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정우택 교수, 일본서 고려 수월관음도 발견
상태바
동국대 정우택 교수, 일본서 고려 수월관음도 발견
  • 불광미디어
  • 승인 2017.07.17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국대 개교111주년 기념사업회 후원으로 일본지역 조사과정 중 발견 
동국대 정우택 교수, 일본서 고려 수월관음도 발견

동국대(총장 한태식(보광))는 미술사학과 정우택 교수가 개교111주년 기념사업회 후원의 일환으로 ‘일본지역 한국불교미술품의 조사연구’를 시행하던 중 기존구도와는 다른 고려 수월관음도를 발견했다고 19일(월) 밝혔다.

[발견경위]

이 그림은 일본 요코하마에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현 소장자의 부친(1931년서거)이 수집한 불화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보 수집과 조사가 실시된다면 일본에서 한국 미술품의 추가적인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형상과 표현]

화면구성은 관음보살이 물에서 솟아 올라있는 바위에 정면을 향하여 앉아 있고 윗 부분에는 세 개의 둥근 원안에 앉아있는 부처가 한 분씩 표현돼 있다. 하면의 아래 부분에는 선재동자와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의 내용이 그려져 있다. 

화면을 향하여 오른쪽 중간부에는 버드나무가 꽂힌 정병이 있고 그 반대쪽 바위위에는 꽃이 가득 담긴 화반이 놓여 있다. 화면을 향하여 오른쪽에는 바위굴을 의미한 암석에 길게 묘사돼 있고 관음보살의 오른팔 위쪽에도 바위가 솟아 있다. 그 위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으며 또 다른 한 마리가 그 새를 향하여 날아오는 듯이 표현돼 있다. 

채색은 몸체부분 전면에 금니(金泥)를 칠하였고, 치마에는 국화문으로 이루어진 원형의 꽃무늬가 있다. 베일은 투명한 듯이 표현하고 그 위에 마엽문을 그려 넣었다. 바위는 군청(群靑)과 녹청을 사용하였는데 금니(金泥)로 하이라이트의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

이 그림은 채색 등 기본적인 기법이 기존의 고려 수월관음도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화면구성 요소가 다양하면서도 구성이 짜임새가 있어 안정돼 보인다. 색의 조화, 정확한 묘사 등 온화한 화취의 품격 높은 그림으로 완성도가 높다. 

특히 화면 전면은 뒤에서 연백(鉛白)으로 배채를 하고 앞면에서 채색을 했다. 이처럼 배채를 하는 경우는 고려불화에서 적지 않게 보이지만 이처럼 전면에 연백으로 배채 한 경우는 처음이다. 정병과 거기에 꼿혀 있는 버드나무가지, 구름과 바위의 일부에서 안료가 떨어져 나갔으나, 기본적인 형상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작시기는 금니선의 유연성이 부족하고 마엽문이 두드러지고 있기는 하지만 채색 방법과 묘법 특히 형상에 이지러짐이 없이 매우 정확하여 14세기 중반 이후로 추정된다.

[특징]

지금까지 알려진 고려 수월관음도는 오른쪽 측면을 향하고 반가한 자세로 바위 위에 앉아있으며, 오른손 앞에는 버드나무 가지가 꽂힌 정병이 놓여 있다. 또한 화면 아래에는 왼쪽 발을 꿇고 합장한 자세의 선재동자가, 만개하여 화려하게 보이는 꽃다발과 연봉오리 그리고 많은 산호가 적절하게 배치, 표현돼 있다. 이러한 구성이 고려의 가장 일반적인 수월관음도로 40여 점 가량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수월관음도는 자세와 모티프가 통례의 고려 수월관음도와는 전혀 다르다. 

첫째, 관음보살이 고려불화 최초, 유일하게 유희좌를 하고 있다. 기존의 관음보살도는 약간 측면을 향한 반가좌이거나 가부좌인데 반해 이 그림의 관음보살은 얼굴과 상체가 정면을 화면을 향하고 왼발을 아래로 내려뜨린 유희좌이다. 

둘째, 화면 아래에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적극 표현돼 있다. 기존의 고려불화가운데 관세음보살보문품이 그려진 사례는 두 작품이 있으나, 하나는 금선묘로 아주 작게 그려져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아주 간략하면서 그것도 자세히 보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작고 소극적이다. 그렇지만 이 그림은 변상의 장면을 마치 회화 작품을 보듯이 인물 등 모티프를 채색으로 아주 정확하게 잘 그렸다. 이러한 사례 역시 최초이다. 특히 인물들의 복식은 당시 고려인들의 모습으로 짐작된다는 점에서 복식사 연구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셋째, 화면 상부에 세 구의 화불이 표현돼 있다. 현존하는 40점 가까운 고려 수월관음도 가운데 이처럼 화불이 표현된 경우는 없었다. 물론 이처럼 세 구의 화불이 표현된 경우는 관음, 지장보살이 나란히 그려진 고려 14세기의 <관음지장보살병립도> 한 점이 알려져 있으나 수월관음도의 경우는 역시 최초의 사례이다.

이 이외에도, 정병이 화면을 향하여 오른쪽에 배치돼 있고, 그 반대쪽에 꽃이 가득 담긴 화반이 놓여 있는 점, 두 마리의 새가 표현되어 있는 점 등 기존의 고려 수월관음도와는 전혀 다른 특이한 불화이다.

동국대 정우택 박물관장은 "색상이 부드럽고 깊이가 있다"며 "정병 등에서 일부 안료가 떨어져 나갔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고려 불화를 대표할 만하다"고 밝혔다. 정 관장은 오는 24일(토) 동국대에서 열리는 제 69회 동악미술사학회에서 이번에 발견한 수월관음도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