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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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중단 촉구
  • 유권준
  • 승인 2017.08.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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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얀마 군부에 의한 공격으로 100여명 이상 사망하고 18,000여명 탈출
시민단체 회원들이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로힝야 족에 대한 학살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신대승네트워크와 참여연대 등 27개 시민사회단체들이 31일 미얀마 라카인 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로힝야 족에 대한 학살과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미얀마 정부에 촉구했다.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들은 "미얀마 군부가 지난 25일(현지시각) 이후 로힝야 무장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헬기와 중화기로 무장한 군대와 라카인주 극단주의자들이 민간인을 향해 사격을 가하고 집을 방화했으며 이미 100여명 이상이 사망하고 18,000여명의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학살을 피해 산속으로 피신한 로힝자 피해 생존자들은 기본식량과 치료 등 인도적 지원이 시급하지만 아무런 도움 없이 방치되고 있다"며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생존자 18,000여명도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로힝야족은 1947년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계속 박해받고 있다"며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불법 체류자로 간주됐으며 지난 10월부터는 무장세력 토벌작전을 명목으로 미얀마 군부가 라카인 북부지역에서 인종청소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미얀마 군부와 정부가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로힝야 사람들의 생명과 존엄을 보호하고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미얀마 사회에 팽배한 로힝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고 평화적 문화의 확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로힝야족 모하마드 이삽(51)씨가 참석해 도움을 호소했다. 이삽 씨는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과 인권침해에 대해 관심을 호소하고 국제기구와 미얀마 정부의 즉각적인 학살중단을 요구했다.

로힝야족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며 원래 방글라데시에서 살고 있었지만 1930년대 영국이 식민통치기에 산업적인 목적으로 미얀마지역으로 강제로 이주시키며 미얀마에 정착했다. 영국의 식민통치가 끝난 후 원래 살던 땅으로 돌아가지 못한 로힝야족은 그대로 라카인 지역에 모여 살게 됐다. 미얀마의 독립이후 계속된 군부의 독재정치하에서 로힝야족은 미얀마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1978년과 1991년 25만명 이상의 로힝야 족이 방글라데시로 도망치면서 이들이 겪은 강제노동과 즉결처분, 고문, 성폭행 등의 사례가 국제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로힝야 족은 모두 1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구원군(ARSA)이 지난 25일 경찰초소를 습격하면서 촉발됐다. 토벌작전에 나선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정부군이 민간인을 집단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에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AFT통신은 정부군이 26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국경을 건너려던 여성과 아이들을 비롯한 로힝야족 난민을 향해 기관총과 박격포를 발사했다고 보도했으며 사망자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미 100여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악화되자 유엔이 나서, 지난 5월 조사단(유엔 특별보고관=이양희 성균관대 교수)을 파견해 실사를 벌이려고 했으나 미얀마 정부의 거부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미얀마 정부를 이끌고 있는 아웅산 수치가 오랜 군사독재와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뿌리깊은 반 무슬림 정서를 용인하고 있으며 이같은 입장 때문에 로힝야 족에 대한 탄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에서의 학살에 극우 불교도들이 관련되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교계에서도 우려섞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대승네트워크는 유엔특별보고관으로 미얀마를 방문하고 돌아온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를 23일 초청해 미얀마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로힝야 족에 대한 학살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시민단체 회원들이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로힝야 족에 대한 학살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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