빌리지 여름에는 4주간의 여름안거(Summer Opening Retreat)를 갖는다. 겨울에는 90일간의 안거를 갖고 전세계의 수행자들을 맞는다. 또, 방문객들이 봄, 가을에는 1주일 이상 머무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어퍼 햄릿 (Upper Hamlet Plum Village)은 청소년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사회의 완전채식을 위해 1년내내 거주하는 농민들이 생태와 정신을 결합하는 유기농 "해피 농장"도 개설했다.

틱낫한 스님은 2014년 심한 뇌졸중을 겪은 후 1년 이상의 재활의 기간을 갖고 2016년 플럼빌리지로 돌아왔다. 스님은 지금 말을 할 수 없지만, 여전히 평화롭고 고요한 존재로 공동체 활동에 참여한다.

■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

틱낫한 스님은 1백여종 이상의 책을 통해 스님의 생각을 전파했다. 미국에서만 수백만권 이상의 책이 판매됐다. 스님의 가르침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불교는 모든 일에 참여하고 있다. 어떠한 일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미 불교가 아니다. 둘째, 누구나 세상의 모든 것과 연결된 존재라는 연기법의 지혜다. 개별적 자아가 아니라 연결된 존재로서의 자아, 더 나아가 자아가 공(空)하다는 지혜와는 참여불교의 수행의 근본임을 자각해야 한다. 세 번째로 참여불교에는 마음챙김 수행과 사회봉사 그리고 불의를 멈추게 하는 비당파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 등이다. 플럼빌리지에는 이러한 스님의 가르침이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어떤 이들에게도 특권은 허용되지 않으며, 삶속에서 가르침이 실천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이 이루어진다.

■ 플럼빌리지 하루 일과표

5 : 30 기상
6 : 00 좌선
7 : 30 아침
8 : 30 법문
11 : 30 실외 걷기 명상
13 : 00 점심
14 : 00 개인 시간
15 : 00 일 명상
16 : 30 마음챙김(mindfulness)명상안내 / 질의 및 응답 / 차 명상 / 대지와 접하기
18 : 15 저녁
20 : 00 오리엔테이션 / 수행 토론 / 축제의식 / 다시 새롭기
21 : 30 좌선
22 : 15 취침

■ 플럼빌리지에서 일반인의 마음챙김 수행

일반인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차례의 수련이 있으며 여름은 청소년과 가족이 함께 참여가 가능하다. 봄, 가을, 겨울에는 약 3개씩 수련을 하는데 최소 1주일 이상부터 참여가 가능하다. 언어는 프랑스어와 베트남어로 진행한다. 이곳의 수행에서 특이하게 느끼는 것이 종소리나 각종 벨 소리를 이용한 명상이다. 명상이란 자신을 관찰하고 찾는 것인데 수행을 하다 보면 관찰하고 있는 자신을 또다시 잊어버리기 때문인데 종소리나 벨 소리는 하던 일을 멈추게 하고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본래심을 찾을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훈련시켜준다. 일을 하든지 집에서 휴식을 하든지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생활 가운데 언제나 이 소리가 나게 하고 소리를 들르면 자신을 찾는 호흡을 하게 하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수행은 다음과 같다.

1) 호흡 (Breathing) - 통제가 아닌 공기의 흐름을 인식하고 느끼는 것
2) 종소리를 통한 마음챙김 (Bells of Mindfulness) - 종소리가 들리면 호흡을 살핀다
3) 합장하는 마음(To bow or not to bow)
4) 염송 (Gathas)
5) 걷기 명상 (Walking Meditation)
6) 아침에 깨어나기 (Waking up in the Morning)
7) 좌선 (Sitting Meditation)
8) 함께 먹기 (Eating Together)
9) 부엌 (The Kitchen)
10) 승원 본체 (Sangha Body)
11) 귀의(Taking Refuge)
12) 다섯 가지 마음챙김 명상 (the Five Mindfulness Trainings)
13) 고귀한 침묵 (Noble Silence)
14) 함께 살기 (Living Together)
15) 새롭게 시작하기 (Beginning Anew)
16) 화 살피기 (Taking Care of our Anger)
17) 제 2의 몸 수행 (Second Body Practice)
18) 수행하는 몸 (The Body as Practice)
19) 휴식 (Resting)
20) 스님과 함께하는 작업 (Working with the Sangha)
21) 법문 듣기 (Listening to a Dharma Talk)
22) 진리 토론 (Dharma Discussion)
23) 차 명상 (Tea Meditation)
24) 대지와 접하기 (Touching the Earth)
25) 고독 (Solitude)
26) 게으름의 날(Lazy Day)
27) 여행 (Travelling)
28) 승가 공동체 짓기 (Sangha Building)
29) 껴안기 명상 (Hugging Meditation)
30) 집으로 돌아가기 (Going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