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검색이 불교 검색을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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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검색이 불교 검색을 추월했다
  • 유권준
  • 승인 2018.01.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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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콘텐츠 검색에서 명상 키워드가 압도적 우위

명상에 대한 검색이 불교를 추월했다.

물론 한국에서의 검색결과는 아니다. 전세계의 검색을 비교한 결과다.

구글트렌드를 통해 살펴본 결과 검색빈도에서 명상이 불교를 추월한 것은 2014년 초. 불교와 명상을 키워드로  분석한 결과 명상은 2004년 불교는 97(불교)대 47(명상)로 명상 키워드를 두 배이상 앞서 있었다. 

그런데 차이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2008년 65(불교)대 35(명상)로 줄어든데 이어 2012년에는 48(불교)대 38(명상)로 차이가 크게 줄었다. 이어 2014년 1월에 들어서면서  46(불교)대 50(명상)으로 명상이 불교를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명상 키워드가 검색빈도에서 불교를 앞서기 시작한 이후 2017년말에는 41대 61로 격차를 벌렸다.

한국내에서의 검색결과만 놓고보면 추세는 비슷하다. 시기만 조금 뒤쳐질 뿐이다.

한국내에서만 놓고 보면 아직은 불교의 검색빈도가 앞서고 있다.  2004년에는 94 대 27로 불교 키워드가 명상 키워드를 앞섰다. 그러던 것이 2011년 30(불교)대 15(명상)로 줄어들고, 2017년에는 27(불교)대 22(명상)로 차이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5년 이내에 명상에 대한 검색이 불교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색빈도를 세분화해 살펴보면 동영상 콘텐츠의 검색빈도에서 격차가 심하게 벌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뉴스콘텐츠나 이미지 콘텐츠 검색에서는 아직도 불교가 명상을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검색빈도 결과가 그러한 결과를 역전시키고 있다.

2008년 전세계 유튜브 영상콘텐츠 검색빈도에서는 5(불교) 대 14(명상)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7년 말에는 13(불교)대 99(명상)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국내로 범위를 좁혀 영상검색빈도를 추적해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2008년 불교와 명상의 유튜브 검색빈도는 28대 28로 비슷했다. 하지만, 2017년말에는 20(불교)대 명상(100)으로 격차가 4배이상 벌어졌다.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 명상붐이 일어나고 과학적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명상산업이 성장한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추정된다. 반면, 불교의 경우 불교영상콘텐츠의 제작이나 발굴이 침체되면서 전체적인 검색빈도의 역전을 허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연관검색어를 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불교의 경우 인기 연관검색어는 주로 buddhism, buddhist, buddha, Zen 등의 불교관련 키워드이지만, 명상의 경우는 meditation, youtube meditation, yoga 등 종교성이 탈색된 검색어가 주를 이룬다. 즉 명상붐이 불교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불교적 신행활동이나 수행보다는 스트레스 감소, 생산성 향상, 일상의 행복감 증진 등 실용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는 모습이다.

지역적으로는 중국과 한국 일본의 경우는 명상 키워드의 증가속도가 빠르지만, 아직도 불교 키워드 검색이 명상키워드 보다는 약간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동아시아를 제외하고는 명상 키워드가 더 많았다.

검색 관심도에서는 불교의 경우 태국이 100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중국이 35, 한국이 25, 일본이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노르웨이의 경우 불교에 대한 관심도가 한국보다도 높은 28로 나타났고, 호주가 22, 미국15, 캐나다 15로 나타났다.

명상 키워드에 대해 가장 관심도가 높은 지역은 호주가 9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캐나다(84), 아르헨티나(83), 미국(63)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글트렌드를 통해 살펴본 불교와 명상 키워드의 검색빈도 분석은 몇 가지 흐름을 알려준다. 불교 키워드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명상 키워드에 비해 검색빈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불교 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는 전체 총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불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명상 키워드는 불교를 추월하고 있으면서 검색총량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내지는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통계학적으로 탈종교화의 추세는 이미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사실이다. 불교 뿐만 아니라 어느 종교든 종교인구 감소 혹은 검색량 감소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국내의 경우 불교인구 감소가 심각하다는 것은 인구조사결과로도 확인된바 있다. 

하지만, 불교의 경우 단순히 종교인구 감소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전 불광미디어가 보도한 '한국 불교 수행법이 바뀌고 있다' 는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 탈종교화하는 수행법이 늘어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의 신도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탈종교화 시대에 불교는 두 가지 국면에 함께 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불교가 보유하고 있는 과거방식의 교단운영이나 포교방식, 신앙행태는 서서히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불교가 보유한 현실적 자산은 40대 이상의 연령대를 위한 것이다. 사찰에 어린이들이 사라진지 오래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어린이나 청소년, 청년들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기에 앞서, 그들에게 필요한 신앙의 형태와 콘텐츠가 먼저 사라졌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두번째는 명상에 대해 불교가 어떤 입장과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불교의 입지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구에 소개된 명상은 일상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주는 일종의 도구다. 불교는 신앙적 면모보다 철학적 면모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즉 불교든 명상이든 그들이 가진 종교적 세계관을 파고드는데 까지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족삼아 말하자면, 어떤 종교든 미래세대에게 유통되는 새로운 콘텐츠 생산없이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사실이다. 특히 지금 자라나는 세대는 이전의 인류와는 전혀 다른 인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새로운 감수성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 디지털 세례를 받았고, 스마트폰을 자신의 신체일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인류다. 이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활용하는데 능숙할 뿐만 아니라 유통하고 공유하는 것을 일상으로 하는 세대다. 이들을 대상으로 포교와 전법을 한다는 것은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이 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불교는 역사적으로 그리이스 문명과 만나 다양한 불교미술 콘텐츠를 창조했고 이를 통해 동아시아인들을 사로잡았다.  또 대승불교가 가진 풍부한 스토리 텔링을 담은 대장경 콘텐츠를 통해 오랜 기간 불교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영상과 가상현실이라는 미래의 벽앞에서 불교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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