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병의 평화모니]뭘 어떻게 해야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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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병의 평화모니]뭘 어떻게 해야 되지?
  • 윤구병
  • 승인 2017.11.28 1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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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 늙은이의 궁금증

날개 달린 새가 되고 싶어 비행기 만들고, 사슴보다 빨리 뛰고 싶어 자동차 굴리고, 온갖 날짐승 길짐승 흉내 내다 못해 땅굴 파는 두더지, 배로 기어 다니는 벌레 흉내까지 못 내는 흉내가 없다.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 한다.

다른 산 것 가운데 사람 흉내 일삼는 것 있나? 없다. 풀은 풀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산에 사는 것, 들에 사는 것, 물에 사는 것 저마다 생긴 대로 살아간다. 왜 사람들 가운데 도시에 떼 지어 사는 것들만 이런 흉내 내고 저런 시늉을 하면서 덕지덕지 처 바르고 이 탈 저 탈 뒤집어쓰고 살려고 들까? 제대로 살지도 못하면서 사는 시늉을 할까? 왜 두 발로 걸으면서 몸 놀리고 손발 놀려 저 먹을 것, 남 먹일 것 마련 못하고, 함께 먹고 두루 살릴 길 찾지 못할까? 그 머릿속에 무슨 꿍꿍이가 들어 있을까?

5조 홍인의 맏제자였다는 신수가 제 딴에는 부끄러워서(따지고 보면 남에게 널리 알리고 자랑질하고 싶어서) 조실스님 담 벽에 써 붙였다는 ‘오도송’, ‘몸통은 (깨우침의) 나무고 마음은 거울이다. 날마다 씻고 닦아서 먼지 한 톨 없게 해라.’ 까막눈 혜능이 옆에 있는 중노미한테 읽어 달라고 해서 듣고 난 뒤에 혼자서 중얼중얼. ‘(날마다 디딜방아 찧는다고 돌확 지고 낑낑대는데) 뭔 소리여, 몸 씻을 틈 어디 있고 맘 닦을 새 어디 있어?’

‘몸’과 ‘맘’(마음)은 본디 둘이 아니다. 한 뿌리에서 나왔다. 몸 없이 맘이 저 혼자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업業’ 짓나? ‘죽었다’는 말을 점잖게 ‘열반하셨다’고 이르는 것은 괜한 말이 아니다. 맘이 몸에 끄달릴 일이 없어졌다는 말이다.

하면 되는 일도 있고, 해도 안 되는 일도 있다. 할 짓 하면 되고, 못 할 짓 하면 안 되는데, 할 짓만 알아서 하고 못 할 짓 안 하는 사람 드물다. 할 짓만 하고 못 할 짓은 않는 게 좋다. 할 짓 하면 되고, 안 할 짓 하면 안 된다. 그게 헛심(헛된 힘) 안 쓰는 길이고, 안 되는 짓에 매달려 쓸데없는 짓에 힘 쏟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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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평규 2017-12-05 01:53:52
참 좋은 글,
큰 공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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