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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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 편집 후기
  • 이길호
  • 승인 2017.05.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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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다고 얕보지 마세요"_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

많은 사람들이 '철학'이라는 단어를 어렵게 생각한다.

철학이 삶의 도구가 아닌 '지식'이며, '상식'쯤으로 생각해서가 아닐까 싶다.하지만 '한 권쯤 읽어줘야 할 것 같은' 철학서의 대부분은 우선 방대한 양으로 독자를 압도하고, 만만치 않은 내용으로 질식시키기 일수이다.  이런 현상은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을 편집한 편집자도 마찬가지였다.

책을 작업하는 내내 무언가 허하고, 어딘가 비어 있는 듯한 느낌에 안절부절했던 것은, 나 역시 철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거꾸로 이 책의 탁월함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철학을 어려운 학문으로만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은 '나의 자잘한 선택'이 '내 삶의 철학'이 되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하지만 어렵지 않게 '보여준다'.

우선 철학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무엇보다 철학서 한 권을 힘들이지 않고 '모두 읽었다'는 자부심도 느끼게 해주니 말이다.

<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얇디 얇은 124쪽의 양으로 서양철학의 기초에서부터 중세철학, 근대철학의 핵심을 짚어주고, 이 개념들을 어떻게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소개한다.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보통사람들의 철학'에서는 저자 주변의 인물들의 '좌우명'이라 할 수 있는 '모토'를 소개하는데, 결국 우리가 흔히 '개똥철학'이라 부르는 설익은 가치관도 스스로의 삶을 움직일 수 있으면 저 엄청난 철학자들의 우주만큼 깊고 넓은 철학 개념보다 쓸모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결국 <철학이 된 어뚱한 생각들>은 철학의 출발점은 바로 '나'이며, 그러니 내 삶의 한순간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건 아닐까. 사족이지만,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네덜란드, 미국, 스페인에서 출간된 버전과는 전혀 다른 표지 형식을 취했는데, 책을 받아본 저자가 매우 흡족해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도 이 책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외서의 장점과 단점을 취하고 극복하는 편집 과정을 세밀하게 느낄 수 있었던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책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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