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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들] 보이지 않는 손들에게 감사와 축복을 보내며“The Mind and Mindfulness Symposium”을 회향하며
사진 : 오용석

Breathing in, breathing out / Breathing in, breathing out / I am blooming as a flower / I am fresh as the dew / I am solid as a mountain / I am firm as the earth / I am free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쉽니다 /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쉽니다 / 나는 한 송이 꽃처럼 피어나고 / 나는 아침이슬처럼 신선합니다 / 나는 산처럼 굳건하고 / 나는 지구처럼 단단합니다 / 나는 자유롭습니다 
            - Breathing In Breathing Out(Lyrics: Plum Village/Music arrangement: Bodhicitta) 

이 노래는 지난 8월 7일 싱가포르 Buddha Tooth Temple and Museum에서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와 싱가포르 DOT CONNECTIONS GROWTH CENTRE(圆点心宁中心, 이하 줄여서 D.C라고 함)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열린 ‘ The Mind and Mindfulness Symposium’ 행사 중에 ‘ THE MUSIC TREE’라는 불교청년회 회원들이 착하고 예쁜 마음을 담아 부른 노래 중의 일부이다. 노랫말에 맞추어 간단한 동작들을 따라 하면서 우리들의 마음에는 봄날의 훈풍이 불었고 마음은 활짝 깨어났다. 심포지엄은 성공적으로 회향되었다. 여기서 성공이라는 말의 의미는 참석한 우리 모두의 가슴에 앙증맞고 예쁜 꽃씨 하나가 심어졌다는 뜻이다. 하나가 된 느낌들. 자신을 내세우지 않아서 평화롭고, 양보하고 배려하였기에 따뜻하다. 

|        마음챙김 프로그램 소개, 많은 호응과 관심

이 심포지엄은 나와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Ding Rong(釋定融) 스님의 도움과 그리고 마음인문학연구소 소장 및 동료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이루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싱가포르 불교계 월간지와의 전격 인터뷰도 심포지엄 전날 D.C에서 진행되었는데 고민을 많이 한 수준 높은 질문들이 이어졌다. 주로 연구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체적으로 활용되는지에 대한 것과 마음챙김이 모든 심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또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이 이어졌다. 나는 주로 중국어 통역을 하고 조덕상 교무는 영어 통역을 하였는데 이러한 질문 내용은 심포지엄 당일의 질문과 통하는 것이 많았다. 

싱가포르 측에서는 마음챙김의 불교적 연원을 빠알리 경전을 근거로 자세하게 소개하였고 특히 우리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이용해서 마음챙김을 조금씩이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실용적인 기법을 소개하였다. 나중에 스님을 통해 들어보니, 이 발표자는 이 프로그램을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적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는 마음챙김을 전자지도와 스마트폰 어플로 활용하는 현대적인 방법과 심심心心풀이M3(Meta-mind Meditation) 라고 하는 연구소에서 개발하여 주로 청소년들에게 적용하는 마음공부법을 소개하였다. 싱가포르 측에서는 한국에서 마음챙김을 기초로 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고 정말로 많은 호응과 관심을 보였다. 심포지엄은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모셔진 불아사佛牙寺의 지하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는데 객석 300석 중 200석이 사전 예약되었고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들까지 포함하여 그 열기가 대단하였다. 꼼꼼한 진행과 능숙한 사회 그리고 음악 공연과 감사의 선물까지 모두가 환호와 격려 속에서 이루어졌다. 

사진 : 오용석

|      런치타임 마인드풀니스, 깊은 에너지를 느껴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만리장성을 만든 사람들은 대부분 장성에 발을 딛지도 못하고 죽었다고. 어느 잔치나 맛있는 밥상이 그렇듯이 늘 보이지 않는 손들의 공헌이 있다. 심포지엄 준비와 우리가 머물렀던 일정 내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우리를 돌보아준 D.C의 자원봉사자들. 사실 모든 상은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화려한 몇 십 분간의 연출은 사실 이들의 애씀 덕분이다. 더군다나 심포지엄 준비 과정에서 원만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외국인이 공식 장소에서 종교와 관련된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기 위해서는 두 달 전에 미리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여러 일들이 겹쳐 우리가 비자 신청을 미리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측의 발표자가 심포지엄을 얼마 남기지 않고 주제를 바꾸어야 되는 일이 생겼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양측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서 생긴 일이었음도 불구하고 나는 Ding Rong 스님에게 싱가포르의 제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일이 빨리 준비가 되도록 다그쳤다. 그런데 이곳에 와보니 사정이 이해가 되었다. 정말로 많은 기관과 후원단체들이 참여한 대형 규모의 행사였기 때문에 뭐든 결정되기까지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보지 못한 나는 스님과 D.C 관계자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전체 행사와 준비 과정에서 우리가 준비한 것은 자료집과 약간의 선물 등이 전부였는데 결과적으로 그들은 우리를 심포지엄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었다. 참여했던 교수들과 연구원들은 모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받았다. 

특히 강연 시작 전과 점심을 먹고 나서 마인드풀니스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깊은 고요함과 많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함께 한 것은 ‘런치타임 마인드풀니스Lunch time Mindfulness’라고 해서 간단한 동작을 하면서 정념(正念: Mindfulness)을 유지하도록 구성되었는데 이 동작을 하자 식곤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 프로그램은 Erin(李佳宁)이라는 자원봉사자에 의해 진행되었다. 그녀는 공인된 MBSR 교사이며 불교를 주제로 한 음악을 부르는 뛰어난 가수이기도 하다. 10여 년 이상 불교를 주제로 한 노래를 어쿠스틱 등의 대중가요의 형식을 통해 불렀다. 나중에 들어보았는데 정말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노래였다. MBSR을 어떻게 배웠는지 궁금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았는데 미국의 캘리포니아 샌디에고California San Diego 대학에서 MBSR 자격 과정을 마치고 다시 영국의 에버든Aberdeen 대학의 마인드풀니스학과 마스터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하였다. 뛰어난 영어 실력과 진행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전에 성엄 선사의 『금강경』 강설인 『복혜자재福慧自在』라는 책을 번역할 때 놀란 적이 있다. 스님은 법문 시작 전에 이 자리가 이루어진 것은 자신 때문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후원과 공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면서 강설을 시작하였다. 나는 성엄 선사의 많은 저서와 강연을 보았는데 스님은 한결같이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공덕을 많은 사람들에게 회향하였다. 이것은 마치 많은 사람들이 높은 건물의 웅장함과 규모에 놀랄 때 바로 땀을 흘리며 무거운 자재를 직접 나르고 건물을 세웠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을 생각해주는 그런 모습과도 같았다. 나는 그러한 성엄 스님에게 감화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번 심포지엄의 주인공은 몇 명의 발표자가 아니라 묵묵하게 행사 준비를 돕고 개인들의 시간을 쪼개서 함께 기쁨을 나누어준 자원봉사자들일 것이다. 

사진 : 오용석

|        심포지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나는 이 속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보았다. 우리 사회가 어둡고, 종교계가 정치와 권력에 의해 타락하는 현상은 바로 이러한 보이지 않는 손들에 대한 무시에 의한 것이 아니었을까. 무아無我를 역설했던 붓다는 자신이 상가san.gha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연主演에 너무 익숙한 우리들. 그러나 모든 상과 축복은 이처럼 보이지 않는 손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심포지엄이 진행되는 동안 그리고 그 전과 후에도 우리를 아껴준 D.C의 자원봉사자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출국 전 공항에서 우리와 자원봉사자들은 뭐가 그리 즐겁고 또 뭐가 그리 아쉬운지 웃고 떠들었다. 그리고 Ding Rong 스님을 비롯해서 D.C의 자원봉사자들은 우리가 눈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모두가 이상하게 마음이 먹먹해졌다고 하였다. 이러한 느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마도 우리 마음에 심어진 무언가가 꿈틀 거렸을 것이다.

말도 잘 안 통하고 외모도 생각도 다른 우리들이 거의 동시에 한 지점을 바라보고 다시 눈을 맞춘 것일까. 그래서 우리들의 가슴이 좀 먹먹해지고 아련해진 것일까. 아니면 어쩌면 끊임없이 우리들에게 다가오기 위한 그들의 비움과 노력이 우리를 감동시켰던 것일까. 반대로 생각해보면 자신을 비운다는 것이 얼마나 또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어떤 사람은 누군가에게 다가간다는 것을 자신을 깎아내는 것으로 비유했다. 왠지 모를 그리움과 고마움이 마음 한 구석에서 싹트고 있다. 아! 이것은 꽃씨였지. 작고 앙증맞은 예쁜 꽃씨 말이다.      

 

오용석
중국 남경대학에서 간화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명상학 박사수료했다. 국내 선원, 인도, 미얀마 등에서 다양한 수행과 명상체험을 했고, 현재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 명상과 선, 명상과 마음공부 관련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오용석  bulkwang_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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