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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vs 불황지은이 군터 뒤크 | 옮긴이 안성철 | 17,000원 | 2017-04-28 | 150*225mm | 392쪽
호황 vs 불황

불황기 개인과 기업의 생존 방식은 무엇인가?
장기 불황 시대를 헤쳐 나갈 경기변동의 필수 지식

경제의 흐름을 읽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경기순환의 모든 것
투자자, 경제학 입문자 모두에게 필수적인 교과서


현재 한국 경제는 긴 불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모두들 이 불황이 언제쯤 끝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금해 한다. 개개인이 얼마나 성실하게 경제활동을 하느냐와 다른 차원에서 경기의 변동과 순환이 경제생활의 많은 부분을 좌우함을 짐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변동에 대한 지식은 경제학도나 전문가들만의 것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호황 vs 불황』은 이러한 시점에 꼭 필요한 경기변동을 이해하는 대중 교양서이다. 경기변동을 다루는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경제학도에게나 적합한 전공서 위주였다. 이 책은 경기변동의 원인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각 국면에서 개인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일상의 사례를 들어 풀어주는 친절한 경기순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키움증권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이 책에 대해 “경기순환에 대한 책 중 최고의 책”이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호황과 불황은 왜 반복되는가?
무엇이 경기변동을 일으키는가?


이 책이 경기변동의 원리를 얼마나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지 살펴보자. 저자는 누구나 다 아는 타자기의 라이프사이클을 예로 든다. 타자기는 등장 초기에는 신기술로 각광을 받았고 곧 만년필을 대체하며 시장을 장악한다. 그러나 컴퓨터의 등장으로 타자기 사용은 내리막을 걷고 마침내 박물관에 전시될 운명이 된다.

경기변동은 이러한 라이프사이클의 총체적 확대이다. 여러 영역에서 한꺼번에 많은 신제품이 등장하고 그에 따라 과거에 지배적이던 제품들이 쇠퇴하고 사라져간다. 이런 일이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바로 경기가 불황에 접어드는 상황이다.

저자가 타자기 하나로 알기 쉽게 설명한 이 과정은 바로 경기순환이론의 선구자인 콘드라티예프나 슘페터의 ‘기술혁신에 근거한 경기순환이론’이다. 대단히 복잡한 경기변동의 원리가 한눈에 그려진다.

이 책의 미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변동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도로 설명해준다. 그중 하나가 유명한 ‘돼지 사이클’이다. 오늘날 경제현상의 많은 부분을 이 돼지 사이클로 설명할 수 있다.

언젠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한다. 축산 농가는 기뻐하고, 소득이 올라가자당연히 더 많은 돼지를 사육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새끼 돼지를 구입하고 그 결과 새끼 돼지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암퇘지를 팔지 않는다. 따라서 암퇘지 공급이 줄어들고 도축할 돼지의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며 물류업체의 냉동창고가 텅텅 비기 시작한다. 이때 판매상인이 사재기에 나서며, 결국 가격은 더욱 상승한다.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로 소비형태를 바꾼다. 그동안 더 많은 새끼돼지가 태어난다. 당연히 사료 값도 상승한다. 많은 사료가 미리 생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료 값이 상승함에 따라 돼지의 사육비용도 상승한다. 이 모든 과정이 흐르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 소비자는 높은 돼지고기 가격에 고통 받으며, 점점 더 적게 소비하게 된다. 이전보다 소비가 줄어들자 돼지고기가 시장에 넘쳐난다. 가격은 즉시 하락하고 축산 농가는 손해를 본다. 비싸진 사료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 돼지를 사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돼지 가격은 점점 더 빠르게 하락한다. 사료비용 때문에 축산 농가의 돼지 매도가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제 돼지고기는 거의 헐값에 거래된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뻐하며 돼지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이제는 축산 농가가 돼지사육을 줄여버렸으므로 적은 수의 돼지만 자라난다. 그러나 소비자는 다시 돼지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따라서 돼지고기 가격은 다시 상승한다.

어려운 시기를 경험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경제적으로 생각하고 더 영리해지기 시작하지만 그러한 대응은 대체로 더 큰 변동을 촉발한다. 경기변동을 더 극심하게 만드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와 대응을 저자는 ‘국면적 본능’이라고 표현한다. 경기가 순환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도 사람들은 좀처럼 그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각 국면의 문제점을 심화시킨다.



호황기의 기업과 불황기의 기업은 경영 방식이 다르다
불황기 생존 투쟁에서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경기변동의 원리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현실 경제에 좀더 밀착시켜 고찰하면 기업들의 좌표도 살펴볼 수 있다. 저자 군터 뒤크는 이론에만 능한 강단의 학자가 아니라 독일 IBM 최고기술경영자를 지낸 실물경제 전문가이다. 저자는 동기부여, 인사관리, 제품 품질, 고객서비스, 마케팅, 판매, 혁신, 재정, 기업 정체성, 노동조합 등 기업 활동의 제반 영역을 하나씩 거론하며 호황기와 불황기에 이들이 각각 어떻게 변화하는지 눈앞에 슬라이드를 보여주듯이 생생하게 그려준다.

예를 들어, 제품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저자는 “가장 합리적인 제품은 불황 초기에 나온다”라고 말한다. 무슨 뜻일까? 호황 초기에는 신기술이 적용된 신제품 개발에 모두들 매진한다. 호황 후기에는 품질 개선은 한계에 이르고 외형과 디자인을 강조한 사치스러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그러다 경기는 정점을 지나고 불황이 찾아온다. 불황 초기가 되면 상품이 안 팔리므로 가격 대비 가장 합리적인 제품에 매달린다. 시장이 더 얼어붙는 불황 후기에는 품질조차 포기하고 가짜와 싸구려 제품, 저가 덤핑공세 등 소위 레몬시장(불량 경쟁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매 시기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보면 이와 같은 경기변동의 각 국면적 특징에 함몰된다. 불황기를 벗어나려는 대부분의 경영방식은 앞에서 얘기했던 돼지 사이클의 진폭처럼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는 한다. 기업만 그러할까. 가계경제도 한 사람의 개인도 이러한 좁은 시야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의 원제를 영어로 옮기면 『Farewell to Homo Economicus』이다. 우리 스스로를 합리적 경제인이라 생각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환상이 오히려 극단적 경기변동을 증폭시킨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호황과 불황이 와도 국면적 본능에 휩쓸리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기업 경영자, 비즈니스맨, 경제인들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원더박스  bulkwang_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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