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견문록]시是 선원 K-MBSR 기초교육
상태바
[수행견문록]시是 선원 K-MBSR 기초교육
  • 문현선
  • 승인 2017.07.04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각에서 나와 호흡과 감각으로

퀴즈. 공기처럼, 늘 있지만 대부분 의식 못 하고 살아가는 것은? 답은 글 마지막에 있다. 물론 그 밖의 답도 가능하다. K-MBSR을 진행하는 ‘시是 선원’의 우현 조원경 원장이 수업 중에 말했다. “하나의 일이 터지려면, 여러 요인이 작용합니다. 다시 말해 그중 하나만 멈춰도, 즉 알아차릴 수 있으면 막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 수많은 원인(因)과 조건들(緣), 그 가운데 하나만 없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와 닿는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떠오른다. 늦기 전에 멈추려면? 필요한 건 그것(퀴즈의 답)으로 돌아오는 훈련이다.

|    판단하지 않음. 지금에 머묾

“어릴 때 밖에 나가 놀다가, 해가 지거나 지치면 집에 돌아오듯이” 호흡으로 돌아오라. K-MBSR 수업이 진행된 부산 시 선원 강의의 한 대목이다. K-MBSR은 한국형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Korean version - 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을 뜻한다. 1979년 미국에서 시작된 MBSR에, 심리학자 장현갑 교수가 한국 실정에 맞게 전통 수행법을 접목해 K-MBSR로 발전시켰다. 마음챙김뿐 아니라 집중명상과 자비명상 등 다양한 기법이 들어있다고 한다. 지난 3월부터 4월, 총 네 번에 걸쳐 수업을 들었다.

보통은 격주 일요일, 오전과 오후로 이루어졌다. 수업은 우현 선생의 강의와 실습으로 구성되었다. 선생은, 주의가 이탈했을 때 언제든지 알아차리고 호흡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자유롭게 나가서 놀아도 된다고 했다. 호흡이라는 집으로 돌아와 지금 느껴지는 감각,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린다. 어딘가에 긴장이나 통증이 느껴지면, 그런 것들을 마치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듯이 포근하게 안아주면” 내려놓을 수 있다. 꼭 엄마 품이 아니어도 유년시절 편안했던 누구의 품이든 좋다.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 내려놓는 방법. 그러면 집착(자기와의 동일시)을 멈추고 자기조절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엄마 품의 아이처럼, 자각 속에 안겨있네.” 우현 선생의 묘사에 마음속에 따듯한 장면이 그려진다.

프로그램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탕은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그런데 챙겨야 할 ‘마음’은 어디 있을까? 선생은, 여기서 말하는 마음챙김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MBSR을 개발한 매사추세츠 의대 존 카밧진 박사는 마음챙김을, ‘판단하지 않고 / 의도적으로 / 현재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우리 뇌는 자동적으로 판단을 한다. 그럼 어떻게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판단하고 있음을 선명히 알아차리면 멈출 수 있다. 자동반응을 자각반응으로 바꾸는 것이다. 판단과 행동은, 잠시 보류했다가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평정해지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몸의 감각을 보듬어줄 때도 역시 판단하지 않는다.

상태를 바꾸려거나 없애려 하지 않고, 심지어 고통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피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그대로 느끼고 존중하라고 한다. 그러나 두렵기도 하고 익숙지 않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항하거나 억압하면 그런 나를 알아차리라 했다. “행복은 훈련”이라는 달라이 라마의 말이 무심히 들리지 않는다.

우현 선생은 마음챙김은 건강과 행복이라는 본질적인 삶의 영역이기에, 유행이 아니라 말한다. “수행자들이 불교의 지혜를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소통하고 불교의 저변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텐데 하고 고민하던 차에, 장현갑 교수님의 마음챙김 특강을 들었어요. ‘불교가 나아갈 길이 이거구나!’ 했지요.”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