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스님이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불교 주사위 놀이를 본따 불교 보드게임을 만들겠다며 클라우드 펀딩으로 투자자를 모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본 도쿄 요가쿠지(陽岳寺)의 부주지 무카이 마사토 스님. 무카이 스님이 불교 보드게임을 만들려고 생각한 것은 젊은이들에게 보다 쉽고 재미있게 불교적 세계관을 알려줄 수 있는 사찰의 기념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터다.
보드게임의 이름은 <정토 주사위 보드게임>.
자료를 찾다보니, 이미 에도시대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됐다.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수를 조합해 윷놀이처럼 천상의 깨달음에 도달하는 주사위 놀이다. 잘못하면 지옥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주사위를 잘 놓으면 인간세계와 천상계를 거쳐 정토에 다다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른 종교계의 보드게임도 조사했다. 기독교의 경우 의외로 많은 게임이 출시되어 있음을 알게됐다. 성경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성경의 내용과 등장인물, 교리 등을 알아갈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결국 불교 보드게임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무카이 스님은 1단계로 어주인(御朱印) 게임을 만들었다. 3-4명이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사경을 한 경전을 사찰에 봉납하고 어주인 카드를 얻는다. 부처님과 많은 인연을 만든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6500엔에 판매도 했다.
2단계로 단가(Danka) 게임을 만들었다. 참여자가 스스로 스님이 되어 불상을 관리하고 시설을 짓고 신도들을 응대하며 수행하는 것을 카드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가장 많은 시주를 받은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9천엔에 판매했다.
3단계로는 사찰 보드게임 ‘WA가 되어 말하자’ 게임을 만들었다.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가족의 역사나 재미있었던 일화를 이야기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2천엔에 판매했다.
무카이 스님은 다양한 자료수집과 3단계에 걸친 게임 제작을 경험삼아 이번에는 보다 섬세하고 입체적인 보드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오는 4월말까지 100만엔(1천만원)을 목표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금까지 25명이 236,800엔(236만원)을 투자했다.
투자를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에게는 게임개발이 완료되면 보드게임 셋트를 증정한다. 그리고 6회에 걸쳐 열리는 게임제작 워크샵과 각종 이벤트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한다. 지난 1월 28일에는 요가쿠지에서 <불교와 보드게임 토크쇼>도 열었다.
스님은 1월에 2차례, 3월에 4차례, 4월에 2차례 워크샵과 이벤트를 가질 계획이다. 3월에 열리는 워크샵에서는 현세, 지옥, 수미산, 천계 등으로 나누어 게임의 내용도 직접 토의해 만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