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무인四顧無人
의발수전衣鉢誰傳
의발수전衣鉢誰傳
사고무인四顧無人
경허(鏡虛, 1846-1912) 선사의 「오도가悟道歌」로 알려져 있는 글귀다. 어려운 한자가 없고, 한문 문리文理를 따지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략하다. 그런데 글귀가 단순하다고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 말이 짧으면 문맥을 잡아 해석하기는 더 어렵기 마련이다. 맥락 없이 그냥 툭 던져놓는 말귀가 사람을 가장 난감하게 한다.
경허의 「오도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사고무인은 사고무친四顧無親이나 같은 말이다. 아무리 돌아봐도 주위에 속내를 털어놓거나 맘 놓고 기댈 만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의발衣鉢은 다들 알다시피 선문禪門의 안쪽에서 정통성을 상징하는 표식이다. 수전誰傳은 대개 두 가지 의미로 이해되어 왔다. “의발을 누구에게 전하랴.”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의발을 누구에게 전해 받으랴.”로 읽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 별 차이는 없다. 앞의 것은 변변한 후배가 없는 상황을, 뒤의 것은 이렇다 할 선배가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한 심정으로 읽은 차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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