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휴휴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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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휴휴명당
  • 김선경
  • 승인 2017.05.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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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휴휴명당

서울 한복판에서 만난 동양학자 조용헌 선생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불룩한 배낭엔 여벌의 옷과 필기구가 들어 있다고 했다. 인생의 절반을 길에서 보낸 야인野人. 그의 위치 모드는 떠나 있거나 아니면 곧 떠날 예정, 둘 중 하나다. 펜 한 자루를 들고 천하를 돌며 보고 듣고 느낀 산물은 20여 권의 책에 담겼다. 선생은 책과 자료에 의존한 글쓰기가 통조림이라면, 자신의 글은 ‘자연산’이라고 했다.

집필 과정을 좀 더 이야기하면, 글감에 맞는 자료를 구한 다음 현장을 답사하고 그 분야 전문가를 찾는다. 옥석玉石을 고르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를 종합하기 위한 사색의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책상 앞에 앉는다. 그 다음엔 일필휘지, 40매짜리 원고도 두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선생은 말했다. ‘독자는 단숨에 글을 읽는다. 그래서 나도 단숨에 쓴다. 그래야 글맛이 전해진다.’ 또 자신의 사주에 문필가의 운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조용헌’을 동양학 분야의 독보적 자리에 오르도록 한 힘은 ‘부지런한 통찰력’이 아닐는지.

천리天理와 지기地氣, 동서고금을 종횡무진 오가는 이야기꾼으로 선생이 전하고 싶은 것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다.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삶의 태도를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 평생 화두로 삼아온 사주명리학과 풍수, 숨어사는 인생 고수들의 이야기엔 오히려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조용헌의 휴휴명당』 또한 자연에서 ‘나’를 찾아보라는 해법서다. ‘도시인이 꼭 가봐야 할 기운 솟는 명당 22곳’이라는 부제를 달았지만, 복 주고 명 길게 하는 그런 명당이 아니다. 명당明堂이란 말 그대로 밝고 맑은 기운이 서린 곳이다. 하늘과 땅, 바위와 물, 바람과 빛이 조화를 이룬 곳이다. 명당에 머물면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등산을 서너 시간만 해도 몸이 가벼워지는 이유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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