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인간으로 살아남기에 대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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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인간으로 살아남기에 대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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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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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의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세계 3대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
인공지능 시대, 인간으로 살아남기에 대해 묻는다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원더박스 펴냄 | 리처드 왓슨

로봇이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을까, 사랑도 디지털이 될까, 앱이 선생님이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자율주행 자동차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나… 그리고 이 모든 질문의 열쇠는 무엇이 쥐고 있는가?

디지털 혁신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인간다움과는 거리가 먼 속도, 편의, 효율의 삼위일체에 집착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는 물리적 경제와 디지털 영역 간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심화하고, 가속화하는 것이다. 조금 먼 미래를 생각하면 많은 분야에서 기계의 지능과 능력이 우리 인간의 지능과 능력보다 늘 더 뛰어난 시대가 올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을 우리가 잊고 있는 건 아닐까? 지난 50년 동안 물질적으로 엄청난 발전이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신뢰는 위기에 처해 있다. 디지털 기술의 미래는 소수의 공학도들 손에 달려 있는데, 인류의 다수는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기술의 종착지는 어디가 될까? 인간, 자본, 그도 아니라면 기술 그 자체?

세계 3대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 그가 바라본 디지털 문명의 오늘과 미래. 지금 우리는 왜 불안해하며, 진정 무엇을 갈망하는가? 인공지능 시대, 우리를 인간으로 살아남게 해줄 선택들을 모색해본다.

인공지능의 진격

인공지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수많은 광고의 콘셉트가 이미 ‘인공지능’이 되었고, 정부와 기업 모두에서 인공지능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쇼핑과 뉴스, 문화 콘텐츠 인터페이스에는 이미 인공지능 기술들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패턴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가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왓슨’ 도입을 통한 의료 서비스 개선으로 이른바 BIG 5 병원들과 경쟁하는 지역의 병원들도 늘고 있다.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중은 인공지능의 감성적 측면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웹에서 인공지능 관련한 48만 개의 단어를 분석한 이 조사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대화’ ‘소통’ ‘교감’ 등이 핵심 키워드였다. SM이나 YG 같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사람이 아닌 디지털에게 웃음과 위로를 기대하게 될지도 모른다.

62퍼센트 vs 38퍼센트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위협일까, 기회일까?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는 “규제는 일반적으로 나쁜 사건이 뭉텅이로 발생하고 절규에 가까운 대중의 요구가 빗발친 다음에야 만들어지기 시작한다”며 너무 늦기 전에 인공지능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심지어 인공지능이 세계대전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인텔의 CEO 브라이언 크러재니치는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실직과 기업의 몰락을 예상하며 두려움에 떨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자동차와 비행기가 처음 등장한 이후를 떠올려보라. 새로운 기업과 직업, 일자리가 생겼고 더 많은 기회를 잡지 않았나. 인공지능도 그럴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친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기술은 언제나 좋거나 나쁜 쪽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라며, 중립적인 듯 보이지만 실은 낙관론의 편에 서서 말한다.

2017년 여름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의 인공지능 설전 이후 국내의 한 언론사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200여 명이 응답한 이 조사에서는 비관론이 62퍼센트, 낙관론이 38퍼센트로 나왔다. 신뢰도가 높은 조사는 아니지만, 현재 대중들이 인공지능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지지하는 사례로는 충분하다.

질문의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두려움은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명줄을 쥐고 있다는 추측을 기반으로 한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면 인간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까, 기술 독점으로 인한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하나, 인류를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출현하여 영화에서처럼 인류가 기계의 부속품이 되는 날이 올까 같은. 이러한 질문과 추측들은 대체로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답이 안 나온다.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까지는 인류가 기술의 주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효율성을 추구하며 기술을 따라가기에 벅찬 나머지 잊었을 뿐, 우리가 아직은 기술의 명줄을 쥐고 있다. 따라서 인류의 명줄도 우리 자신이 쥐고 있다. 일론 머스크,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처럼 테크놀로지의 최전선에 선 인물들이 인공지능 연구의 윤리 기준을 세우는 데 참여하는 등 기술 독재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모두 이런 자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한 기술인가

퓨처 익스플로레이션 네트워크의 수석 미래학자인 리처드 왓슨은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에서 현재 인류와 디지털이 공존하는 가운데 발생한 몇 가지 사례를 들려준다.

2010년에 일어난 ‘플래시 크래시’는 초단타 매매 알고리즘이 몇 초 만에 10억 달러어치 주식을 팔기로 결정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주식 시장이 패닉에 빠진 사건이다. 이러한 커다란 손해는 사회적 비용 지출로 이어진다. 페이스북이 2014년에 왓츠앱을 사들였을 때 이 스타트업에 고용된 직원은 55명이었는데 기업의 시장 가치는 소니 계열사 전체보다 높았다. 참고로 1955년 제너럴모터스는 60만 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미디어와 함께 자란 20대는 디지털 미디어 없이 자란 65세 이상 노인에 비해 자기애성 인격 장애를 보일 확률이 300퍼센트가량 더 높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2010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남성 중 16~19세의 36퍼센트가 섹스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24개월 만에 두 배로 증가한 수치인데, 일본 남성 가운데 디지털 여자친구를 사귀는 사람은 반대로 늘고 있다.

로봇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기술 독점이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해묵은 문제들이 여전히 현실적 위협으로 상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의 곳곳에 파고든 결과 소위 ‘인간성의 목록’이라 부를 만한 것들에서 조금씩 균열도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원한 게 이런 것이었을까?

기술이 아닌 인간에게 묻는다

“자신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생각한 여든아홉 살의 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이 한 줄로 시작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는 기술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디지털 문명의 현재와 미래를 넓고 깊게 바라본다. 디지털 문명을 10가지 섹터로 나눈 뒤 각 섹터에서 현재 진행형인 희망과 위협, 우리의 선택이 불러올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인간에 대해 질문하고 인간에게 묻고 인간을 독려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대부분은 기술 문맹이지만, 그렇다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포기하지는 말자고.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가? 디지털 러다이트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까? 저자는 반쯤만 고개를 끄덕인다. 대세를 거스르는 건 성공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 다니엘 핑크와 함께 ‘세계 3대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리처드 왓슨의 안내를 따라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가 걸어야 할 ‘인간의 길’을 모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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