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삶에서 뽑은 명장면] 당신은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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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삶에서 뽑은 명장면] 당신은 누구십니까?
  • 성재헌
  • 승인 2017.09.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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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라석굴 불상 ⓒ불광미디어

얼마 전 ‘비긴 어게인’이란 TV 프로그램에서 가수 윤도현이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런던의 어느 골목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았다. 존 레논John Lennon이 작사 작곡한 <Imagine>이란 노래였다. 어린 시절 자주 들었던 노래이다.   

상상해 보아요.

국가가 없는 세상을 … 

죽이거나 죽어야 할 이유가 없고 

종교 역시 없는 세상

… 

상상해 보아요.

소유가 없는 세상을 … 

탐욕도 굶주림도 없고 

인류의 형제애만 있는 세상

… 

당신은 나를 몽상가라 하겠죠.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랍니다. 

한참을 따라 흥얼거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몽상가夢想家가 아닐까?”

세상은 냉혹하다. 법과 정의를 부르짖고, 도덕과 인륜을 앞세우지만, 우리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세상은 여전히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인간은 나약하다. 자비와 평등을 부르짖고, 타인을 배려하고 용서해야 한다며 맞장구를 치지만, 정작 탐욕과 갈등이 폭풍처럼 몰아닥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누구 할 것 없이 이기심에 따라 거침없이 폭력을 자행한다. 

요만큼이라도 나이를 먹고, 이런 일 저런 일 제법 겪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엎어지다 보니, 이젠 나도 알겠다. 세상도 인간도 오래전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도덕과 인륜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고, 자비와 무욕이 주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남들에게 말한다. 아직 따끔한 맛을 보지 못해서 하는 말이라면 철모르는 소리라 하겠지만 제법 쓴맛을 보고도 이러니, 마냥 철이 없어서 하는 소리는 아니다. 그럼, 뭘까? 아마 나도 몽상가인가 보다. 

그런 줄 뻔히 알면서도 여전히 세상모르는 소리를 하고, 세상모르는 짓을 하고픈 걸 보면, 이건 병에 가깝다. 세상 쓴맛을 더 보고, 이기심의 폭풍에 폐허가 되는 일을 몇 차례 더 겪는다 해도 소위 “정신 차리는 일”이 있으리라곤 그리 기대되지 않으니, 거의 중증 환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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