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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반양장본 | 432쪽 | 210*148mm (A5) | 563g | ISBN : 9788998602529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

미국과 북유럽 사회의 속성과 삶의 결을 생생하게 포착해낸 저널리스트의 극과 극 비교 체험기. 저자는 핀란드를 떠나 미국에 정착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적응하기 힘들고 온갖 불안이 엄습해온다. 북유럽을 ‘사회주의 유모국가’로 치부하고 복지를 혐오시하는 미국인들의 생각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저자에게 미국 사회는 ‘자유와 기회의 땅’이라는 오랜 명성이 무색하게도 국민 개개인에게 자유와 독립이 아닌 ‘사사로운 의존’을 강요하는 나라로 보였다. 북유럽 나라들과 미국은 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는 세계 롤 모델이 교체되는 시점에 양쪽에서 모두 살아본 저자가 두 지역의 사회 시스템과 속성이 어떻게 다르고 그에 따라 삶의 질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생생하고도 날카롭게 포착한 논픽션 에세이이다.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출간된 이 책은 미국 사회에서 미국 모델과 북유럽 모델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촉발시키면서 많은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과거로 되돌아간 미국 VS 미래가 먼저 온 북유럽 
미국과 북유럽 사회의 속성과 삶의 결을 생생하게 포착해낸 
호기심 많고 할 말도 많은 저널리스트의 극과 극 비교 체험기 


핀란드를 떠나 와 미국 시민이 되었더니… 
잘나가는 언론사 기자였던 나. 미국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모든 걸 정리하고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결혼식을 올리고 희망찬 미국 생활을 시작해보려는데, 갓 발행된 《뉴스위크》 표지는 만국기가 소용돌이치고 한가운데에 뜨악한 헤드라인이 박혀 있지 뭔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는…” 그건 바로 방금 내가 떠나온 나라… 핀란드였다! 

개인이 강해서 모두가 든든한 사회, 그 비밀은 바로… 
살아보고 겪어볼수록 안타깝고 분통 터지는 미국에서의 삶. 어떤 부모 어떤 남편 어떤 고용주를 만나느냐에 내 교육이 직업이 의료보험이 좌우된다니. 자유와 기회의 빛나는 등대였던 미국은 어쩌다 이토록 낡은 시대로 뒷걸음질했나? 반면 노르딕 국가들은 전 세계의 새로운 롤 모델로 각광받는 이유가 뭘까? 독립적인 개인과 그들이 오직 사랑으로 맺는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일념, 그것을 정책과 제도로써 지지하는 북유럽 사회야말로 미국이 독점해온 현대적 가치들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었다. 

“일생일대 사랑을 좇아 미국 시민으로 새 출발 했더니, 
내가 방금 떠나온 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곳이라고?” 


세계적으로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북유럽 국가들은 온갖 국가별 비교 랭킹에서 꼭대기를 차지하며 전 세계의 새로운 롤 모델로 급부상했다. 특히 핀란드는 PISA 평가에서 연속해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교육 기적’의 나라로 각광받았고, 아울러 ‘국가 경쟁력 1위’ ‘국가 투명성 1위’ ‘국가 행복지수 1위’ 등 눈부신 성취를 보였다. 급기야 2012년 당시 영국 노동당 당수 에드 밀리밴드는 이렇게 선언한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면 핀란드로 가십시오.” 

라이프스타일 잡지인 《모노클》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했다. 2011년, 세계경제포럼의 「세계 경쟁력 보고서」는 핀란드를 세계에서 네 번째로 경쟁력이 높은 나라로 선정했고, 이듬해에 이 등급은 세 번째로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일과 삶의 균형 면에서 핀란드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좋은 나라라고 선언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11 종합혁신지수(IUS)는 핀란드를 EU의 최상위 혁신 지도국 네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14쪽) 

이런 가운데 저자는 핀란드를 떠나 미국에 정착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적응하기 힘들고 온갖 불안이 엄습해온다. 북유럽을 ‘사회주의 유모국가’로 치부하고 복지를 혐오시하는 미국인들의 생각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저자에게 미국 사회는 ‘자유와 기회의 땅’이라는 오랜 명성이 무색하게도 국민 개개인에게 자유와 독립이 아닌 ‘사사로운 의존’을 강요하는 나라로 보였다. 북유럽 나라들과 미국은 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노르딕 출신 이민자로서 미국에 살아보니,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핀란드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인지 여부와는 별도로, 사람들은(미국인이든 핀란드인이든) 21세기 초에 노르딕 국가를 떠나 미국에 정착한다는 것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굉장히 특이한 - 특이하게 힘겨운 - 경험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노르딕 출신 미국 이민자로서 나는 또 다른 특이한 점도 발견했다. 뭐냐면, 미국인을 비롯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네 삶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나아질 수 있는지에 관해 충분히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9쪽)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는 세계 롤 모델이 교체되는 시점에 양쪽에서 모두 살아본 저자가 두 지역의 사회 시스템과 속성이 어떻게 다르고 그에 따라 삶의 질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생생하고도 날카롭게 포착한 논픽션 에세이이다.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출간된 이 책은 미국 사회에서 미국 모델과 북유럽 모델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촉발시키면서 많은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 저자가 책에서 주로 다루는 지역은 북유럽에서도 ‘노르딕 5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다. 

자유와 기회의 빛나는 등대였던 미국, 
어쩌다 불건전한 의존을 강제하는 나라로 뒷걸음질했나 


자유의 나라 미국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저자에게 미국은 ‘선택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대다수의 국민들을 ‘불건전한 의존’으로 내모는 사회였다. 저자가 미국에 정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닥쳐온 생활의 위기는 바로 의료보험이었다. 미국의 민영 의료보험 체계는 이미 악명 높다. 미국인 개인 파산의 가장 큰 원인이 의료비이기도 하다. 너무 비싼 보험료 탓에 사람들은 직장에서 지원하는 의료보험에 기댈 수밖에 없으며, 거기에 가족 전체가 매달린다. 이중의 의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부부가 갈라서면 암 환자는 고액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도 일순간 의료보험이 없어진다. 그 보험은 배우자의 고용주를 통해 제공되었으니까. 따라서 당사자들에게 고통만 가중시키는 불행한 부부 생활이라도 무작정 지속된다. 그런 상황은 엄청난 트라우마를 키우는데, 그건 다만 누구나 고용주에게 총체적으로 의존해 있기 때문이다. (55쪽) 

나는 미국 의료보험 체계가 사람들을 옥죄는 불건전성을 몸소 체험했다. 고용주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간에 말이다. 내가 당분간 그럴듯한 직장을 구할 가망이 별로 없다 보니, 많은 미국인이 하는 짓을 나도 하고 말았다. 남편에게 우리 둘 다 보장해주는 보험이 딸린 다른 직장을 찾아보면 어떠냐고 물었던 것이다. (205쪽) 

미국 법으로 직원 50명 미만인 회사는 출산휴가를 주지 않아도 되며 큰 회사는 3개월의 출산휴가를 주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급이다. 따라서 출산 후 배우자 중 하나는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위기에 봉착하는데, 그건 대체로 여자다. 다시 말해, 남편은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올려야 한다. 핀란드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이런 상황을 보면서 저자는 돈 잘 버는 남자에 집착하는 미국 여자들의 성향을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한다. 출산을 하고 나면 다음 문제는 교육이다. 미국은 교육에서도 불평등이 점점 커져 자녀는 부모의 열성과 인맥과 경제적 지원에 따라 앞날이 달라진다. ‘아메리칸 드림’은 과거의 일이 되었다. 의존적 관계는 성인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자립하지 못하는 이른바 ‘부메랑 자녀’가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노년의 삶은 어떤가? 취약한 노인 복지 탓에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제 아이들 돌보기에도 벅찬 중년의 성인 자녀에게 전가되고 있다. 독립적 삶을 살던 늙은 부모와 다 큰 자녀는 피차 갑작스러운 입장 전환에 당황스럽다. 저자가 본 미국 사회는 이렇듯 부담스러운 의존으로 점철된 가족을 기본 단위로 한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관계 중 하나인 가족이 불편하고 솔직하지 못한 무엇으로 변질된다. 

“아동이 빈곤에 빠질 가능성을 82퍼센트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부 지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바로 결혼입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의 연설 중)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말이다. 누가 결혼에 반대하겠는가? 하지만 이 말의 요점은, 21세기 미국 가정의 경제적 물질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모든 현대 산업국가들이 한 일을 미국 정부는 결단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즉, 유급 출산휴가와 같이 아이에게 타당한 지원이나 아이의 기본권을 보호할 다른 보편적 정책들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소리다. 이런 미국식 사조에 따르자면, 돈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최상의 해법은 결혼이다. (102-3쪽) 

북유럽 사회에서 자라난 저자가 보기에, 미국은 매사가 그런 경향을 품고 있었다. 즉, 부부 관계, 자녀와 부모 관계,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 그리고 정부와 시민의 관계에서 미국 사회는 개인에게 의존성을 강제한다. 한때 미국은 현대성의 주요 가치인 자유와 독립과 기회의 표상이었다. 21세기의 미국에서 이런 가치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오히려 그 가치들은 노르딕 국가에서 진정으로 완성되고 있었다. 

북유럽 사회의 원동력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개인주의’ 
모든 정책의 일관된 태도는 ‘사랑에 관한 노르딕 이론’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은 정치, 경제, 교육과 사회문화 등 여러 측면이 조명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그 모두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을 소개한다. 이른바 ‘사랑에 관한 노르딕 이론’이다. 스웨덴 역사가 라르스 트래고드와 헨리크 베르그렌이 도출한 ‘사랑에 관한 스웨덴 이론’을 저자가 노르딕 지역 전체로 확장시켜 명명한 것으로, 핵심은 “진정한 사랑과 우정은 독립적이고 동등한 개인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개념이다. 이는 노르딕 사회의 중추적 특성이자 성공의 열쇠이기도 하다. 

20세기부터 21세기까지 이어져온 노르딕 사회의 원대한 야망은 개인을 가족 및 시민사회 내 모든 형태의 의존에서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었다. 가난한 자들을 자선으로부터, 아내를 남편으로부터, 자녀를 부모로부터, 노년기의 부모를 성인 자녀로부터. 이런 자유의 명시적인 목적은, 숨은 동기와 필요에서 벗어나 모든 인관관계가 완전히 자유롭고 진실해지도록 그리고 오직 사랑으로 빚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66-7쪽) 

이 원리는 노르딕 사회의 온갖 제도에 일관되게 적용된다. 최소 9개월 이상의 유급 출산휴가와 아빠 전용 출산휴가, 저렴하면서도 양질인 탁아 서비스, 기회와 평등을 보장하는 수준 높은 공교육, 학생과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교육 방식, 무상 대학 교육, 18세 이상의 독립을 지원하는 생활 보조금, 국영 의료 서비스와 전 국민 의료보험, 노인이 존엄을 지키며 늙어갈 수 있는 다양한 의료 및 생활 지원 혜택에 이르기까지. 흔히 북유럽의 이러한 정책들을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한 ‘공동체’ 강화 정책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저자는 노르딕 사회의 지향이야말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을 강화하는 데 있음을 설파한다. 심오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노르딕 사회가 정책과 제도로서 실현하는 ‘개인(의 독립과 자유와 기회) 강화’는 일부 시장자본주의 시각에 입각한 우려와 달리 오히려 가족이 굳건해지고,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교육 기적을 이뤄내고, 나아가 기업과 국가경제까지 발전하는 성취를 이루고 있다. 외부 사람들에게 우울하고 내향적이고 불평불만 많다고 알려진 노르딕 사람들은 실제로는 국가별 행복지수 순위 상위권마저 두루 차지한다. (2012년 UN이 발표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1위 덴마크, 2위 핀란드, 3위 노르웨이 순이었다.) 

노르딕 사회는 개인의 독립을 지원한다는 현대적인 목적을 향한 길에 이미 접어들었다. 혼인율 감소와 가족 구성 변화는 서로 무관하다고 여기며, 유연한 직장 생활은 충분한 유급 출산휴가 정책으로 오래 전에 보장되었다. 그 결과로, 가정이 더 든든해졌다. 또 한 가지 결과로는, 가정의 탄력성이 훨씬 커졌다. 즉, 여성이 더 강해졌다. (…) 미국에서는 출산휴가를 산모가 아이를 낳은 후 몸조리하는 기간이라고 보는 편이라서 회복에 필요한 시간보다 길면 남성이나 자녀 없는 동료들은 누리지 못하는 불공평한 혜택을 누린다고 여긴다. 하지만 노르딕 사회는 달리 본다. 새내기 부모에게 주는 긴 휴가는 아이가 부모와 강한 유대를 맺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내뿐 아니라 남편에게도 긴 출산휴가를 주면 애초부터 두 부모가 가정과 직장에서 책임을 공유하는 리듬을 타게 된다. (110-2쪽) 

핀란드의 어린이집은 서비스와 태도가 놀랍도록 균질하다. 따라서 부모들은 혼란스럽고 비싼 선택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신뢰성과 균질성은 노르딕 문화의 특성이라기보다, 명확한 사회적 태도에서 기인한다. (…) 핀란드 교육 개혁의 가장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교사가 석사학위 소지자여야 한다고 정한 것이다. 오늘날 교사 양성 프로그램은 가장 엄선된 대학 전공에 속한다. (…) 이 단순한 처방은 사랑에 관한 노르딕 이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한 긴 여정의 출발이다. 개인이 가정의 부유함이나 결정과 무관하게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는 목표 말이다. 게다가 훌륭한 교사 양성에 투자하면, 학교가 엄청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151-7쪽) 

노르딕 사회는 공공 의료 체계를 마련하던 때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노인 의료 계획을 마련했다. 즉, 세금을 통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근본적인 정부의 복지 서비스가 되도록 말이다. 주된 목표는 노인들이 가능한 한 자기 가정에서 지내도록 돕는 것인데, 이를 위해 지자체가 가정 방문 간호, 음식 배달, 집 청소, 장보기 도우미 등의 서비스를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 (…) 가족 구성원이 노부모를 직접 돌보기를 선호하는 경우, 국가가 필요하면 관여한다. 사전 지식 없이 돌보기에 나서고 비용을 치르는 대신, 부모 및 지자체의 담당자들과 상의해 최상의 해법을 얻고서 시작한다. (242-3쪽) 

저자는 가족 안에서, 남녀 관계에서, 교육에서, 직장에서, 의료 체계에서, 기업 혁신과 경제에서 이러한 ‘사랑에 관한 노르딕 이론’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통계로써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틀에 박힌 복지 논의에 새로운 시각 던져줄 책 
21세기에는 다만 ‘똑똑한 정부’가 필요하다 


복지에 관한 담론과 논쟁은 한국에서도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지지부진함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복지 담론에는 여러 반대 의견이 존재하는데, 특히 복지에 기대 사람들이 게을러진다는 것, 과중한 세금 부담과 정부 지출로 기업과 국가 경제가 약화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노르딕 사회가 거두고 있는 성공을 치우침 없이 살펴본다면, 그 말들이 억지임을 금세 알 수 있다고 일침한다. 
먼저 노르딕의 복지 정책은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열심히 일하도록 북돋운다. 실업 수당, 출산휴가 수당, 퇴직 연금에까지 많은 복지 혜택의 보장 정도가 개인의 소득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노르딕 복지 체계의 기본적인 구조는 일할 수 있을 때 많이 일하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 (통계상, 노르딕 나라들의 노동 참여 수준은 미국과 엇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복지 논쟁의 뜨거운 감자, 세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노르딕 정부를 국민에게서 무지막지하게 세금을 거둬가 무기력을 조장하는 듯이 몰아간다. 하지만 저자는 노르딕 지역의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작 국민들은 자신들의 조세 제도를 수지맞는 일종의 패키지 거래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밝힌다. 

핀란드에서 내가 낸 세금은 국세와 지방세를 합쳐 소득의 30.6퍼센트였다. 하지만 그 액수 외에 내가 더 치를 게 별로 없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 대가로 나는 의료보험, 유급 출산휴가, 추가로 2년간의 육아휴가와 수당, 저렴한 양질의 의료 서비스, 세계 최고의 초중등 교육과정, 대학 및 대학원 무상 교육 등을 보장받았다. 내가 낸 세금은 복지에 의존해 사는 게으른 빈대들한테 나눠주는 돈이 아니었다. 대신에 ‘나’를 위한 양질의 서비스에 쓰이는 돈으로, 일종의 거래였다. 한 나라의 모든 국민이 참여하므로 그 체계는 모두에게 저마다의 이익을 가져다준다. 각자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서비스를 받으려고 부모나 배우자 또는 고용주의 재정적 호의에 기대지 않아도 된다. (…) 형편이 좋은 사람들도 이 협약에 기꺼이 참여하는데, 덜 부유한 이들을 도우려는 이타적 마음에서가 아니라 자신은 물론이고 가까운 친구, 동료, 가족도 삶이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에서다. (265-7쪽) 

그렇다면 기업 경쟁력이나 혁신은 어떠한가? 노르딕 나라들은 세계은행이 선정한 가장 기업 친화적인 국가 랭킹에서 일관되게 높은 순위를 유지한다. 2015년 발표에서는 ‘유연안정성’ 제도로 유명한 덴마크가 미국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저자는 핀란드의 세계적 게임 회사 슈퍼셀의 공동창업자 겸 CEO 일카 파나넨을 만나 직접 물었다. 그는 핀란드의 탄탄한 사회 인프라로부터 많은 혜택을 누린다고 말한다. 게다가 사실상 핀란드의 법인세율은 사실상 비교적 낮으며(2015년에 20퍼센트인 데 비해 미국은 39퍼센트), 세금을 내고 나면 그걸로 끝이다. 미국은 직원들의 의료보험과 연금도 책임져야 할뿐더러, 이직을 막기 위해서도 애써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직원들은 늘 더 나은 대우를 얻으려고 경쟁하는데, 그런 자리가 생기면 바로 회사를 옮기는 편이다. 핀란드의 경우 직원들은 선택권이 더 적을지 모르지만, 그런 차이는 대체로 노르딕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늘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살 만하기 때문이다. 고용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피고용인이 회사에 더 충성한다는 뜻이다. (…) 파나넨은 직원들의 긴 유급 정기휴가나 출산휴가에 개의치 않는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주 재능 있는 사람을 채용해놓고서, 그 사람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려고 1년간 휴가를 갖고 싶다는 이유로 인연을 끊는다는 것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요.” (317-8쪽) 

우리나라에서도 세금 문제는 블랙홀 같은 이슈다. 하지만 이제는 논의의 성격을 바꿀 때이다. 세금을 더 내느니 마느니 다투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다. 그것을 가지고 어떤 일관된 목표에 입각해, 어떤 혜택을 마련할 것인지 영리하게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결국, 노르딕 성공의 비결은 큰 정부가 아니라 ‘똑똑한 정부’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노르딕 시민들은 그러한 정부를 만드는 데 적극 관여했다. 

미국과 노르딕 나라들의 차이를 단순한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미국은 불공정한 세금 제도와 큰 정부를 지닌 반면에, 노르딕 나라들은 공정한 세금 제도와 똑똑한 정부를 지녔다. 또 달리 표현하자면, 미국은 과거에 묶여 있고 노르딕 나라들은 이미 미래에 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기자인 미클스웨이트와 울드리지는 거침없이 말한다. 분명히 미래가 먼저 일어난 곳은 노르딕 나라들이며, 그것을 최상의 모범으로 삼는 것이 오늘날 모든 나라의 관심사라고. (288쪽) 

이 책은 미국과 북유럽을 대비하고 있지만 몇몇 디테일을 제외하면 미국의 자리에 한국을 대입해도 무리 없이 그대로 포개진다. 오랫동안 미국은 한국의 롤 모델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미국이 확연히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이제 우리도 좌표를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국 사회는 모처럼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노르딕 사회는 조금 먼저 똑똑한 정부를 만들어내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을 길러냄으로써 미래에 한 걸음 먼저 가닿았다.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빌려오기에 지금보다 적절한 타이밍은 없을 것이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자기 고국에 대한 자부심과 생활의 터전이 된 미국을 향한 진정 어린 관심이 어우러져 허심탄회하면서도 공평무사한 매력을 발산한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이 벌이는 사투의 본질에 관한 저자의 문제의식은 과녁 중심에 명중한다.” 《북리스트》 

“새 정부가 출범하려는 현시점에서, 왜 우리가 이토록 분노와 소외감에 휩싸인 채 살고 있는지 알고 싶은 모두에게 이 영리한 통찰을 권한다.” 《포린 어페어스》 

“편견에 치우치지 않은 세심하고 사려 깊은 에세이. 우리의 주목을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요즘처럼 정치적 상황 이 암울한 시기에는 더더욱.” 《커커스 리뷰》 

“저자와 친구들의 실제 경험과 다양한 통계들을 훌륭하게 블렌딩해 면밀하고 스마트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뉴욕 타임스》 

“쉽고 재밌게 읽히면서도 무척 시의적절하다. 이 나라의 불평등과 정부 역할에 관해 이보다 유의미한 논의는 없을 테다.” 《라이브러리 저널》 

“이 경이롭고 희망적인 이야기는 미국 사회가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를 알려준다. 노르딕의 ‘사회주의’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노르딕 시민들이 현재 미국인보다 더 많은 자유와 평등을 누리도록 해준 가치들을 받아들인다면 말이다.” -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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