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정도경영] 지도자의 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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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경영] 지도자의 품성
  • 이언오
  • 승인 2018.01.02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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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자비·용기로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

|    이순신의 백의종군과 명량해전 420주년  

금년은 이순신이 백의종군 길을 걷고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지 420년 되는 해이다. 당시 조정은 당파로 갈라지고 백성은 신분으로 찢어져 외적의 침공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있어서 왜 수군의 서해 진출을 막고 나라를 구했다. 하지만 군주와 신하와 백성이 무지·무능해서 세월이 흘러 식민지로 전락했다. 분단과 전쟁을 겪은 후 다시 내우외환의 난국에 처해있다. 

이순신은 23전 23승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철저한 준비와 신중한 행보 등 승리의 조건을 만들어놓고 싸움에 나섰다. 천시天時 판단과 지리 이용, 기동 전개와 전력 집중은 해전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뛰어났다. 병법서를 깊이 읽고 스스로 궁리했으며 현장에 적용해 봄으로써 제승방략制勝方略, 이기는 전략을 구상했다. 생각·말의 지식이 아니라 행동·성과로 입증되는 실천적 지혜를 달관했다.

전쟁의 고통은 참불인견慘不人見, 참혹해서 차마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전사, 병사, 아사를 합쳐 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조선 사람의 귀와 코 12만 개가 베어져 교토의 큰 무덤이 되었다. 이순신은 백성들을 고통에서 구하겠다는 한마음으로 전쟁에 임했다. 가족과 부하를 극진히 위했고 신분 상관없이 어려운 이들을 배려했다. 자비심으로 본인 고통과 적군 살생의 잔혹함을 견뎌냈다. 

이순신은 백의종군 길에 조선 수군이 칠천량에서 전멸 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겨우 수습한 13척을 갖고 명량에서 왜선 133척을 맞았다. 전날에 부하들에게 “필사즉생必死卽生, 죽기를 각오해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선이 홀로 1시간 이상 분전하는 동안 겁쟁이 부하들은 뒤로 물러나 있었다. 이순신의 용기가 천시·지리를 움직여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순신이 가는 곳마다 피난민들이 몰려들었다. 다들 살았다고 안심했으며 장정들은 가족에게 “아선종공我先從公, 나는 장군을 따라 먼저 가겠다.”고 말했다. 믿어서 희망을 가졌고 따름으로써 힘을 실어주었다. 이순신은 명량해전 다음해 노량에서 장렬하게 전사했다. 이순신이 수결로 썼던 일심一心은 지극 정성과 구국 일념을 대변한다. 영웅의 뜻을 잇는 사람들이 없어 같은 외적에게 결국 나라를 빼앗겼다. 

지금 외세에 휘둘리고 동족끼리 적대하며 국내는 사분오열이다. 지도자들이 권력·부·명예를 탐하며 바른 가치를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의 자리 집착도 지탄받아 마땅한데 자식·측근에게 대물림까지 하려 든다. 역사에 영웅으로 남거나 죄인이 되는 것은 자신이 하기에 달려있다. 지도자는 난세에 위기를 방지하고 극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스님들이 전투에 참여했고 사찰 종들은 녹여져 화포가 되었다.

『법화경』 깃발에 기독교 선교사를 대동했던 왜적은 너무나 흉포했다. 자비의 불교, 수행의 승려였지만 살생을 회피하지 않았다. 공을 세우고는 천민으로 남아 불법을 이어갔다. 오직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불교계는 그때만큼 중생을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 지도자로서 혹은 지도자를 따라서 중생을 불국토로 이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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