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정도 경영] 사람이 기업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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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 경영] 사람이 기업의 주인이다
  • 이언오
  • 승인 2017.05.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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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오 바른경영연구소장

| 사람이 주인 노릇 못해 기업이 고통 덩어리

그가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호주머니에 돈이 없었다. 사정을 들은 기사는 “돈 없는 행인들을 무료로 태워주는데 당신도 그렇게 모시겠다.”고 말했다. 회사에 돌아와서 기사를 수소문해 타타 그룹에 취직을 시켰다. 한번은 비 오는 날 스쿠터 한 대에 일가족 4명이 매달려 타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세계에서 제일 싼 200만 원대의 소형 승용차 ‘나노’를 개발했다. 인도인들이 저가 차를 사려고 하지 않아서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타타 그룹은 시가총액 천억 달러의 인도 최대기업으로 140년 역사를 자랑한다. 창업자 가족들이 만든 자선재단이 지주회사 지분의 3분의 2를 소유한다. 정치자금을 내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매년 1억 달러 이상 기부한다. 다른 재벌들은 상속세·증여세가 없는 것을 이용해서 막대한 부를 후대에 물려주고 있다. 라탄 타타 명예회장은 철강공장의 현장근로자로 경력을 시작했다. 독신의 그는 검소한 생활과 왕성한 기부로 유명하며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매번 선정된다.

2008년 11월 타타 그룹이 운영하는 타지마할 호텔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이슬람 무장괴한들이 60시간 동안 호텔을 점거해서 1,500명 고객 가운데 195명이 사망했다. 호텔 직원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고객들을 대피시켰다. 고객들을 엎드리게 한 다음 그 위를 에워싸기도 했다. 결국 11명의 직원이 희생되었다. 타타 그룹은 직원 유가족들에게 은퇴까지의 급료와 별도 위로금을 지급했다. 사망한 직원의 부채를 모두 갚아줬고 유가족 의료비와 자녀 학비도 계속 지원키로 했다. 라탄 명예회장은 사흘 내내 희생된 직원들의 장례식장을 찾아다니며 조문을 했다.

인도는 부처님이 태어나신 땅이다. 종교 전통이 풍성한 반면 빈부격차, 신분차별과 현실체념이 심각하다. 잠재력에 비해 그다지 잘살지 못한다. 많은 재벌이 정경유착, 내수 독과점, 오너의 사치 등 후진적 행태를 보인다. 타타 그룹은 고객과 종업원을 존중하고 약자를 위해 열심히 기부하는 독특한 존재이다. 그 중심에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경영자가 있다.

부처님은 “속세 제자들은 꿀벌처럼 부지런히 일해서 생계를 해결하라.”고 하셨다. 꿀벌의 개체는 근면하며 공동체는 동사同事와 집단지성의 모범이다. 청출어람 제자라면 꿀벌 이야기에서 함께 일하는 지혜까지 읽어야겠다. 기업은 다수가 협력하는 일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기업 구성원은 같은 길을 가는 도반, 고객은 그들을 먹여 살리는 중생이다. 모두가 기업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이다.

요즘 경영자는 돈의 하인, 종업원은 조직의 부품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고객은 기업 탐욕의 동조자 내지 희생양이 되었다. 스스로들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지 못해 기업에게 휘둘린다. 사람이 주인 노릇을 못하니 기업은 고통 덩어리이다. 자등명 법등명, 사람이 기업의 주인이 되어 올바르게 경영해야 한다. 기업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조화시키고 인본주의人本主義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야겠다. 사람의 종교인 불교가 잘 할 수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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