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선이 남편과 이혼할 용기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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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선이 남편과 이혼할 용기를 주었다”
  • 주성원
  • 승인 2017.10.1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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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좌선회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

최근 새벽 좌선이 일본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화제다. 일본의 인기 주간지 <주간여성프라임(週刊女性PRIME)>은 사회 트렌드의 하나로 좌선이 여성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취재했다.

일본 도심에 있는 선종 사찰 중에는 일반인 대상으로 좌선회를 여는 곳이 많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새벽 좌선회에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평일 아침 7시, 도심에 있는 여러 선종 사찰을 살펴보니 평균 3분의 2 이상이 여성이었다. 나이는 20대에서 50대로 다양하며, 대부분 출근 전의 직장 여성들이다.

한 사찰의 주지 스님은 “우리 절은 교통이 편리해 많은 사람이 좌선회에 오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여성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이거나 개인 사업을 하는 여성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 새벽 좌선회에 참여하고 있는 S씨(36)에게 좌선을 하는 소감을 물었다. 그러자 “좌선을 시작하고 나서 마침내 남편과 이혼할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라는 놀라운 답변이 돌아왔다.

S씨는 결혼한 지 7년째인 전업주부였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1년 반 전에 이미 부부 관계는 망가진 상태였다고 한다. “남편은 나와의 부부 생활을 중시하지 않았고, 아이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남편의 바람도 의심스러웠다고 한다.

고민 끝에 S씨는 새벽 좌선에 참가해 봤다. 하지만 처음에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잡념만 떠올라 집중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좌선은 오히려 부작용만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좌선을 3개월 지속하자 마음에 서서히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S씨는 “3개월이 지나자 결혼에 대한 집착이 싹 없어졌다. 결혼이라는 배움을 끝낼 단계에 온 것을 깨달았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그녀는 현재 결혼 전에 근무하던 보육원에서 다시 일하고 있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좌선이나 명상을 3개월 정도 지속하면 세로토닌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뇌에서 분비되기 쉬워진다고 한다. 그것이 S씨의 불안과 고민을 해소하고, 내면을 성찰하는 힘을 키워준 원인이라는 것이다.

최근 서구의 유명 글로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일본의 기업들도 명상을 도입해 직원들의 업무 능률과 삶의 질을 높이는 곳이 늘고 있다. 일본 서점에도 선(禪)을 다룬 서적과 잡지가 눈에 띄게 늘었고, 자기 계발의 한 장르로 이미 자리 잡았다.

일본의 사회문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대적 조류가 일본 여성들에게 흘러들어 좌선 붐을 일으켰다고 분석한다. 남성보다 심신의 부조화에 민감한 여성들이 마음을 다잡기 위해 좌선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인생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으려는 여성이 많을수록 좌선회에 참석하는 일본 여성들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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