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허네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허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허네
전북 남원군 산내면 백일리. 지리산 기슭에 위치한 실상사(實相寺)밑에 가면 김을생(60세)씨 목기 공장과 전시장이 있다.
저 건너 보이는 지리산 정상을 바라보며 부르는 김을생 씨의 구성진 창가락이 텁텁하게 가슴으로 스민다. 김을생 씨는 가끔씩 이렇게 소리를 내어본다. 이곳 남원에서 태어나 전라 목기기술중학교(1951년 개교하여 1968년에 폐교된 목기기술학교로 지금의 김을생 씨 바루공장이 있는 곳에 위치했으며, 김을생 씨는 이 학교의 1회 졸업생이다.)와 전주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공병대위로 예편한 그는 몇 년의 객지 생활을 한 것 이외에는 평생을 이곳에서 목기 만드는 일을 계속해왔다. 조부 김영수(金永守)씨와 부친 원달(元達)씨로 이어져 내려온 3대에 이른 가업이었다.
"예로부터 이곳 남원이 목기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온 것은 지리산 주변에 많은 은행나무, 오리나무, 저나무, 물푸레나무, 소태나무 등과 천연 옻이 풍부한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원에서도 특히 이곳 산내면 백일리가 중심이된 것은 실상사가 가까이 있기 때문이었지요. 한때는 수천명의 스님들이 공부하는 대가람이었다고 합니다. 실상사 스님들로부터 바루 만드는 기술과 옻칠 기법이 마을 사람들에게 전수 되었던 것입니다. 목기는 정밀한 공예기술도 중요하지만 옻칠이 그 생명력입니다. 천연 옻칠은 그 침투력이 강해 색깔이 변하지 않으며 좀이 슬지 않고 냄새가 없어 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옻칠을 제대로 해서 만든 목기는 오래 담아 두어도 변질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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