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로 산다는 것> 편집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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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로 산다는 것> 편집후기
  • 양동민
  • 승인 2017.05.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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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로 산다는 것

-파욱 스님에게 배우는 선정(禪定) 수행

도일 지음| 불광출판사 | 300쪽 | 14,000원

이생에 불교와 소중한 인연을 맺어 수계를 받았다. 불교 공부에 심취해 교리에도 해박하고 수행도 많이 했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당신은 진정한 불자인가?” 묻는다면, 주저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과연 평소 불자답게 살고 있는지, 일상의 생활이 걸린다. 그렇다면 불자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부처님이 제정한 생활 규범인 계율에 있다. 그런데 이 계율이 유독 한국불교에선 인기가 없다. 참선과 경학에만 치중하면서 계율은 소홀히 여겨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율장 정신이 퇴색되고 계율을 지키려는 노력도 줄어들었다. 이러한 흐름은 심각한 범계 행위를 낳게 되고, 신심은 물론 불자로서의 자긍심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계율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이유로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지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잘못된 행위를 단절하는 것이 업을 바꾸는 길이며, 업을 바꿈으로 해서 새로운 삶을 갖게 된다고 가르친다.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 좋은 업을 지어 행복을 만들어가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계율을 알고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2,600여 년 전 인도에서 만들어진 계율을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지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가령 사회생활을 하며 철저히 자신의 의지대로 육식을 하지 않고 술 한 잔 기울이지 않는 것이 계율을 온전히 지키는 일이며 불자답게 사는 길일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송광사 율주를 지낸 도일 스님이 이 책 『불자로 산다는 것』을 통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부처님은 세간해(世間解)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현실적인 삶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중요하게 여겼으며, 계율이 고정불변의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처님은 이미 제정된 계율이더라도 풍습이나 환경에 따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스스럼없이 계율을 수정했다. 그러므로 부처님 당시의 계율을 어떻게 현대의 보편적 가치에 맞게 적용하여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계율은 삶을 옭아매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자유와 진리를 향한 바른 삶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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